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아베’수상, 진정성 없는 사과담화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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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병찬 작성일15-08-14 21:39 조회1,517회 댓글0건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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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신조(安倍晋三) 수상은 14일 발표한 ‘전후 70년 담화’에서 ‘과거형’으로 사죄를 표피적으로 진정성 없이 언급하는데 그쳤다. 이에 따라 한국 및 중국 등 주변국의 거센 반발이 시작되고 동북아 외교지형에 큰 파장이 예상되고 있다. 일본의 아베 수상은 한국의 8,15 해방 축일 전야 14일 일본각의에서 결정한 전후 70년 담화를 통해“우리나라(일본)는 지난 전쟁에서의 행동에 대해 반복적으로 통절한 반성과 진심어린 사죄의 마음을 표해왔다”고 밝혔다. 아베 수상은 또 담화에서 식민지배와 침략을 거론했지만 이를 일본의 행동으로 명시하지도 않았다.
오히려 일본 극우진영의 역사관을 드러낸 것에 불과하다. 아베 수상은 “식민지배의 파도는 19세기 아시아에도 들이닥쳤다, 그 위기감이 일본에게 있어 근대화의 원동력이 되었던 것은 틀림이 없다”면서 “아시아에서 최초에 입헌정치를 세우고, 일본의 독립을 지켰다, 러일전쟁에서 일본의 승리가 많은 아시아나 아프리카 사람들에게 용기를 북돋웠다”고 일본의 제국주의적 침략을 정당화했다.
식민지배에 대해서는 간접적으로만 언급했다. “사변, 침략, 전쟁 어떠한 무력의 위협이나 행사도, 국제분쟁을 해결하는 수단으로서는, 더는 사용되어서는 안된다”며 “식민지지배로부터 영원히 결별하고, 모든 민족의 자결의 권리가 존중 받는 세계가 되지 않으면 안된다”고 말하는데만 그쳤다. 그러면서 “우리나라(일본)는 앞선 대전에 있어서 통절한 반성과 마음으로부터의 사죄의 마음을 표명해왔다”며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 동남아시아의 나라들, 대만 한국 중국 등 이웃인 아시아 사람들이 걸어왔던 고난의 역사를 마음으로 새겼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 역대내각의 입장은 앞으로도 흔들림이 없는 것이다”고 말했다.
아베 내각은 14일 오후 5시 수상관저에서 전체 각료가 참석한 가운데 임시 각의를 열고 전후 70년 담화를 일본정부 공식입장으로 결정했다. 아베 수상은 오후 6시부터 기자회견을 통해 담화를 직접 낭독하고 취지와 내용을 설명했다. 일본정부는 담화의 일본어판과 동시에 영문판을 공표했으며, 추후 한국어와 중국어 번역본도 낼 예정이다. 아베 담화는 글자수가 약 4,000자로 전후 50년 무라야마(村山) 담화 1,300여자보다 분량이 3배 이상 많다.
아베 수상은 지금까지 “침략의 정의는 정해져 있지 않다”고 말하고, 일본인 A급 전범들이 합사된 야스쿠니(靖國) 신사를 참배를 하며 ‘역사 수정주의’ 논란에 불을 붙였다. 이번 담화를 둘러싸고 아베 수상은 지난 6일 히로시마 위령식에서 “앞의 대전에 대한 반성과 전후 평화 국가로서의 행보에 대해서 세계에 발신할 수 있도록 지혜를 결집해서 작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과거사에 대한 사죄가 담길 것으로 추측됐던 이번 담화에도 아베 수상의 과거입장이 그대로 반복됨에 따라 주변국과의 관계는 한동안 회복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향후 한중일 정상회담 및 한일 정상회담, 중일 정상회담 등 9월 이후 진행될 것으로 예상돼온 외교일정에도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아베 수상은 담화 발표를 앞두고 자신의 정치적 고향인 야마구치(山口)현에서 비장한 모습을 보이며 결의를 다졌다. 정치적 이벤트에 능한 그가 발표 직전까지 담화의 중요성이나 관심도를 안팎에 부각시키는 행보였다.
