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ICBM(자칭) 발사…한반도 정세 격랑 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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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 작성일17-07-04 20:39 조회1,228회 댓글0건본문
북한이 또 미사일을 발사했다. 북한은 미국의 심리적 '레드라인'(금지선)으로 회자되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첫 실험(자칭)을 단행함에 따라 한반도 정세는 격랑 속에 휘말리게 됐다. 시차상 미국의 독립기념일(7월 4일) 전야인 4일 오전(한국시간) 쏘아올린 북한의 '자칭' ICBM이 추력과 재진입 기술 면에서 현재 자신들이 보유했다고 주장하는 핵탄두를 미국 본토까지 날릴 수 있을 정도의 진보를 이뤘는지는 정확히 확인되진 않았다. 하지만 비행고도 2천500km이상에, 900km이상의 비행거리라는 객관적인 데이터만으로도 이번 발사가 북한 ICBM 개발의 중대 이정표라는 데는 이견이 거의 없어 보인다.
결국 지난달 30일 한미정상회담을 보며 미국의 강경기류를 확인한 북한은 미국 국경일 조간신문 1면을 자신들의 미사일로 장식할 수 있는 시점에, 아껴뒀던 ICBM 시험발사 카드를 사용함으로써 '북한식 마이웨이' 기조를 재확인 했다. 트럼프 행정부 한반도 라인 인선이 지체되고 있는 가운데 지난 4월 '마라라고 정상회담'을 계기로 이뤄진 미·중의 대북 공조에 균열조짐이 보이는 시점을 택해 도발의 차원을 한 단계 더 높인 셈이었다. 핵무기로 미국 본토 타격이 가능해지는 수준의 ICBM은 미국 자체의 안보 위협인 동시에 한반도 유사시 미군의 개입을 견제함으로써 한미동맹을 균열시킬 수 있는 '게임 체인저'(전략적 균형을 깰 수 있는 무기)를 의미한다.
결국 한미 양국은 정상회담 종료 사흘 만에 회담 공동성명에 담긴 대북 공조 의지를 행동으로 보여야 할 중대한 과제를 떠안게 됐다. ICBM의 문턱에 올라선 북한이 한미가 요구하는 '비핵화 대화'에 나올 가능성은 크지 않으며 우리 정부 주도로 대화 국면을 조성하는 것도 당분간 어려울 것이라는 게 외교가의 대체적인 전망이다. 결국 북한은 한미가 전격적으로 조건없는 대화 제의를 하지 않는 한, 추가 미사일 실험과 6차 핵실험 등 ICBM의 실전배치에 필요한 '도발'들을 이어나갈 것이 커 보인다.
한 전문가는 "북한 입장에서는 자신들의 로드맵대로 진행하고 있는 것"이라며 "핵억지력을 기술적으로 완성해 그것을 체제 생존의 보검으로 삼겠다는 것으로, 대화는 (한미 등이) 필요하면 제의하라는 기조"라고 해석했다. 북한의 도발에 맞서 미국 주도의 고강도 대북 제재·압박 모색, 한미동맹 차원의 대북 억지력 과시 등이 이뤄지면서 한반도정세는 당분간 예측하기 어려운 긴장 국면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천영우 전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은 "미국은 제재·압박 강화에 나설 것"이라며 "중국을 압박하기 위해 세컨더리보이콧(북한과 거래한 제3국 기업들을 일괄 제재하는 것), 대만에 대한 추가적인 무기 판매 등을 검토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더불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북한으로의 석유 수출을 금지 또는 축소하게 하는 내용의 고강도 제재 결의 채택 움직임이 미국 주도로 이뤄질 수 있어 보인다. 결국 중대 국면에 접어든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미·중 협력이 가능할지, 아니면 미·중간 동북아 전략경쟁 구도가 갖는 한계를 재확인할지도 관심이다. 