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민주 원내대표, 우상호 선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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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 작성일16-05-05 08:40 조회1,039회 댓글0건본문
더민주 원내대표, 우상호 선출
더불어민주당의 원내대표는 4일 경선결과 ‘86운동권 그룹’의 대표주자인 우상호(3선ㆍ서울 서대문갑) 의원이 당선되었다. 더민주의 수도권 한 초선 당선자는 이렇게 말했다. 우 원내대표를 찍었다는 그는 “범주류로 꼽히던 두 사람이 결선에 올랐을 때 우상호 의원이 유리하다고 봤다”며 “주류 진영이나 비주류 진영 모두에게서 표를 좀 더 끌어올 수 있는 확장성에서 앞섰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경선은 처음부터 ‘우 의원들’의 결선 대결이 될 것이란 예상이 많았다.
당초 6명의후보들은 범주류(우상호, 우원식) 2명과 비주류(강창일, 이상민, 노웅래, 민병두) 4명으로 나뉘었다. 비주류 후보들 사이에 ‘후보 단일화’가 이뤄졌다면 승부는 점치기 힘들었지만, 비주류 후보들이 각자도생의 길을 택하면서 승부의 추는 두 우 의원 쪽으로 기울었다. 1차 투표에서 우원식(40표), 우상호(36표) 의원이 비주류 후보들을 압도하는 결과가 나왔을 때도 경선 현장 분위기는 “예상했던 대로” 라는 반응이 많았다.
3위를 차지한 민병두 의원의 16표는 우상호 의원의 절반에 그쳤고, 비주류인 네 후보의 표를 모두 합쳐도 45표에 불과했다. 과반득표자가 없어 1,2위 후보를 상대로 실시된 결선투표에선 비주류 진영의 표가 우 원내대표를 택했다. 당초 승부의 키를 쥔 것으로 알려진 당내 최대 계파 친노(노무현)ㆍ친문(문재인) 진영은 어느 한쪽으로도 표를 몰아주지 않았다. 우 원내대표 측은 승인을 초선 공약의 성공에서 찾았다. 한 인사는 “전체 의원의 47%(57명)를 차지하는 초선 의원들을 파고 들었다”며 “총선을 전후로 밥이나 술 한 번 같이 안 한 당선자가 손에 꼽을 정도”라고 전했다.
우 원내대표가 당장 풀어야 할 숙제는 김종인 비상대책위 대표와 관계 설정이다. 이번 총선의 키워드였던 ‘경제 민주화’ 이슈를 어떻게 살려나갈지도 관심이다. ‘운동권 출신은 경제에는 약하다’는 이미지를 극복하는 것도 난제다. 당의 한 인사는 “‘유능한 경제 정당’을 끌고 가기 위해서는 김 대표를 비롯해 당 안팎의 전문가 그룹을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이번 원내대표는 내년 대선까지의 원을 어떻게 운영하느냐에 따라 대선에 막중한 영향을 준다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며 “당이 국민에게 약속한 경제 관련 공약을 실천하는 국회 운영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당의 아킬레스건인 계파 갈등을 어떻게 관리하느냐도 문제다. 8월 말~9월 초로 예정된 전당대회를 앞두고 계파간 알력이 본격화할 수 있다. 범주류에 속하지만 계파색이 옅은 우 원내대표가 주류, 비주류 진영 사이에서 어떻게 줄타기를 하느냐에 따라 내년 대선까지 당내 원심력이 커질지, 아니면 구심력이 커질지 달려 있어 보인다.
3당 원내대표들 관계는? 어떤 정치지형이 그려지나?
