박대통령, 귀국후 고민만 한보따리, 고열-복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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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병찬 작성일15-04-26 19:57 조회1,670회 댓글0건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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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통령은 총리 후보자 물색과 함께 정치·사회·경제 부문의 개혁에 강조점을 두면서 성완종 파문을 정면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5일 "이번 기회에 우리 정치에서 과거부터 현재까지 문제가 있는 부분은 정치개혁 차원에서 한번 완전히 밝힐 필요가 있다"고 말한 박 대통령은 순방 기간 중에도 "검찰은 정치개혁 차원에서 확실히 수사해서 모든 것을 명백히 밝혀내 주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는 측근은 물론 여야를 막론하고 누구라도 비리 혐의가 드러날 경우 예외없이 엄중히 대처함으로써 이번 파문을 정면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것으로 여겨진다.
또 박 대통령은 지난 21일(현지시간) 칠레에서는 "창조경제와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을 차질없이 추진하고 사회개혁에 박차를 가해서 반드시 경제재도약을 이뤄내겠다"며 정치개혁 구상을 사회개혁으로 업그레이드했다. 이번 파문을 정치 뿐만 아니라 사회 전반의 뿌리 깊은 적폐를 해소하는 개혁 드라이브의 계기로 삼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를 통해 공무원연금 개혁, 노동시장 구조개선 등 성완종 블랙홀이 삼켜버린 국정과제들의 추진 동력을 얻겠다는 포석으로도 해석된다.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의 특검 요구 등 야당의 공세에도 개혁 드라이브를 내세워 정면으로 맞설 것으로 관측된다. 앞서 청와대는 문 대표의 특검 수용 요구가 있었던 지난 23일 박 대통령이 이미 출국 전에 검찰에 성역 없는 수사를 지시한 점을 상기시키면서 "야당 대표가 그런 말씀을 했다면 수사에 영향력을 미치려 한다는 의심을 받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반박했다. 이번 파문을 불법대선자금과 연계시키고 있는 야당의 공세에 끌려다니지 않고 개혁 아젠다로 정국을 주도적으로 풀어나가겠다는 박 대통령의 의중이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국무회의 메세지 관심
이와 관련해 박 대통령이 오는 28일 주재하는 국무회의에서 내놓을 메시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박 대통령은 그동안 해외순방 뒤에 1~2일 가량 공식일정을 비우고 휴식을 취해 왔지만 이번에는 귀국 다음날부터 곧바로 국정에 복귀하는 셈이다. 이는 이 총리 사의표명으로 생긴 국정 공백을 최소화하겠다는 의미로 여겨진다. 박 대통령은 이번 국무회의를 통해 이번 파문과 관련한 입장을 다시 한번 밝히고 각료들에게 흔들림 없이 국정에 만전을 기해줄 것을 당부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야권이 성완종 파문과 관련한 박 대통령의 분명한 입장표명과 사과를 촉구하고 있고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도 "검찰 수사의 진행과정 중 어떤 형태로든 대통령의 사과가 있을 것"이라고 언급한 만큼 대국민사과 성격의 메시지가 나올 가능성도 있다.
여야, 대통령 '사과' 동시압박
박근혜 대통령이 중남미 순방을 마치고 귀국길에 오른 가운데 여야가 동시에 '성완종 리스트' 관련 박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를 압박했다. 그러나 특검에 대해선 여전히 이견을 보였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26일 '4·29재보궐선거'가 치러지는 경기 성남 중원 지원유세 중 기자들과 만나 야당이 오는 27일 남미 순방을 마치고 귀국하는 대통령의 사과를 요구하는 데 대해 "검찰수사 진행과정 중에 어떤 형태로든 대통령의 사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야당이 주장하고 있는 별도의 특검법 발의에 대해선 "자가당착적인 생각"이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국회 상설특검법에 의한 특검은 언제든지 받아들일 수용의 태세가 돼 있다"면서 "오늘이라도 상설특검법에 의한 특검을 하기 위한 원내대표간 협상은 얼마든지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차기 총리 인선에 대해서는 "대통령께서 지난 대선 때 국민 대통합을 슬로건으로 내세웠기 때문에 국민 대통합을 시킬 수 있는 총리를 바란다"고 강조, 우회적으로 앞서 자신이 주장했던 '호남 출신 총리'를 언급했다.
새정치민주연합도 박 대통령이 귀국 즉시 대국민 사과를 하고 특검에 대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압박했다. 문재인 새정치연합 대표는 이날 광주 서 을 지원유세 도중 기자들과 만나 "박 대통령은 대국민 사과 뿐 아니라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하는 것이 국민에 대한 도리"라고 말했다. 문 대표는 "박근혜 정권 최고 실세들의 부정부패 사건에는 박근혜 캠프의 경선 자금 그리고 대선 자금이 포함돼 있다"며 "박 대통령이 수혜자"라고 말했다. 이어 "그런 만큼 박근혜 대통령과 청와대는 이번 수사를 지휘하고 조정하는 입장에서 물러나 공정한 수사를 보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승조 새정치연합 사무총장도 이날 국회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박 대통령이 말한 '의혹 해소를 위해 필요한 조치'가 무엇인지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새누리당은 진실을 회피하는 특검만 하자고 주장하고 있는데 이는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기자는 것"이라며 "박 대통령도 이와 같은 생각인지 묻고 싶다"고 강조했다. 이춘석 새정치연합 전략기획본부장은 박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유체이탈 화법에 청와대 사투리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다"면서 "박 대통령의 말을 이해하지 못하는 국민이 만들어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이해할수있는 언어로 대통령이 사과해야한다"며 "유감표명으로 안 된다"고 강조했다.
박대통령, 순방 강행군 고열·복통
청와대는 27일 이완구 국무총리의 사표 수리 시기 등의 현안과 관련, "(중남미 순방 강행군에 따른 대통령의) 여독이 풀리고 컨디션이 조절되는 대로 '일정'과 '입장'이 결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오전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의 건강이 가장 우선"이라며 이 같이 말했다. 박 대통령은 지난 20일 사의를 표명한 이 총리의 사표를 귀국 후 수리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건강 상태를 감안할 때 현재로선 언제 후속 조치를 취할지 가늠하기 어렵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박 대통령은 지난 16일부터 9박12일 간 중남미 4개국 순방을 마치고 이날 새벽 전용기편으로 귀국했다. 순방 기간 중 누적된 피로로 편도선이 붓는 등 고열과 복통에 시달렸고, 주라와 링거를 맞으며 일정을 소화했다. 통상 순방 귀국 전 이륙을 위해 활주로로 이동하는 전용기 내에서 수행기자단과 간담회를 가졌지만, 이번에는 이를 갖지 않았던 것도 이때문이었다.
민 대변인은 "(순방 기간 중) 국내에서 여러 상황이 있었는데, 일일이 어떤 입장이 결정돼 있다고 설명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전날 '성완종 리스트' 파문과 관련, "검찰 수사 진행 과정에서 어떤 형태로든 대통령의 사과가 있을 것"이라고 언급한 것에 대해서도 "아까 말한 '입장'에 해당된다"면서 즉답을 피했다.
28일 국무회의 주재 여부에 대해서도 "그것도 일정에 속하는 것"이라며 "결정되는 대로 알려주겠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이 국무회의를 주재할 경우 자연스럽게 '성완종 리스트 파문' '이완구 총리 사퇴' 등 현안에 대한 입장을 내놓을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민 대변인은 박 대통령의 건강 상태에 대해선 "컨디션이 좋은 편이 아닌 것으로 안다"면서 "확인되는 대로 알려주겠다"고 답했다.
권병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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