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국정농단, 갑질들도 극치, 대통령 지시들도 드러나<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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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 작성일16-11-11 09:14 조회1,196회 댓글0건본문
최순실 국정농단, 갑질들도 극치, 대통령 지시들도 드러나<1>
검찰, 해운대 엘시티 이영복 회장 체포-이영복, 최순실과 연관있는지도 의혹
부산 해운대해수욕장과 10여m만 사이에 두고 101층 호텔과 85층 주상복합아파트 2개 동을 짓는 해운대관광리조트(엘시티)사업은 사업과정에서 수백억원대 비자금 조성과 정관계 등에 로비 의혹들과 최순실과도 연루가 되어있는지의 의혹도 받고 있다. 이 사업 시행사인 엘시티PFV의 실소유자 이영복(66) 청안건설㈜ 회장이 석 달 동안의 도피 끝에 10일 검찰에 체포됐다. 이씨는 가족과 지인의 설득으로 자수하러 부산으로 오다 마음을 바꿔 서울에서 다시 은신 중 가족신고로 10일 오후 9시 10분쯤 경찰에 붙잡혔다. 이 회장은 11일 새벽 검찰 승합차를 타고 부산지검에 압송됐다.
이날 오전 3시 20분쯤 부산지검에 모습을 드러낸 이씨는 수갑을 차고 수사관에게 양팔을 붙들린 채였다. 얼굴에는 마스크를 착용했고, 복장은 검거 당시 그대로였다. 오랜 도피생활을 한 탓인지 초췌하고 피곤한 모습이었다. 혐의와 로비 여부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그는 “검찰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말했다. 로비장부 유무에 대해서는 함구했다. 또 ‘비선실세’로 지목된 최순실을 만난 적 있느냐는 질문에는 눈을 잠시 감으며 미간을 찌푸리다 고개를 저었다.
이씨는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2분여 만에 수사관과 함께 검찰청사로 들어갔다. 검찰은 이씨를 상대로 간단한 기초조사를 진행한 뒤 구치소에 입감 했다가 11일 오후부터 본격적인 조사할 예정이다. 검찰이 주목하는 것은 이씨가 조성한 비자금의 사용처다. 2조7400억원의 초대형 건설사업을 벌이는 과정에서 정관계와 법조계, 언론계 등에 로비를 했다는 의혹이 꾸준히 제기돼온 때문이다.
이씨는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수백억원대 비자금 조성(횡령)혐의와 거액의 사기대출 혐의를 받고 있다. 사기대출과 횡령금액은 아직 정확히 확인되지 않았다. 앞서 검찰은 지난 8월 엘시티 자금담당 임원 박모(53)씨 등 2명을 구속했다. 박씨 등은 허위용역과 회사 돈을 빼돌려 520억원의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이 비자금 조성에 이씨가 주도적 역할을 하고, 돈을 가져간 것으로 보고 있다.
문제의 엘시티 사업은 해운대구 중1동 일대 6만5000㎡에 관광호텔 260실과 일반호텔 561실 등이 있는 랜드마크 101층(411.6m) 1 개 동과 882세대의 아파트가 있는 지상 85층짜리 2개 동, 워터파크, 판매시설, 전망대 등을 짓는 사업이다. 지난해 10월 착공돼 2019년 11월 말 완공될 예정이다. 사업비만 2조7400억원이 들어간다. 애초 엘시티 부지는 부산 해운대의 마지막 금싸라기 땅이었다. 최근까지 개발되지 않고 남아있던 해운대 백사장 인근의 마지막 땅이었다. 슬럼화돼 남아있던 이 땅을 부산시는 2006년 11월 도시개발구역으로 고시했다. ‘사계절 체류형 관광단지’를 만든다는 명분이었다. 이에 따라 2007년 6월 민간 사업자 공모에 들어갔고 트리플 스퀘어 컨소시엄(현 엘시티)이 선정됐다.
하지만 사업 추진 과정에서 불가하던 주거시설이 허용되고, 높이 60m로 제한된 건물높이가 해제됐다. 부산시가 도시계획위원회 등을 거친 결과다. 결국 부산시는 2010년 1월 사업을 승인하고, 해운대구는 2011년 10월 건축을 허가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부지면적이 기준(12만5000㎡)에 미달한다는 이유로 환경영향평가를 받지 않았다. 교통영향평가도 약식으로 이뤄졌다. 대신 부산시는 수백억원을 들여 엘시티 주변 도로를 넓혀주고 공원을 조성해주기로 했다. 사업추진 과정에서 수없이 많은 특혜의혹이 제기된 이유다. 이에 대해 부산시는 “적법 절차를 거쳐 사업승인 등이 나갔기 때문에 법을 위반하지 않았고 특혜를 준 적도 없다”고 해명했다. 최순실과의 연루도 있는지 검찰의 철저한 수사가 필요하다.
