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정상회담, 박대통령, 과거사 거론, 아베, 추가배상에 부정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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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병찬 작성일15-11-03 11:05 조회1,08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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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정상회담, 박대통령, 과거사 거론, 아베, 추가배상에 부정적  <?xml:namespace prefix = o ns = "urn:schemas-microsoft-com:office:office" />


정부 관계자들은 2일 한·일 정상회담 결과에 대해 대체로 "위안부 문제는 별로 진전된 게 없지만, 박대통령과 아베 수상 두 정상(頂上)이 얼굴 붉히고 '파국'을 선언하지 않은 것만으로도 의미는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박근혜 대통령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수상은 처음으로 만나 양국 관계 회복 의지를 확인한 것에 의미를 두어야 한다는 것이다. 박 대통령은 이날 한 시간 동안 진행된 단독 정상회담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위안부 문제를 비롯한 과거사 이슈에 할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문에 회담 시간은 당초 예정보다 30분이 초과됐다. 하지만 이와 관련한 김규현 외교안보수석의 브리핑은 "가능한 한 조기에 위안부 피해자 문제를 타결하기 위한 협의를 가속화하기로 했다"는 한마디가 전부였다. 회담에 배석했던 김 수석은 구체적인 내용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말 그대로 이해해 달라. 추가로 말씀드릴 게 없다"고만 했다. 한 외교 소식통은 "'조기에 타결하자'도 아니고 '조기 타결을 위한 협의 가속화'라는 애매모호한 말로 포장된 것을 보면 회담 분위기 감이 대충 잡히지 않느냐"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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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정상회담에 이은 확대 정상회담 모두 발언에서도 과거사 문제에 대한 양국의 내심(內心)은 비쳤다. 박 대통령은 "오늘 회담이 아픈 역사를 치유할 수 있는 대승적이고 진심 어린 회담이 되길 기대한다"고 했지만, 아베 수상은 "미래지향 일·한 관계의 새로운 시대를 구축하기 위해 함께 노력하고자 한다"고 했다. 박 대통령은 '역사', 아베 총리는 '미래'에 방점을 찍는 방식으로 생각을 언뜻 내비치는 선에서 표현하고 정면 충돌은 피해간 것이다.


정상회담을 통한 양국 관계 정상화는 일정 부분 진전을 이뤘지만 지난 36개월 동안 한·일 관계의 최대 난제였던 위안부 문제는 이날 회담 후에도 여전히 최대 부담으로 남겨지게 된 셈이다. ·일은 앞으로 연말까지 다자 정상회의, 외교장관, 국장급 협의 채널 등에서 계속 문제 해결을 시도할 예정이지만 전망이 그리 밝지는 않다는 평이다. 기본적으로 양측의 입장 차가 워낙 크다 


우리 정부는 2012년 일본 민주당 정부가 제시했던 '사사에안()'(일본수상의 직접 사과, 일본 정부 예산을 통한 보상)'+α(알파)'가 있어야 국민을 납득시킬 수 있다는 입장이다. 구체적으로는 일본 정부의 사죄 표현이 전보다 진전돼야 하고, 어떤 식으로든 일본 정부가 조직적으로 위안부를 강제 동원했다는 사실이 포함돼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아베 정권은 '사사에안'에 대해서도 "지난 정권에서 너무 나간 것"이라며 받을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아베가 이날 정상회담 후 일본 기자들을 만나 위안부 문제와 관련, "미래 세대에게 장해를 남기는 것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한 것은 추가적인 사죄·배상 등을 고려하지 않고 있음을 돌려서 말한 것으로 해석된다. 한 전직 고위 외교관은 "사실 아베 정부에 대해 기대 수준이 워낙 낮기 때문에 실망할 것도 별로 없다""우익 성향이 역대 일본 정권 중에서 가장 강한 아베와 위안부 문제의 끝을 보겠다는 정부의 전략이 애초부터 무리가 있었다"고 했다.

정부 내에서는 위안부 문제에 있어서는 실무급은 물론 장관급에서도 협상 여지가 별로 없다는 말이 나온다. 정상들의 '신념'이 확고하기 때문에 전적으로 정상끼리 풀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그럼에도 이날 정상회담 후 양측에서 '험악한' 말이 나오지 않은 것은 '위안부 문제로 다른 모든 한·일 관계가 악화돼서는 곤란하다'는 양측의 이해관계가 일치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3국 정상회의와 한·일 정상회담이 어렵게 복원된 만큼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는 최악의 시나리오는 피했다는 것이다.

엄원지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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