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수사용 생활용품이 살인제품”, 검찰, 옥시관계자 소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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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 작성일16-04-19 14:20 조회1,165회 댓글0건본문
“다수사용 생활용품이 살인제품”, 검찰, 옥시관계자 소환
일상적으로 수많은 사람들이 사용하는 생활용품이 살인제품이었다니 우리사회가 과연 이래서야 되겠는가? 가습기 살균제 사망 사건과 관련해 검찰이 19일부터 제조업체 관계자를 소환 조사한다. 그 첫 번째 대상인 옥시 측은 제품에 유해성이 있다는 검사 내용을 은폐하기 위해 검사 기관을 돈으로 매수한 혐의도 받고 있다. 사람의 폐 손상을 유발하는 가습기 살균제를 제조한 것으로 알려진 4개 업체 가운데 옥시 레킷벤키저 관계자가 오늘 검찰에 처음으로 소환되는데 가습기 살균제 때문에 숨진 것으로 추정되는 사람은 무려 146명에 이르러 매우 충격적이다. 이가운데 103명이 옥시 제품을 쓴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등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팀장 이철희 형사2부장)은 19일 오전 옥시 측 실무진 1∼2명을 참고인으로 출석시켜 법인 고의 청산, 연구보고서 조작, 유해성 은폐 시도 등에 대해 집중조사할 방침이다. 옥시 측은 2001년 동양화학그룹 계열사이던 옥시 생활용품 사업부를 인수한 후 문제의 <PHMG 인산염 성분>이 든 살균제(옥시싹싹 뉴가습기 당번)를 제조·판매했다. 시민단체에 따르면 현재까지 가습기 살균제로 숨진 146명 가운데 103명이 옥시 제품을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
옥시는 제품 사용에 따른 사망자들의 폐손상 논란이 불거지자 책임을 피하기 위해 구법인을 고의 청산하고 새 법인을 설립했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2011년 질병관리본부의 흡입 독성 실험 결과를 반박하고자 독자적으로 국내 한 공신력 있는 기관에 의뢰한 실험에서 ‘제품과 폐손상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다’는 결과가 나오자 해당 실험보고서를 은폐했다는 의혹도 있다. 여기에 검찰은 옥시가 이 실험기관을 돈으로 ‘매수’ 시도를 했다는 정황도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옥시는 이후 서울대·호서대 연구팀을 통해 결과가 정해진, 일명 ‘짬짜미’ 실험을 했다는 의혹도 불거졌다. 옥시는 이처럼 자신들이 원하는 대로 실험을 하도록 하고 그 대가로 각 연구팀에 2억여원의 용역비를 지급했다. 옥시는 당시 이 외에 연구팀 교수에게 수천만 원을 자문료 명목으로 제공했다. 검찰은 올해 2월 압수수색 과정에서 실험 데이터 원본을 확보해 옥시 제품의 유해성을 입증하는 유력한 증거로 활용했다.
검찰은 조만간 다른 3개 업체 관계자도 모두 불러 조사한 뒤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 적용 여부를 검토할 계획이다. 소비자가 가슴 통증을 호소하며 홈페이지에 올린 부작용 관련 글을 검찰 수사 전 의도적으로 삭제한 정황도 나왔다. 검찰은 디지털 포렌식으로 삭제된 글을 대부분 복구해 옥시 측이 제품의 유해성을 은폐했는지 조사하고 있다. 검찰은 옥사 측을 둘러싼 의혹의 사실관계를 확인해 증거인멸 혐의를 적용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옥시, 법인 책임 피하려 유한회사로 조직변경 의혹
한편, 문제의 옥시제품 가습기살균제를 판매했던 롯데마트와 홈플러스가 피해자에게 사과문을 발표하고 보상대책을 마련 중인 가운데 점점 사회적 파장이 커져가고 있다. 가습제 살균제를 제조하고 판매한 옥시레싯빈키저(옥시)는 모든 의혹에서 벗어나려 안간힘을 쓰고 있다. 옥시는 2001년 동양화학그룹 계열사이던 옥시 생활용품 사업부를 인수했다. 이후 가습기살균제의 문제가 된 PHMG 성분이 든 살균제를 제조, 판매했다. 옥시에 PHMG를 공급했던 SK케미칼은 "PHMG를 호주에 수출할 때 호흡기로 흡입하면 위험할 수 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호주 정부에 냈던 적이 있고, 국내 제조사에도 흡입 경고 문구가 담긴 물질안전보건자료를 제공했다"고 주장했다.
시민단체는 가습기 살균제로 사망한 146명 가운데 103명이 옥시 제품을 쓴 것으로 보고 있다. 논란이 불거지자 옥시는 2011년 말 주식회사를 유한회사로 변경해 실험보고서 은폐를 시도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데 가습기 살균제를 제조 판매해온 기존 법인을 해산한 뒤 주주와 사원, 재산, 상호만 그대로 남겨두고 완전히 다른 법인을 신설한 것으로 드러났다. 파산하면 주주와 사원의 책임이 제한되는 유한회사는 외부 감사와 공시 의무에서 벗어난다. 이 때문에 주식회사보다 폐쇄적이며 조직 변경 사실까지 그동안 외부에 알려지지 않았다.
검찰은 가습제 살균제 사망사건의 책임에서 벗어나려는 의도로 조직 변경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사망사건의 인과관계가 확인되더라도 법인 차원의 처벌을 피하려 한 행동이다. 실제로 옥시는 2014년 사명에서 옥시를 완전히 빼고 레킷벤키저의 앞글자를 딴 RB코리아로 바꿨다. 검찰은 19일 참고인 조사에서 옥시 측의 법인 고의 청산, 연구보고서 조작, 유해성 은폐 시도 등 지금까지 드러난 각종 책임 회피 의혹을 집중 조사할 계획이다.
검찰은 앞으로 옥시를 시작으로 PHMG나 PGH(염화에톡시에틸구아디닌)를 원료로 살균제를 제조·판매한 롯데마트, 홈플러스, 버터플라이이펙트 등을 조사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검찰청 앞에서는 “살인기업, 구속 처벌하라!”는 목소리가 뜨겁다. 어떤 시민은 “우리집도 옥시제품을 쓰고 있었다. 이것은 완전히 살인기업 아닌가? 다수가 사용하는 생활용품이 살인제품이라니,,,”라며 분노의 성토를 했다.
권병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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