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완종 사태, 사실상 국정멘붕 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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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병찬 작성일15-04-14 20:43 조회1,537회 댓글0건본문
성완종 사태, 사실상 국정멘붕 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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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초비상, "이총리부터 수사" 정면돌파 시도
'성완종 파문' 확산으로 초비상이 걸린 새누리당이 14일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으로부터 3천만원 수수의혹이 제기된 이완구 국무총리에 대한 검찰수사 촉구 카드를 꺼내 들었다. 사상 초유의 현직 국무총리 검찰 조사라는 수치스런 기록을 집권여당이 공개 자청한 것은 이번 사태를 받아들이는 새누리당의 상황 인식이 그만큼 엄중하고 다급하다는 것을 뜻한다. 새누리당은 이날 오후 김무성 대표 주재로 긴급최고위원회를 열어 '성완종 리스트' 대책을 논의했다. 김 대표는 서울 관악을 보궐선거 지원 일정도 일부 취소하고 황급히 회의를 소집했다.
경향신문이 이날 이 총리의 3천만원 수수 의혹을 보도한 뒤 정치권 안팎에서 이 총리 사퇴 요구가 나오고 여론의 흐름도 심상치 않자 조속히 파문 확산을 차단해야 한다고 판단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회의에서는 특검 도입문제도 논의됐다. 일부 참석자들은 공정한 수사를 위해 야당이 주장하는 특검까지도 받아들여야 한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특검을 도입할 경우 준비작업으로 인해 실제 수사에 착수하기까지는 한 두 달의 시간이 걸린다는 게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이에 야당이 주장하는 특검을 받을 수 있다는 입장을 거듭 확인하면서 검찰에 이완구 총리에 대한 조속한 수사를 촉구하기로 입장을 정리했다.
유승민 원내대표는 브리핑에서 "국무총리에 대한 의혹이 하루종일 제기되는 상황"이라며 "검찰은 빨리 국무총리부터 수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진상규명을 서둘러 의혹을 조기에 해소함으로써 국정공백을 최소화하겠다는 의지로 분석된다. 이 총리도 이날 국회 대정부질문 답변에서 새누리당의 이 같은 결정에 대해 "서운한 생각은 없다. 당연한 말씀으로 받아들인다"며 "총리부터 수사를 받겠다"고 화답했다.
심지어 총리 거취 문제도 논의됐다. 국정 2인자라는 총리의 위상을 생각할 때 총리 거취문제는 여권에서는 좀처럼 거론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 일각에서는 현직 총리가 직무를 그대로 수행하면서 검찰조사를 받을 경우 수사공정성 논란이 제기될 수 있다며 총리에 대한 한시적인 '직무정지' 주장도 제기됐던 것이다. 그러나 논란 끝에 직무정지는 법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결론에 이르렀고 결국 새누리당은 총리직 사퇴냐 현직 유지냐의 선택지에서 입장을 정리하지 못한 채 회의를 마쳤다.