한편, 더불어민주당이 4일 우상호 의원을 새 원내대표로 선출함에 따라 새누리당 정진석, 국민의당 박지원 원내대표와 함께 20대 국회를 이끌어갈 3당의 원내 사령탑이 확정됐다. 세 사람은 모두 '야당 대변인'을 지냈다는 공통점이 있다. 집권당 핵심 인사로서 야당을 상대해 봤고, 반대로 야당 핵심 당직자 입장에서 집권당을 상대해 본 경험도 갖고 있다. 특정 분야 전문가 출신이라기보다 '정치'가 본인들 전공이라고 할 수 있는 '프로'들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여소야대(與小野大)에 3당 체제까지 얽힌 복잡한 20대 국회 상황을 고려한 각 당 의원들의 선택"이라는 평가도 나왔다. 20대 국회는 이 3명이 무슨 생각을 가지고 어떤 행동을 하느냐에 따라 그 모습이 달라질 수 있다. 정책 연대나, 연정(聯政) 또는 내년 대통령 선거 연대 등으로 발전할 수 있을지도 주목되고 있다.
3명은 모두 DJ(김대중) 정부와 인연이 있다. 우 원내대표는 연세대 총학생회장을 지낸 운동권 출신으로 2000년 DJ 정부에 발탁돼 당시 새천년민주당 부대변인으로 정치를 시작했다. 박 원내대표는 DJ 정부를 만든 핵심이고, 정 원내대표는 DJP(김대중·김종필)연합이 정치적으로 왕성하게 돌아가던 시기인 1999년 김종필 자민련 총재에게 발탁돼 정계에 입문했다. 또 모두 정치적으로 중도 성향이다. 우 원내대표는 '중도진보', 정 원내대표는 '중도보수', 박 원내대표는 '중도'로 평가되고 있다.
3명의 또 다른 공통점은 '야당 대변인'을 지냈다는 점이다. 우 원내대표는 한동안 야권의 '고정 대변인'으로 불렸다. 열린우리당, 대통합민주신당, 통합민주당 등 당명이 바뀌면서도 대변인을 계속 맡았다. 박 원내대표는 1992년 민주당 수석 부대변인을 시작으로 국민회의 대변인 등을 지냈다. 정 원내대표도 2001년 10월부터 자민련의 대변인을 지냈다. 3명 사이에서 연결 고리 역할을 할 사람은 박 원내대표다. 우·정 두 사람은 모두 박 원내대표를 사석에서 '형님'이라고 부른다.
반면 우 원내대표는 "정 원내대표와는 특별한 인연이 없다"고 했다. 정·박 두 사람은 1988년에 처음 만나 30년 가까이 알고 지낸 사이다. 정 원내대표는 자신을 '친박'이라고 하는 데 대해 "친(親)박지원이라는 뜻도 된다"고 할 정도다. 박 원내대표는 우 원내대표와도 "무지하게 가까운 사이"라고 했다. 야당 계보로 보면 박·우 두 사람은 대변인 선·후배이다. 반면 우·정 두 사람은 17대 국회에서 잠시 의정 활동을 같이한 인연밖에 없다. 18대 국회 때는 우 원내대표가, 19대 때는 정 원내대표가 각각 낙선해 겹치지 않았다.
이 때문에 20대 국회의 여야 협상에서는 박 원내대표의 역할이 커질 가능성이 크다. 의석 분포상으로도 국민의당(38석)은 더민주(123석)와 새누리당(122석) 사이에서 캐스팅 보트를 쥐고 있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새누리와 더민주 중 어느 당과 연정 또는 협치 논의가 가능하냐'는 질문에 "현안과 상황에 따라 다른 결정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더민주 측은 내심 국민의당이 자기들 편에 서길 바라고 있다.
더민주 관계자는 "국민의당은 우리와 '한 핏줄'"이라고 했다. 실제로 어버이연합 불법자금 지원 의혹 규명과 관련해 두 야당은 협조하기로 했다. 새누리당도 국민의당에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정 원내대표도 이날 국민의당을 방문해 "국민의당은 새누리당과 피가 섞인 듯하다"고도 했다. 새누리당 기존 지지자 중 이번 총선에서 국민의당을 찍은 사람이 적지 않다는 의미였다. 새누리당 김광림 정책위의장은 19대 총선에서 김성식 국민의당 정책위의장이 낙선한 뒤 그의 직원을 데려다 쓴 인연을 강조하기도 했다.
권병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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