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점 드러나는 박대통령의 '직접지시'와 의혹<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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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 작성일17-01-17 15:42 조회1,473회 댓글0건본문
점점 드러나는 박대통령의 '직접지시'와 의혹<2>
“박대통령, 민간기업인 포스코, KT, 대한항공 인사도 개입” 의혹 불거져
한마디로 국정은 엉망진창이었다. 청와대가 국가최고 행정기관인지 일개 민간기업인지 도대체 구분이 가지 않는다. 공(公)이 사(私)고 사(私)가 공(公)이다. 아무리 규모가 작은 행정조직이나 경영행정조직도 만인앞에 평등해야 할 법을 조금이라도 안다면 이렇게 동네 구멍가게 떡주무르듯 할 수는 없다. 또 국민들이 아연실색할 일이 불거져 드러나고 있다. 국가최고 행정기관인 청와대가 동네 구멍가게도 부끄러울 일을 저질렀음이 드러나고 있다. 증거는 안종범 전 수석의 수첩에 다 기록되어 있었다.
안종범 전 수석은 업무수첩을 쓰는 규칙이 있다.고 시사인이 보도했다. 맨 앞장에 ‘12/3/15~12/ 16/15’ 식으로 수첩을 쓴 시기를 적는다. 또 업무수첩 맨 마지막 장은 인사와 관련된 내용 메모가 많다. 주로 사람 이름을 적어두었다. 2015년 12월3일부터 2015년 12월16일까지 쓴 수첩의 맨 마지막 장에 포스코 관련 인사 사항이 적혀 있다. ‘POSCO 우 김 전무(△△법인장) 윤 이 김 황 장.’ 이들 이름 옆에 하이픈(-)을 그어놓고 설명을 달았다. 한 사장급 임원 이름 옆에는 ‘-문재인’이라고 적혀 있고 두 명 이름 옆에는 ‘-여자 문제’라고 적혀 있다. 포스코 상황을 잘 아는 한 관계자는 “2016년 2월에 인사가 있었는데, 이들이 모두 포스코 임원이 맞다”라고 말했다.
2014년 12월17일 행사장을 둘러보는 박근혜 대통령,권오준 포스코 회장(맨 오른쪽) <?xml:namespace prefix = "o" />
안 전 수석의 업무수첩 메모와 포스코 상황을 잘 아는 관계자의 설명을 종합하면, 청와대가 포스코 인사에 깊숙이 개입한 것으로 보인다는 의혹이 불거진 것이다. 당시 안종범은 청와대 경제수석이었다. 2015년 12월11일 박 대통령 지시 사항을 뜻하는 ‘12-11-15 VIP-②’라는 메모에도 포스코 관계자들의 이름이 줄줄이 적혀 있다. 총 16명의 이름이 적혀 있는데 이 가운데 4명은 ‘사외이사’라고 되어 있다. ‘12-26-15 VIP’라고 상단에 적혀 있는 메모도 비슷하다. 이 메모에도 ‘POSCO’라는 항목에 11명의 이름이 적혀 있다. 한 임원 이름 옆에는 ‘SD 뇌물’이라고 적혀 있다. 이 임원은 이명박 전 대통령의 형 이상득 전 국회 부의장의 ‘포스코 비리’에 연루되었던 인물이다.
‘12/16/15~1/10/16’라고 쓰인, 그러니까 2015년 12월16일부터 2016년 1월10일까지 안 전 수석이 쓴 업무수첩 맨 마지막 장에는 청와대가 KT 인사에 개입한 흔적이 남아 있다. 이 메모에는 KT 사외이사 세 명(송도균·임주환·차상균)의 이름이 적혀 있다. 가운데 사람을 제외하고 두 사람을 화살표로 묶고 ‘연임’이라고 쓰여 있다. 이 메모가 적힌 페이지 옆면에도 ‘교체’ ‘3년 유임’ 등의 메모가 적혀 있다. 2016년 3월25일 열린 KT 주총에서 송도균 전 SBS 대표이사, 차상균 서울대 전기정보학부 교수는 사외이사로 재선임되고 임주환 전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원장은 교체된다.