이에따라 이 총리는 현재로선 직위를 유지한 채 검찰조사를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당내 일각에선 이 총리가 스스로 거취를 정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견해도 조심스럽게 고개를 들고 있다. 검찰 수사가 어떤 방향으로 전개될지 예측불허인 상태에서 이 총리가 사퇴하면 의혹을 인정하는 것처럼 비칠 수 있다는 점이 부담이긴 하지만, 총리직을 유지하면서 수사를 받았다가 의혹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현정부가 떠안아야 할 정치적 부담은 상상 이상이기 때문이다. 김무성 대표는 "이 총리가 그런 일이 없으면 거취 표명을 할 이유가 없다. 그런데 만약 그런 일이 있으면 거취 표명을 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새누리당이 현직 총리의 검찰 수사 자청이라는 정면돌파 카드를 꺼내 든 것은 당장 눈앞에 닥친 '4·29 재보선 전패 우려감'도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일파만파 커지는 의혹에 선제대응함으로써 재보선이나 향후 정국에 미칠 영향을 조기에 차단하려는 접근법이라는 것이다. 당장 새누리당은 재보선은 물론 내년 총선의 전략도 수정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는 얘기가 당내에서 나돌고 있다. 심지어 이번 파문이 당의 생존까지 위협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이완구 국무총리, “내가 성회장 돈받았다면 목숨을 내놓겠다”
이른바 '성완종 리스트'에 이름이 오른 이완구 국무총리가 자신의 결백을 강조하면서 14일 국회 외교·통일·안보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성 회장으로부터 돈을 받은) 어떠한 증거라도 나오면 목숨을 내놓겠다"고 말했다. 이 총리는 이날 이철우 새누리당 의원이 "성완종 회장으로부터 3000만원을 받았다는 보도가 나오는 것과 관련해 입장을 다시한번 밝혀달라"고 말한 데 대해 이 같이 밝혔다. 이 총리는 자신에게 거듭되는 의혹에 대해 작심한 듯 "어떤 경우라도 좋다. 목숨을 걸겠다"고 여러차례 강조했다.
그는 또 권은희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성 회장과의 친분관계를 묻는 질문에 대해 "여야를 막론하고 동료 의원들에게 후원금을 준 것으로 알고 있지만 저는 한번도 후원금을 받은 적이 없다" 며 "이는 친하게 지내지 않았다는 반증 아니겠느냐"고 항변했다. 이어 그는 "(성완종 전 회장에게) 다른 의원들은 후원금을 받았다"며 "내가 공개할 수 있다. 그 중에는 야당 의원들도 있다"고 말했고, 이에 본회의장이 크게 술렁였다. 그러자 이 총리는 "동료의원들의 이름을 거명하고 싶지 않다"며 "선거관리위원회에 가면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성완종 리스트로 정국이 혼란스러운 상황에 대해 국정 책임자로서 사과할 의향이 없느냐는 질의에 대해선 "저는 이 사건과 관련이 없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 총리가 이 처럼 강수를 둔 배경은 지난 13일 2012년 대선에 개입한 바 없다고 했다가 선거지원 사진이 공개됐고, 이 총리에게 3000만원을 건넸다는 성완종 회장의 녹취록이 공개되는 등 '말바꾸기' 논란에 휩싸인 탓이다. 미온적으로 대응할 경우 의혹을 수긍하는 듯한 모습으로 비춰져 더 이상 총리직 수행이 어려울 수 있을 것이란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새누리당은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성완종 리스트'에 이름이 오른 인물 중 이 총리부터 먼저 검찰 수사를 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이 총리는 새누리당 지도부 결정에 대해 "그 말씀에 동의한다. 총리부터 수사를 받겠다"고 답변했다. '성완종 리스트'를 수사 중인 특별수사팀은(팀장 문무일 검사장)은 '이 총리부터 수사해야 한다'는 새누리당의 주장에 대해 "수사의 논리대로 수사하겠다"는 입장이다. 수사팀은 이날 "검찰의 기본적 임무와 역할에 따라 수사 논리와 원칙대로 정도를 가겠다"며 "수사 외적인 요소에 대해 고민하거나 그런 부분들까지 고려해서 수사할 겨를이 없다"고 밝혔다.
한편 국회 차원의 진실 규명도 이뤄질 예정이다. 유승민·우윤근 양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주례회동을 갖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및 운영위원회, 안전행정위원회를 조속한 시일 내에 열기로 하고 실체적 진실이 규명되도록 최대한 노력하기로 합의했다.
