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대표 공감한 ‘안심번호 국민공천제’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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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병찬 작성일15-09-29 11:10 조회1,288회 댓글0건본문
여야대표 공감한 ‘안심번호 국민공천제’란 무엇인가? <?xml:namespace prefix = o ns = "urn:schemas-microsoft-com:office:office" />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29일 ‘안심번호 국민공천체’ 도입에 상당한 의견 접근을 이루면서 이 제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안심번호 국민공천제는 쉽게 말해 여론 조사를 받는 국민의 휴대전화 번호를 가리고 대신 온라인 쇼핑 결제 등에서 개인정보가 드러나지 않는 ‘안심번호’를 이용하는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국회의원 선거구별로 경선 지역 거주자를 대상으로 통신사가 무작위 추출한 휴대전화 번호에 각각 안심번호를 부여한다. 무작위로 부여된 안심번호는 휴대전화 사용자의 개인정보를 여론조사 주체가 알 수 없다는 특징이 있다. 이렇게 되면 그동안 선거판에서 고질적인 문제로 제기되어 온 조직동원과 여론조작 가능성이 줄어든다.
두 대표가 이 같은 방식의 여론조사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위탁하로 한 것도 여론 조작 가능성을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다. 중앙선관위는 개인정보가 없는 안심번호를 기반으로 한 선거인단 명부를 각 당에 제공하고, 당은 명부에 오른 해당자에게 무작위로 전화를 걸어 국민공천에 참여할 사람을 걸러낸다. 하지만 이같은 방식으로 국민공천을 진행한다 하더라고 경선 참여자가 의도적으로 당선 가능성이 적은 상대 당 후보를 지지하는 이른바 ‘역선택’의 폐단을 막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안심번호에 개인정보가 전혀 없기 때문에 전화를 받은 사람이 새누리당 지지자인지 새정치민주연합 지지자인지를 스스로 실토하지 않는 한 전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이 제도가 충분한 역선택 방지 장치 없이 시행될 경우 오히려 그 결과를 둘러싼 혼란만 가중시킬 수도 있어 보인다. 29일 회동 뒤 문 대표가 “안심번호 국민공천제를 일부 당만 시행할 경우 역선택을 방지할 수 있는 방안을 법으로 규정하기로 했다”고 밝힌 이유다.
김무성, 연휴중 최고위 긴급소집…'안심번호 국민공천제' 논의
새누리당은 28일 김무성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와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회의를 열고 내년 총선에서 농어촌 지역구 감소를 최소화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추석 연휴인 이날 오후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회의에서 참석자들은 농어촌 지역 대표성을 담보하기 위해 의원 정수를 현행 300명으로 유지하되 비례대표 의원수를 줄여서라도 지역구 숫자를 늘려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하고, 추후 여야 협상에서 이런 입장을 고수하기로 했다.
김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농촌은 약자이고, 지금도 현실적으로 한개 군(郡)이 서울보다 넓은 지역이 많아서 4개 군의 관리도 어려운데 (1개 선거구를) 5∼6개군으로 늘리면 감당하기 어렵다"며 "농촌지역(선거구)이 줄어드는 것을 최소화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지역구 의석을 259개 정도로 늘리면 그런대로 수용이 가능하다"고 현행 246석보다 13석을 늘리는 방안을 구체적으로 거론한 뒤 "이것은 정개특위 여야 간사가 그때 거론하다가 어느 정도 합의로 됐던 이야기"라고 설명했다.
정개특위 여당 간사인 이학재 의원은 "오늘 회의에서는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에게 농촌의 지역대표성을 확보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달라고 촉구하기로 했다"면서 "농촌 지역구를 늘려야 하고 그 숫자만큼 비례대표를 줄일 수밖에 없다는 의견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특히 농촌의 지역대표성 확보 방안과 관련, "헌법재판소가 요구한 2대 1 인구편차 범위를 충족하는 지역구는 선거구역을 변경해서는 안 된다는 원칙을 놓고 야당과 협상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방안 역시 지역구가 259석 안팎으로 늘어나게 된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회의에서는 또 여야 대표가 이날 부산 회동에서 논의한 '안심번호 국민공천제'에 대해서도 참석자들이 의견을 주고받았으며, 문 대표가 주장하는 권역별 비례대표제에 대해서는 '수용 불가' 방침을 재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김 대표는 오는 29일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소집, 문 대표와의 회동에서 의견 접근을 이룬 내년 총선 공천 방식 등에 대해 설명하는 한편 선거구획정 등 쟁점 사안에 대해 논의하기로 했다. 당 관계자는 "김 대표가 직접 최고위원들에게 연락해서 긴급회의를 소집했다"면서 "오는 30일 의원총회를 앞두고 당 지도부의 의견을 사전에 청취하고 조율하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이날 회의 모두발언에서 "오늘 양당 대표가 합의한 것처럼 오해가 생긴 것 같은데 만나서 합의를 본 건 아니고 공식 특위에서 논의해야만 최종 확정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 당의 당헌·당규대로 해도 후보 선출 과정에서 여론조사 50%를 반영하게 되므로 안심번호제는 양당이 공히 필요한 내용"이라면서 야당과 섣부른 합의를 한 게 아니냐는 일각의 비판을 반박했다.
