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화의 영웅 거산(巨山), 이제 편히 잘가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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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병찬 작성일15-11-23 23:01 조회1,402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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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화의 영웅 거산(巨山), 이제 편히 잘가시오!"

<김영삼 전대통령 빈소, 눈물의 입관식>

김영삼 전 대통령 서거 이틀째인 23일 유족들은 입관식을 마치고 장례위원 선정 등 추가 장례 절차에 대한 논의에 들어갔다. 전날 빈소를 지키다 건강상 이유로 자택으로 돌아갔던 김 전 대통령의 부인 손명순 여사도 이날 오전 다시 빈소를 찾아 오전 11시쯤부터 진행된 입관식에 참석했다. 고인의 차남인 현철씨 등 유족들은 눈물로 입관식을 지켜봤다. 입관식은 김수한 전 국회의장과 홍인길 전 청와대 총무수석 등 지인 40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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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문 행렬도 이어졌다. 이날 오전에는 MB정부 당시 주요 인사들이 빈소를 찾았다. 오전 940분쯤 빈소에 들어선 정운찬 전 국무총리는 김 전 대통령이 안 계셨다면 한국 민주주의 정착될 수 있었겠느냐면서 우리나라가 더 발전해 좋은 모습을 보여드렸으면 좋았을텐데 안타깝다고 애도의 뜻을 표했다. 정 전 총리는 그러면서 제가 총리를 할 때 세종시 수정안이 꼭 관철되도록 하라고 격려 하셨는데 못해서 안타까웠다고 말했다. 정 전 총리에 이어 빈소를 방문한 김황식 전 국무총리은 김 전 대통령이 이루신 민주화를 국민들은 기억할 것이라며 원칙에 충실하고 바른 길이라 생각하면 앞뒤 살피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는 모습을 후학들이 배워야겠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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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도동계 막내이자 MB정부에서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지낸 정병국 새누리당 의원도 전날에 이어 이날 오전부터 빈소를 지키며 상주 역할을 하고 있다. 류우익 전 통일부장관과 이회창 전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총재, 정홍원 전 국무총리,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도 빈소를 찾아 고인의 영면을 기원했다. 한편 정부는 이날부터 국회의사당에 마련한 정부대표 분향소에서 조문을 받기 시작했다. 

국회비롯 YS 전국 지자체 분향소 188조문객 16천명 넘어 

국회를 비롯한 전국 자치단체의 분향소에도 김영삼 전 대통령의 서거를 애도하는 조문객의 행렬이 이어졌다. 23일 행정자치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현재 전국 지방자치단체가 마련한 분향소는 모두 188곳이다. 전국 17개 광역자치단체가 23, 162개 기초자치단체가 165곳을 설치했다. 경기도에는 기초자치단체를 포함해 34곳에 분향소가 차려졌고, 전남과 경북도 각각 23곳과 21곳에서 조문을 시작했다. 경기도 용인시와 경남 거제시 등은 조문객의 편의를 위해 2곳 이상 분향소를 설치했다. 기자와 만난 한 노년의 조문객은 이렇게 말했다. "민주화의 영웅 거산(巨山), 이제 편히 잠드시고 잘가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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곳곳에 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 속에서도 오후 2시 현재 조문객 16144명이 자치단체 분향소를 다녀간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서울에서는 오후 4시 기준으로 25개 자치구 중 11곳이 분향소를 차렸고, 14곳은 이날 중이나 24일에 분향소를 차릴 예정이다. 행자부 관계자는 "분향소를 설치하고 있는 자치단체도 많아 자치단체 분향소는 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국가장법령에 따르면 자치단체는 유족과 협의를 거쳐 자율로 분향소를 설치할 수 있다. 정부대표 분향소는 국회의사당에 이날 오전 마련됐다. 