청와대, 총리 직무정지 논란 “할말 없다, 검찰수사 지켜보자”
이른바 '성완종 파문'이 이완구 국무총리의 직무정지 등 거취문제로까지 확산되는 가운데, 청와대는 언급을 극도로 자제한 채 "일단 검찰의 수사결과를 지켜보자"는 입장을 보였다. 이날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2013년 4월 충남 부여·청양 재선거 당시 이 총리에게 선거사무소에서 3000만원의 선거자금을 건넸다고 주장했다는 의혹보도가 나온 후, 즉각 사퇴를 주장하는 야당과 의혹을 부인하는 이 총리간 진실공방이 이어지자 청와대는 "할 말이 없다"며 말을 아꼈다.
특히 이 총리가 "목숨을 내놓겠다"며 관련 의혹 일체를 완강히 부정하고, "목적을 가지고 남겨놓은 메모와 진술로 한 나라의 국무총리 자리가 흔들릴 수 없다"면서 자진사퇴 불가 입장을 밝힌 데 대해, 청와대 관계자들은 박근혜 대통령이 12일 '성역없는 엄정한 수사'를 검찰에 지시한 만큼 그 결과를 지켜보자고 말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아직 수사에서 사실(fact)이 나온 게 없고 수사도 하기 전에 주장과 주장이 부딪히는 상황이다. 새로운 사실 없이 설(說)과 변호만 있다"면서 "검찰의 수사를 지켜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앞서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오전 이 총리의 금품수수 의혹에 대한 청와대 입장을 묻는 질문에 "청와대에서 드릴 말 없다"면서 "일단 검찰 조사가 시작됐고, 조사에 응한다 말 하지 않았냐"고 반문했다. 이어 '전직 비서실장과 달리 총리는 민정수석실 공직기강 비서관의 조사 대상 아닌가'라는 질문엔 "검찰에서 수사하고 있으니 지켜봐 달라. 앞서 가는 건 좋지 않다"고 답했다. 민 대변인은 '이 총리에 대한 검찰조사가 시작되면 청와대에 조치를 취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너무 앞서가는 것 같다"고 짧게 말했다.
청와대 관계자들은 또한 이 총리가 국정을 책임지는 2인자로 4대 구조개혁 등 산적한 개혁과제를 앞두고 '성완종 파문'에 따른 국정공백에 대해 우려감을 나타냈다. 또 다른 청와대 관계자는 "우리가 지금 개혁에 올인 해야 하는 데, '성완종 파문'이 터져 굉장히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한편 앞서 새누리당은 최고위원회를 열어 이 총리에 대한 특검도입 여부와 거취문제 등을 심각하게 논의한 바 유승민 원내대표는 최고위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이 총리의 총리직 거취에 대해 "깊이 고민을 했지만 일부 언론에서 이야기하는 직무정지라는 것은 법적으로 없는 일"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주철기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은 오는 16일 출발하는 박근혜 대통령의 남미 4개국 순방을 연기해야 한다는 야당의 주장에 대해 "대외적으로 약속한 국가적 사업"이라며 "연기의 특별한 이유가 없다고 보며 예정대로 하겠다"고 밝혔다.
검찰,'성완종 금품전달 녹취파일' 내일 확보…관련자 출국금지
한편 검찰은 15일께 성 전 회장과 전화인터뷰를 한 경향신문으로부터 인터뷰 녹취파일을 넘겨받기로 했다. 14일 검찰에 따르면 특별수사팀은 15일 오후께 성 전 회장이 스스로 목숨을 끊기 전 48분여간 나눈 전화인터뷰 녹취파일을 확보해 내용 분석에 착수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특별수사팀은 경향신문, 성 전 회장의 유족과 녹취파일 입수 일정을 최종 조율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전화인터뷰 내용은 숨진 성 전 회장의 유류품에서 나온 메모('성완종 리스트')와 함께 그의 정치권 금품 제공 의혹을 뒷받침하는 유력한 단서로 꼽힌다. 녹취파일에는 성 전 회장이 메모에 돈을 건넸다는 취지를 담아 기재한 여권 정치인 8명에 대한 구체적 금품 전달 정황이 담겨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완구 총리에게는 2013년 4월 충남 부여·청양 국회의원 재보선에 나선 당시 3천만원을 직접 건넸다는 주장도 포함돼 있다.