트럼프 행정부가 북핵 해결을 위해 미중관계를 흔들 수 있는 결단을 내릴지, 4월 이후 북한의 핵실험 가능성이 거론되는 와중에 석유공급 중단 카드까지 흔들며 북한을 압박했던 중국이 고강도 대북 압박에 나설지 등에 대한 '진실의 순간'이 점점 다가오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천영우 전 수석은 "북한이 한미가 요구하는 비핵화 대화에 나올 수 있는 시나리오는 더 이상의 실험이 불필요할 정도로 핵·미사일 개발을 완성했다고 판단하거나 제재를 견디다 못해 나오는 두 가지 경우뿐"이라며 "지금은 대화와 제재를 이분법적으로 생각할 것이 아니라 강하고 포괄적이며 효과적인 제재를 통해 북한이 핵·미사일 전력을 완비하기 전에 대화에 나오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전문가는 "근본적 해결이 어렵다면 상황 악화를 어떻게 방지할지에 대한 논의를 시작해야 할 때"라며 "북한이 군사적 도발을 한 만큼 비판은 불가피하지만, 상황악화 방지 방안을 마련할 수 있는 환경을 남북관계와 국제적인 측면에서 조성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청와대, "최대한 제재·압박 속 대북 대화 기조는 불변"
한편, 청와대는 4일 북한이 ICBM(대륙간탄도탄)급으로 추정되는 미사일을 발사한 데 대해 최대한 제재와 압박을 하면서 대화를 이어간다는 기조에는 변함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에게 "북한이 ICBM이라고 주장했지만, 분석해 봐야 한다. 그렇게 주장한 만큼 지속해서 도발하면 제재의 강도는 세질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한 의도에 대해서는 "다목적으로 보인다. 미국 독립기념일을 노렸을 수도 있고 한·미 정상회담에 대한 반응일 수도 있다. 어쨌든 미사일 개발 프로그램을 지속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최대한 압박이 무엇을 의미하는가'라는 질문에는 "ICBM으로 최종 확인이 안 된 상태"라며 "미국과 긴밀히 협의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문재인 대통령이 데이비드 캐머런 전 영국 총리와의 환담에서 "북한이 레드라인을 넘어설 경우 우리(한미양국)가 어떻게 대응할지 알 수 없다"고 말한 것과 관련, '레드라인'의 의미를 묻자 "추상적이다. 그 기준이 어디라고 말하긴 곤란하다"고 답했다. 또 문 대통령이 "중국이 지금보다 강력한 역할을 해줘야 한다"고 말한 것에 대해서는 "지금보다 강한 북한에 대한 압박과 설득을 뜻한다"고 부연했다.
'문 대통령이 주장한 단계적 북핵 해법의 첫 단계인 핵 동결도 넘기 어려워 보인다'고 하자, "그 입구가 핵·미사일 동결인데 지금 보면 거기까지도 가기가 어려워 보이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북한의 미사일 도발이 독일 쾨르버 재단 연설에 영향을 줄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는 "내용상 영향을 미칠 수 있으나 대통령께서 거기서 무엇을 밝힌다면 어떤 구상이 될 텐데 단기간 대응보다는 장기간 대응이나 구상이라고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는 세부적인 표현 등에는 영향을 미칠 수 있으나 큰 틀의 변화는 없을 것이라는 의미로 읽힌다.
'중국과 러시아는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반대하고 있는데 역할을 요구할 수 있나'라는 질문에는 "우리 정부도 중국과 첫 만남이고 사드를 배치한 정권은 물러나 있다. 새 정부의 생각을 묻고 확인하는 자리가 될 텐데 어디까지 얘기가 나올지는 모르겠다"고 답했다. '현 상태에서 북한에 대화의 의지가 있다고 보는가'라고 묻자 "대화 의지를 확인할 수는 없지만, 북한도 주변국의 압박과 제재가 고조되면 출구가 필요한 지점이 있을 테니 평화적 방식의 대화가 효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날 도발과 관련해 다른 나라 정상과 통화한 사실이 있는지에 대해서는 "통화한 바 없다"고 답했다. 이래저래 한반도는 북한발 격랑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추적사건25시 국방안보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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