그는 이날 오전 부인 아키에(昭惠)여사와 함께 야마구치현 나가토(長門)시에 위치한 부친 아베 신타로(安倍晋太郞) 전 외무장관 묘에 참배한 뒤 기자들에게 “다시는 전쟁의 참화를 반복해서는 안 된다는 부전(不戰)의 맹세 아래 평화롭고 민주적이고 자유로운 일본을 만들어왔다”고 말했다.
아베 담화 외신들 반응
아베 신조 일본 수상의 담화에 대해 중국 신화통신은 "아베 수상이 과거에 한 사죄를 언급하며 미래 세대가 계속 사죄할 필요는 없다고 언급했다"는 내용의 속보로 담화 내용을 전했다. AP통신은 "무고한 사람에게 상처와 고통을 안겼다"는 첫 번째 속보에 이어 "일본은 역사를 직면해야 하지만 미래 세대는 사죄하도록 해서는 안 된다"라는 내용을 두 번째 속보를 내보냈다.
AP는 아베 수상의 담화에 대해 "불충분한 사죄에 그쳤다"고 평하면서, 이웃 나라인 한국과 중국이 특히 이 담화를 면밀하게 지켜봤다고 전했다. AFP와 로이터 통신도 미래세대가 과거의 잘못에 대해 계속 사죄하도록 해서는 안 된다고 언급한 점을 강조했다. 한편, 미 CNN은 아베 수상이 위안부 문제에 대한 직접적인 사과 대신 전쟁 때 많은 여성 인권 침해가 있었다는 간접적인 사과에 그쳤다며 한국과 중국인들은 이런 사과에 대해 만족스럽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특히, AP통신은 아베수상이 전후 70주년 담화에서 식민지 지배·침략을 언급했지만 이를 일본이 저지른 사실로 명시하지 않은 가운데 일본과 독일의 전후 대처를 비교해 외신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 12일 AP통신은 '일본과 독일, 모범과 왕따'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종전 70년이 지난 후 한국과 폴란드, 중국, 네덜란드, 인도네시아 등 전쟁 피해국들이 가해국인 양국을 보는 시선을 대비했었다.
AP는 "양국 모두 전쟁 중 수 많은 사람들을 죽이고 학대했지만 독일은 전후 화해의 모범으로 여겨지는 반면 일본은 주변국들의 반감에 시달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폴란드에서 무릎을 꿇은 브란트 전 독일 총리가 화해의 아이콘이 된 것에 반해 중국과 남북한 등은 일본이 미국의 이해관계와 맞물려 전후 책임에서 끊임없이 면제를 받았다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특히 AP통신은 "일본은 절대 독일이 될 수 없다"면서 "식민시절을 경험한 사람들은 점점 세상을 뜨고 있지만 일본은 당시 상황에 대한 우리의 기억을 계속 되새기게 하고 있다"는 한 시민의 증언도 인용했다.
한편, “아베 신조 일본 수상은 이날 오후 임시 각의를 열어 담화를 낭독했는 바, 담화에서 전후 50년의 무라야마(村山) 담화(1995년)와 전후 60년의 고이즈미(小泉) 담화(2005년)에서 명기한 식민지 지배와 침략에 대한 사죄와 반성이라는 문구를 사용하면서 역대 정권의 기본적인 입장을 계승하는 모양새를 취하긴 했다. 하지만 담화는 무라야마 담화의 핵심 키워드인 '식민지 지배'와 '침략', '통절한 반성', '사죄'의 4개 문구를 역대 정권의 노력을 언급하는 대목에 배치하면서 맥락상 '일본이 행한 식민지배와 침략'을 인정하지는 않았다”고 지적했다.
권병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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