특별수사팀은 녹취파일에서 드러날 구체적 금품전달 정황에 비춰 우선 확보할 수 있는 증거나 자료가 무엇인지 등을 따져 추가 입수에 나설 방침이다. 성 전 회장이 정치인에게 전달하라며 금품을 맡겼던 인물 등을 다시 만나 과거의 금품거래가 언제, 어떻게 이뤄졌는지 등을 물어보면서 기록했다는 '비밀장부'가 실제로 있다면 특별수사팀의 입수 대상이 된다. 성 전 회장이 2013년 8월부터 지난달까지 자신이 만난 사람과 시간·장소 등을 일지 형태로 적은 다이어리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는데, 그의 측근 등을 통해 검찰이 다이어리를 확보할지도 관심거리다.
다이어리에는 성 전 회장이 메모('성완종 리스트') 속 정치인 8명과 62차례 회동 약속을 잡았다고 기재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완구 총리의 이름이 23차례, 홍문종 의원이 16차례, 허태열 전 실장이 8차례가량 다이어리에 기록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처럼 성 전 회장이 정치권 인사들에게 금품을 건넨 정황을 엿볼 만한 자료를 제출할 것을 경남기업 측에 요청한 상태다. 특히 검찰은 이르면 이번 주 안에 메모와 녹취파일 속 의혹과 관련을 맺고 있는 성 전 회장 주변인사들에 대한 참고인 소환 조사를 시작할 것으로 관측된다.
성 전 회장이 국회의원으로 활동할 당시와 기업인으로 돌아왔을 때 곁에서 수행비서 역할을 맡은 이모씨를 포함한 측근 인사들과 성 전 회장 주변 인물 등 10여명은 이번 수사와 관련해 출국금지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미 경남기업 비리 사건의 피의자로서 검찰 조사를 받은 경남기업 한모 부사장도 사내 비자금 관리에 깊게 관여한 것으로 드러난 만큼 특별수사팀의 조사가 불가피하다. 일단 성 전 회장이 2011년 6월께 홍준표 경남도지사에게 당 대표 경선 자금 명목으로 1억원을 건넸다고 주장하면서 돈 전달자로 지목했던 측근 윤모씨가 참고인 조사를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 뒤따르고 있다. 윤씨 또한 출국금지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성 전 회장이 금품을 2011∼2013년에 전달했다고 주장한 인물들의 경우 그 진위를 떠나 의혹 자체가 공소시효를 완성하지 않은 만큼 우선 수사에 착수할 예정이다.
국민들은 이런 상황에서 이총리가 총리직을 제대로 수행하겠냐며 "만약 본인이 목숨을 내걸만큼 억울하다고 해도 그렇다면 차라리 스스로 총리직을 내려놓고 검찰 수사를 떳떳하게 받으라는 주문이 많다. 또 총리발언이 신뢰가 가지 않는 것이 설사 볼법 자금을 받았다해도 목숨을 내놓겠다가 무슨 말이냐? 그게 할소리냐? 그래서 더 성완종 돈을 받은 것으로 의심이 간다. 상대가 죽었다고 해서 말을 막해도 되느냐? 수사대상이 총리, 대통령 비서실장등등인데 검찰수사 공정하고 철저한 실체적 진실을 파헤치는 수사로 갈것인지 믿을 수 없다. 어차피 여야 정치진영을 떠나 특검사안이다, 성완종,경남기업도 문제가 많은데 국민이 더 열받은 것은 거짓말들 때문이다"는 반응들이다. 아직 진실은 누구말이 맞는지 모른다. 하지만 총리의 언급이 거짓으로 밝혀지면 국민들은 "총리 말대로 목숨을 내놓아야 할 것이다"라고 말하고 있다.
권병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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