최순실, 장관들 인사도 좌지우지
한편, 최순실(60·구속)이 대통령교육문화수석비서관,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인사를 좌지우지한 사실이 8일 체포된 차은택(47)의 검찰 진술로 10일 확인됐다. 그동안 최순실이 대통령 연설문을 미리 받아 보고 대통령이 참석하는 주요 회의 개최에 관여하는 등 국정을 농단한 사실은 일부 드러났지만, 그가 정부 핵심 인사에까지 직접 관여한 사실이 밝혀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차은택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2014년 외삼촌인 김상률 숙명여대 교수(56)를 대통령교육문화수석에, 홍익대 대학원 지도교수인 김종덕 씨(59)를 문체부 장관에 임명해 달라고 최 씨에게 청탁했다”는 진술을 받았다. 차은택은 그의 측근인 송성각 씨(58·구속)를 한국콘텐츠진흥원장에 앉혀 달라고 최 순실에게 청탁했다고도 진술했다.
김 전 수석 등 3명은 차은택이 최순실에게 청탁을 한 그대로 박 대통령이 실제로 임명했다. 최순실이 임명권자인 박 대통령을 움직여 이들의 인사를 관철시킨 것이다. 이 3명이 임명된 시기는 김 전 수석과 송 전 원장이 각각 2014년 12월, 김 전 장관은 그해 8월이다. 차은택이 2014년 8월 대통령직속 문화융성위원회 위원으로 위촉된 직후다. 이들은 차은택의 도움으로 정부 고위직에 오른 뒤 반대급부로 차은택을 도왔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김 전 장관은 장관 취임 후 문체부 예산을 차은택과 그 측근들이 추진한 문화콘텐츠융합 사업 등에 밀어준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김 전 수석은 최순실이 실소유한 더블루케이의 사업과 관련해 이 회사 조모 전 대표를 만나 사업을 논의하는 등 최순실 관련 사업을 도와줬다는 증언이 나온 바 있다. 또 송 전 원장은 차은택과 관련이 있는 회사들이 콘텐츠진흥원의 예산을 받도록 힘써 준 의혹을 받고 있다.
차은택, CJ에 문화사업 2개 요직 요구
'문화계 황태자' 차은택이 CJ그룹에 문화창조융합벨트 사업의 2개 핵심 직책을 요구하고 이를 통해 이권을 챙기려 했던 정황도 드러났다. 차은택은 '비선 실세' 최순실을 등에 업고 문화정책과 인사를 좌지우지하면서 자신과 관련된 업체 등을 통해 사익을 챙긴 의혹을 받고 있다. 이런 가운데 그는 자신이 주도한 문화창조융합벨트와 관련해 CJ가 맡은 두 사업에서 각각 핵심적인 자리를 요구한 것으로 확인됐다.
문화창조융합벨트 사업에 관여했던 핵심 관계자는 11일 "차씨가 지난해 2월 개소한 문화창조융합센터 출범 당시 CJ에 센터장 자리를 요구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K-컬처밸리에서는 공연총감독 자리를 요구했으나 CJ가 모두 거부했다"며 "이후 차씨가 CJ에 대해 호의적이지 않았던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차 씨는 2014년 8월 문화융성위원회 위원으로 위촉된 데 이어 작년 4월 창조경제추진단장 겸 문화창조융합본부 단장으로 발탁됐다. 2019년까지 총 7천억 원대 예산이 책정된 초대형 사업인 문화창조융합벨트는 상암동 문화창조융합센터, 청계천 문화창조벤처단지, 고양시 K-컬처밸리, 홍릉 문화창조아카데미 등 다양한 문화사업 거점을 국내 곳곳에 건립하는 프로젝트다.
이 가운데 CJ는 상암동 CJ E&M 본사에 문화창조융합센터를 열었고, 고양시에 K-컬처밸리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 CJ가 설립과 운영을 맡은 문화창조융합센터는 문화창조융합벨트 주요 거점 중 가장 먼저 문을 연 구심점이다. K-컬처밸리는 축구장 46개 크기의 땅에 한류를 주제로 한 테마파크·공연장·쇼핑몰·숙박시설 등이 들어서는 복합 문화공간이다. CJ는 내년 완공을 목표로 1조4천억 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핵심 관계자는 "차 씨는 문화창조융합센터장을 맡아 각종 콘텐츠 기획 및 개발사업에 직접 영향력을 행사하려 했을 것"이라며 "총감독직 역시 K-컬처밸리에서 개최될 수많은 대형 공연 등을 둘러싼 이권을 노렸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차 씨는 자신과 관련이 있는 업체들을 문화창조벤처단지에 입주시키고 지원받게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또한 그가 현 정권에서 인천아시안게임, 밀라노 엑스포,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등의 행사에서 영상감독 등을 맡아 자신과 직간접적으로 관련된 회사에 일감을 줬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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