안종범 수첩에는 대한항공 지점장 이름도
포스코와 KT는 공기업이었다가 민영화된 대표적 회사다. 정부 지분은 하나도 없다. 그러나 민영화 이후에도 정권이 인사를 좌지우지해왔다. 박근혜 대통령은 후보 시절에 ‘낙하산은 없다’고 공약한 바도 있다. 하지만 안 전 수석의 업무수첩을 보면, 그런 공약이 무색하다. 안 전 수석의 업무수첩에 따르면, 청와대는 대한항공 지점장 인사에도 개입했다. 안종범 전 수석의 업무수첩에 ‘고창수’라는 이름이 5~6회가량 나온다. ‘7-24-15 VIP-③’이라고 적힌 메모에 이 이름이 등장한다. 2015년 7월24일 대통령이 지시한 사항을 담은 것으로 보인다. 이 메모에는 ‘한진’에 동그라미를 친 후 다음과 같이 적었다. ‘2-대한항공 기업 참여 프랑크푸르트 지점장 고창수 신망’ ‘3년 연임 부탁’이라는 말도 나온다.
2016년 1월3일에 작성된 VIP 지시 사항을 담은 것으로 보이는 메모에도 ‘4. 고창수 대한항공 지점장 2월 본사 파견 원치×→서울, 제주지점장’이라고 적혀 있다. 상단에 ‘1-23-16 VIP’라고 쓰여 있는 또 다른 메모에는 ‘9. 고창수→제주지점장’이라는 대목이 나온다. 고창수씨는 최순실씨의 고향 지인으로 알려져 있다. 안종범 전 수석의 수첩에 따르면, 박 대통령이 대한항공 지점장 인사에 직접 (그것도 여러 번 언급하며) 관여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해지고 있다.
특검, 박대통령에 '최후통첩' "2월초까진 대면조사해야"
한편, 특검팀은 내달 초까지는 박근혜 대통령을 대면조사해야한다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뇌물 등 여러 의혹의 정점에 있는 박 대통령쪽으로 수사망을 빠르게 좁혀가며 심리적으로 바짝 옥죄는 양상이다. 특검 대변인인 이규철 특검보는 17일 오후 정례브리핑에서 박 대통령의 대면조사 시점을 묻는 말에 "늦어도 2월 초순까지는 해야 되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특검이 박 대통령의 대면조사 시점과 관련해 '시한'을 못박으며 구체적으로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 이는 현재의 수사 상황에 비춰 아무리 늦어도 내달 초까지는 박 대통령을 직접 조사하기 위한 제반 준비가 마무리될 것이라는 뜻으로도 해석된다.
특검은 박 대통령을 겨냥해 ▲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 등을 둘러싼 뇌물죄 ▲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의혹과 관련한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 '비선진료'에 따른 의료법 위반 등 크게 세갈래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박 대통령은 이재용(49)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 문제가 걸린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등을 돕는 대가로 최순실씨측에 430억원대 금전 지원을 하도록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특검이 전날 이 부회장에게 뇌물공여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한 것도 다분히 박 대통령을 겨냥한 것이다.
이외에 SK·롯데·CJ 등 다른 대기업들로부터 받은 출연금이 총수 사면이나 면세점 인허가 대가가 아닌지도 살펴보고 있다. 특검은 재단 출연금의 대가성과 관련해 5∼6개 대기업을 수사 대상으로 올려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은 대기업들이 재단에 출연한 774억원 상당 부분을 뇌물로 볼 수 있다는 입장이어서 혐의액수가 1천억원에 달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특검은 아울러 '좌파 성향'의 문화·예술계 인사를 정부 지원에서 배제할 목적으로 작성된 '블랙리스트'의 윗선도 박 대통령이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특검은 이날 오전 피의자로 소환된 김기춘(78)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조윤선(51)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상대로 박 대통령의 관여 여부와 역할 등을 집중 추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블랙리스트 관련 수사가 막바지에 들어선 셈이다. '청와대 비선 진료' 의혹과 관련해서도 핵심 인물인 김영재의원 원장 김영재씨를 이날 소환하는 등 여러 방향에서 박 대통령을 압박하고 있다. 다만 박 대통령에 대한 대면조사가 실제 성사될지는 현재로선 미지수다. 박 대통령이 대면조사를 거부할 경우 이를 강제할 수단은 사실상 없다.
박 대통령은 과거 검찰 수사를 거부하고 특검 수사에 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최근에는 특검의 중립성을 거론하는 등 수사 불응 가능성도 감지된다. 특검보는 "대면조사와 관련해 박 대통령측과 일정을 조율하거나 접촉하는 단계는 아니다"면서 "박 대통령이 조사에 응하지 않을 경우 강제로 조사할 방법은 사실상 없다. 현재로선 이에 대한 특별한 대책을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추적사건25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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