세계각국, 주요인사, 언론들, 조의 표명 

김영삼 전 대통령의 서거에 전 세계 각국이 일제히 조의를 표명했다. 특히 김 전 대통령의 민주화 업적을 높이 평가했는데 23일 미국 백악관은 22(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김 전 대통령은 한국이 민주주의로 전환하는 가장 도전적인 시기에 국민을 이끌었으며, 오늘날까지 이어지는 평화로운 정권교체의 선례를 남겼다고 평가했다.

특히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은 국내 언론에 보낸 논평에서 김 전 대통령의 비전과 희생이 한국의 완전한 민주화 실현에 기여를 했다고 밝혔다. 특히 “1993년 방한 때 김 전 대통령이 베풀었던 환대를 잊지 못할 것이라며 개인적인 소감을 피력했다.

중국정부도 22일 서거한 김영삼 전 대통령에 대해 "한중 관계 발전을 위해 공헌했다"고 평가하며 깊은 애도를 표시했다. 중국 외교부는 23일 훙레이(洪磊) 대변인 명의로 한 언론에 보낸 '기자와의 문답' 형식의 성명을 통해 이같은 입장을 밝혔다.
훙 대변인은 "김영삼 선생은 대통령으로 재임 기간 중한(한중) 관계 발전을 위해 공헌했다"며 "우리는 김영삼 선생의 서거에 애도의 뜻을 표시한다"고 밝혔다.


한편, 중국언론들은 전날부터 김 전 대통령의 서거와 장례절차 등에 관한 소식을 시시각각 전하며 큰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특히 김 전 대통령이 반(反)부패 개혁에 앞장선 점에 주목했다. 관영 환구시보(環球時報)는 23일 '한국이 '반부패 대통령' 김영삼을 깊이 애도한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두 전직 대통령을 법정에 세울 정도로 '호랑이'(부패 고위관료) 척결에 나서고 스스로도 절약과 청렴을 실천한 인물로 평가했다.

차이나데일리는 김 전 대통령은 그의 임기 동안 반부패 운동을 벌였으며 어떤 종류의 정치적 뇌물도 받지 않겠다고 천명했다며 중국 사회의 최대 이슈인 반()부패 활동에 초점을 맞췄다. 이 신문은 “(금융실명제를 도입해) 대한민국의 금융 체계에 투명성을 확보한 인물이라면서도 그의 아들이 뇌물과 탈세로 체포됐다는 점, 외환위기로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을 수용했다는 점은 한계라고 지적했다   중국 언론의 이같은 태도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집권 후 3년 이상 지속적으로 추진 중인 반부패 사정 드라이브를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무라야마 도미이치 전 일본 총리는 그 시대 한국에서 가장 잘 어울리는 대통령이었다고 기억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미 월스트리트저널(WSJ), 중국 차이나데일리, 일 동양경제신문은 경제정책의 공과와 관련해 상당한 지면을 할애했다. FT는 이 날 단식투쟁가에서 대통령으로 변모한 행동주의자란 제목의 기사에서 아시아 금융위기는 김 전 대통령의 40년 간의 정치 경력에 정신적 충격을 줄 만한 피날레를 가져왔다고 했다. FT기업에게 근로자를 해고할 권한을 주고, 국내 2대 노동조합을 불법으로 선언하는 노동법으로 논란이 일었다고 소개했다. 

주요 외신들이 일제히 전날 김 전 대통령의 서거 소식을 긴급 타전했지만 특히 일본 언론들은 김 전 대통령의 주요 발언, 2002년 한일공동월드컵 개최, 옛 조선총독부 철거 등 대일 정책 등을 구체적으로 소개했다. 니혼게이자이(닛케이)는 김대중 전 대통령이 논리의 정치인이라면, 김영삼 전 대통령은 배짱의 정치인으로 직감과 돌파력을 갖춘 인물이라고 대비해 설명했다. 닛케이는 비록 일본과 역사인식 문제로 충돌하긴 했지만, 2002년 한일공동월드컵을 성사시킨 공이 크다고 평가했다. 마이니치는 옛 조선총독부 건물 철거, 역사 바로잡기 운동 전개 등 과거 청산활동을 주목했다

권병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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