‘안심번호제’ 누가 가장 유리한가? 그것은 친노
김무성·문재인 여야 당대표가 내년 총선을 앞두고 여야 합의를 통한 공천룰 법제화의 길을 텄지만 각 당내 반발이 심상찮다. 계파 간 갈등이 핵심 요인이지만 사실상 '100% 전화 여론조사'인 '안심번호 국민공천제'의 조사 대상 규모와 전략공천 지역의 유무 등을 두고 각각의 이해방식이 달라 의견 합일점을 찾기가 힘든 모습이다. 29일 정치권에 따르면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안심번호를 활용한 국민공천제 도입 논의에 의견을 모은 것을 두고 새누리당에서는 이 방안이 오픈프라이머리(완전국민개방경선)에 부합하는 지를 놓고 의견이 엇갈린다.
친박(박근혜)계 측은 새정치연합 혁신위원회가 내놓은 안심번호 도입 시 100% 국민선거인단 구성의 아류작이라며 오픈프라이머리 취지에 맞지 않다는 지적이다. '미국식 동원 오픈프라이머리'와 거리가 먼 데다가 역선택이나 조직투표 등의 부작용이 우려된다는 것이다. 조원진 새누리당 원내대표수석부대표는 "조그만 도시는 누가 안심번호를 받았는지 다 안다"면서 "그냥 돈을 갖다 붓는 선거가 된다"고 비판했다. 새정치연합에서는 이미 비주류 측에서 안심번호를 기반한 전화 여론조사에 대해 반대 입장을 내놓은 상태다. 무엇보다 친노(친노무현)에서 여론조사 결과를 조작할 수 있다는 불신이 가장 크다.
이에 대해 김무성 대표 측은 국민공천제 취지에 맞춰 조사 샘플 수를 2만명 정도로 최대한 늘리고 지지정당 관계없이 국민공천단을 꾸리면 된다는 입장이다. 조직 동원에 대한 부담이나 경선 후유증을 줄일 수 있는 장점도 있다고 설명한다. 오픈프라이머리와 마찬가지로 인지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현역 국회의원에 유리한 제도라는 점도 유사하다. 하지만 오픈프라이머리나 경선이 투표장에 나오는 열의가 있는 유권자들이 승패를 결정하는 데 비해 안심번호 국민공천제는 여론 조사 방식으로 정당 정치를 더 후퇴시키는 측면이 있다는 지적도 있다. 새누리당 한 친박계 의원은 "샘플을 늘린다고 전화로 후보를 물어보는 것이 제대로 여론을 반영한다고 볼 수 있느냐"며 "당원의 권리를 부정하면서 정당정치의 후퇴를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우려했다.
오픈프라이머리의 핵심인 여야 동시 실시와 예외 선거구 여부도 논란거리다. 양당 대표 간 발표에서는 양 당이 동시에 오픈프라이머리를 실시할 경우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관리하되, 일부 정당만 시행할 시 역선택 방지 방안을 법으로 개정한다는 내용만 담겼다. 실질적으로 여야 동시 실시가 담보되지 않은 상태다. 더구나 새정치민주연합 혁신안에서는 전략공천 지역을 20%로 규정한 상태다. 새누리당 일각에서는 "야당은 20% 지역을 오픈프라이머리에서 빼는데 우리만 100% 오픈프라이머리로 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이에 친박 측에서는 야당이 20%의 전략공천 지역을 둔다면 여당 역시 전략공천 지역구를 두고 여야 간에는 전략공천 지역구 협상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사실상 ‘안심번호제’를 시행하면 정치권에서 가장 유리한 정치집단은 ‘친노(친문)계’가 된다. 그렇기에 김무성 대표가 너무 국민에게 공천권을 돌려준다는 ‘표피성 큰 욕심에 어두워져’ 현실적으로 실수한 것 아니냐?는 실랄한 비판과 지적이 심각하게 일고 있다.
권병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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