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선거구 담판' 실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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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병찬 작성일15-12-15 23:45 조회1,205회 댓글0건본문
여야 '선거구 담판' 실패
여야 지도부가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 활동 시한이자 내년 총선 예비후보자 등록 시작일인 15일 선거구 획정안을 놓고 막판 담판을 벌였지만, 합의 도출에 실패했다. 이에 따라 이날 본회의를 열어 선거구 획정안을 처리하겠다던 계획은 무산됐으며, 총선 출마 희망자들은 위헌 결정이 난 현행 선거구 체제하에서 일단 예비 후보자 등록을 시작했다. 여야는 획정안 합의 불발에 따라 이날 예정됐던 본회의도 열지 않기로 해 이미 두 차례 연장했던 정개특위 활동도 이날을 마지막으로 종료됐다. 만약 국회가 연말까지도 선거구를 획정하지 못하면 헌재 결정에 따라 내년 1월1일부터 현행 선거구는 모두 무효가 되며, 예비후보들의 자격도 박탈돼 선거운동을 할 수 없는 초유의 사태를 맞게 된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원유철 원내대표,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이종걸 원내대표는 이날 7시간 가까이 계속된 마라톤 협상에서 쟁점인 지역구 의원 수 문제와 연동형 비례대표 도입을 놓고 평행선을 달렸다. 새누리당은 지역구를 7석 늘리고 비례대표를 그만큼 줄이자고 요구했지만, 새정치연합은 지역구를 줄이려면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맞섰다는 것이다.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정당득표율에 따라 국회의원 정수를 배분할 경우 특정정당이 확보할 수 있는 의석수의 절반가량을 보장하도록 지역구 당선자 수와 연동해 비례대표 당선자 숫자를 결정하는 제도를 말한다.
새정치연합은 또 선거 참여 연령을 만 18세(고등학생 제외)로 낮추는 방안도 제안했지만, 새누리당이 이를 수용하는 조건으로 서비스산업발전법과 기업활력제고법, 테러방지법, 북한인권법, 노동개혁 5개 법안을 연내 처리하자고 역제안하고 새정치연합이 다시 이를 거부했다. 여야는 앞으로 협상을 계속한다는 방침이지만 다음 회동 날짜나 본회의 일정도 잡지 못한 채 헤어졌다. 정 의장은 16일 오전 11시 기자간담회를 열어 이날 협상 내용을 설명할 예정이다. 정 의장은 이날 협상이 결렬되면 16일 선거구 획정안이 연말까지 국회를 통과할 수 있도록 획정안의 본회의 직권상정을 준비하는 절차를 밟겠다는 내용의 '특단의 조치'를 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지만, 아직 협상의 여지가 더 있다고 보고 여야에 더 시간을 주기로 했다.
다만 정 의장은 여야 협상이 그래도 평행선을 달리면 여야가 내놓은 모든 안을 소관 위원회에 상정, 연말로 심사 기일을 지정하고, 기일까지 심사가 마무리되지 않으면 직권상정한다는 복안인 것으로 전해졌다. 새누리당도 정개특위 해산에 따라 선거 소관 상임위인 안전행정위원회에 선거구 획정안이 담긴 선거법 개정안을 제출해 정 의장의 직권상정을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김무성 대표는 협상 직후 기자들에게 "오늘부로 정개특위 시한이 끝난 만큼 관련 법안(심의)은 안행위로 넘어가게 된다"고 설명했다.
새정치연합은 일단 정 의장과 새누리당의 직권상정 처리 방침에 반발하면서 협상을 계속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종걸 원내대표는 "이 문제는 협상의 문제이지 비상사태의 문제가 아니므로, 의장에게 절대로 직권상정이란 있을 수 없다는 점을 말씀드렸다"고 말했다. 한편 여야는 이날 협상에서 ▲예비후보의 홍보물 발송 범위를 선거구 세대수 10% 이내에서 모든 세대로 확대하는 방안과 ▲공천 가산점을 받는 신인·여성·청년·장애인이 경선에 불복하면 해당 선거에 출마할 수 없도록 하는 방안에 합의했다.
권병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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