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구 획정 시한 못지키면 위헌 비상사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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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병찬 작성일15-11-13 21:07 조회1,16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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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구 획정 시한 못지키면 위헌 비상사태


<특별기고>                                              김 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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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철수 서울대 명예교수 프로필

서울대 법대, 뮌헨대 유학(헌법학), 서울대 법학박사- 서울대 법대 교수- 한국공법학회 회장, 한국헌법연구소장- 탐라대 총장- 국회 헌법개정자문위원장- 서울대 명예교수()

 


여야 지도부, 선거구 획정 담판 중… 합의하더라도 시한(13일) 내 입법은 물건너가,  선거구 획정법 연내 통과 못하면 헌재 결정으로 기존 선거구 획정 무효… 국가 비상사태,  정치신인 선거운동 불가능… 위헌 사태와 '선거소송 봇물' 막으려면 연내 통과 필수

국회의 정치개혁특별위원회가 국회의원 선거구 획정안을 국회에 제출해야 할 시한이 1113일이다. 이틀 남았다. 정의화 국회의장은 이 시한을 지키게 하기 위하여 여·야당의 대표와의 비공개회담을 주선하였고, 야당의 대표는 이를 수락하였다. 그러나 여야는 1110일 밤에 이어 11일 낮에도 김무성·문재인 대표를 포함한 '4+4 회의'를 갖고 담판을 시도했으나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했다. 여야는 12일에도 재회동을 갖고 합의 도출을 시도할 것이라고 한다. 이번에 설사 합의된다고 하더라도 시한 내 입법은 사실상 무산된 상태이다. 왜냐하면 선거법 개정에는 많은 절차가 남아 있기 때문이다. 

여야 선거구 획정 합의하더라도 시한 내 입법은 사실상 무산 

·야당이 국회의장의 종용과 국민의 요망에도 불구하고 선거구 획정에 쉽게 합의하지 못하고 있는 이유는 선거제도를 둘러싼 여야의 이견이 너무 크기 때문이다. 정치개혁특위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설치된 선거구획정위원회가 여러 번 선거구획정 기준 등을 알려 달라고 요청하였으나 묵묵부답이어서 선거구획정위원회는 지난 116일에 1110일까지 기준 등을 알려달라고 요청하였다. 선거구획정위원회는 공문에서 그동안 정개특위에 획정 기준 등 마련을 요청했고 자체 획정안 마련을 위해 노력했음에도 정치 현실의 한계만 절감했다고 자탄하고 있다. 

획정위가 우려한 것처럼 예비후보자 등록 개시일인 1215일까지는 30일 정도밖에 안 남았고, 헌법재판소가 선거구획의 무효일로 결정한 201611일까지는 45일밖에 남지 않았는데도 여·야가 선거구 획정 기준조차 합의하지 못했기 때문에 제20대 국회의원선거가 원만하게 치러질 수 있을지 걱정이 태산이다.


이병석 국회 정개특위 위원장은 "1215일까지는 선거구 획정이 마무리되어야 한다"면서 시한이 촉박함을 우려하고 있다. 그는 1115일까지 정개특위에서 선거구 획정 기준에 관한 법률 개정을 마무리하고, 이를 선거구획정위원회에 통보한 다음 선거구획정위가 1125일까지는 획정안을 마련하여 국회에 제출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그 뒤 이에 따라 국회는 1210일까지 선거구 획정에 관한 법률을 개정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선거구획정법 연내 통과 못하면 위헌 사태정치신인 선거운동 불가능 

그러나 국회의원 중에는 선거법 개정안의 통과 관례는 선거 전 2개월 정도였기 때문에 아직도 시간이 많이 남아 있다고 생각하는 의원들이 적지 않은 것 같다. 과거에는 선거법 개정이 늦더라도 큰 문제가 없었으나 이번 선거구획정법 개정은 헌법재판소의 불합치결정에 의한 것이므로 1231일까지 획정 법률이 개정되지 않으면 획정법은 무효가 되고 11일부터는 예비후보자가 선거운동조차 할 수 없는 비상사태가 발생하게 된다. 그렇게 되면 현직 국회의원은 의정 활동 명목으로 선거운동을 할 수 있어서 유리하지만 정치신인은 예비후보자로서 선거운동을 할 수 없게 되어 피선거권의 차별로 이어질 것이다. 그렇게 되면 제20대 선거가 행해진다고 하더라도 선거소송에 휘말리게 될 가능성이 크다. 

대의민주정치가 잘 운영되기 위해서는 입후보자 선거운동의 자유와 평등이 보장되어야 하는데도 현 국회가 법률을 개정하지 않아 위헌 사태를 야기하는 것은 국회의원의 위헌적 직무 태만이라고 하겠다. 국회의원은 국민의 위임을 받은 공무원임에도 불구하고 국회의원으로서의 직무를 태만히 하는 것은 탄핵 사유에 해당한다고 하겠다. 국회의원이 자기 탄핵결정을 하지 않을 것이기에 국민들이 국회의원을 파면시키고 국회를 해산하겠다고 하는 운동이 활발히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 19대 국회는 그동안 입법활동이 부진하였고 '입법 발목 잡기' 현상이 적지 않았기 때문에 국민의 지탄을 받아 왔다. 국회의원의 위헌적인 직무유기가 계속된다면 다음 헌법 개정에서는 국회 해산 제도와 국회의원 소환 제도가 통과될지도 모른다. 

국회의원은 국민의 분노를 더 이상 돋우지 않기 위하여서라도 연내에 선거구획정법 개정안을 통과시켜야 할 것이다. 또 선거구획정위원회도 규칙이 정해진대로 독립하여 선거구 획정안을 작성하여 국회에 제출하여야 할 것이다. 국회의원의 당리·당략에 따른 게리맨더링(특정 정당·후보자 유리하게 자의적으로 선거구 획정하는 것)을 막기 위하여 지난번에 선거관리위원회 산하에 설치한 선거구획정위원회가 국회 정개특위의 눈치만 보고 있는 것은 스스로의 권위를 실추시키는 것이다. 획정위원회는 백년하청(百年河淸)인 정개특위의 논의를 기다리지 말고 독자적인 획정안을 마련하여 국회에 제출하여야 할 것이다. 정개특위의 이병석 위원장의 절충안이 나와 있으니 이를 기반으로 획정위에서 토론하여 절충안을 만드는 것도 한 방법이 될 것이다. 

국회선진화법에 따라서 예산안은 122일까지 통과될 것으로 보이지만 선거구 획정안의 11월 내 통과는 기대하기 어렵다. 원칙 같으면 국회의장이 지도력을 발휘하여 직권상정이라는 칼을 휘둘러야 함에도 불구하고 국회선진화법이 국회의장의 직권상정권까지 제약하고 있어서 문제다. 국회가 여·야당의 대립으로 국정이 마비될 우려가 있을 때 국회의장이 지도력을 발휘하게 하기 위하여 당적 이탈까지 법제화시켜 놓았는데 국회선진화법이 그 지도력조차 발휘하지 못하게 제한하고 있다. 국회의장단과 국회 원로들의 권위를 회복하게 하기 위해서도 위헌적인 국회선진화법은 폐지되어야 한다. 20대 국회가 식물국회가 되지 않고 생산입법하는 국회가 되기 위하여서도 국회선진화법의 개정은 국회의 시급한 과제이다. 19대 국회는 전대미문(前代未聞)의 위헌 사태 도래의 책임을 회피하기 위하여서도 정기국회 내에 선거구 획정 개정입법을 통과시켜 실추된 명예를 회복해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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