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엘시티 이영복 로비명단·비자금 장부 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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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 작성일16-11-17 19:21 조회1,265회 댓글0건본문
검찰, 엘시티 이영복 로비명단·비자금 장부 확보
검찰은 부산 해운대 초고층 주거시설인 엘시티(LCT) 시행사 이영복(66·구속) 회장의 정·관계 로비 명단과 비자금 액수가 담긴 장부를 일부 확보한 것으로 17일 알려졌다. 이 장부에는 정치인과 고위공무원 등 수십명의 정·관계 인사 명단과 함께 비자금 조성 규모와 사용처 등도 일부 기록돼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엘시티 비자금 조성 및 로비 의혹을 수사 중인 부산지검 특수부(부장검사 임관혁)는 이 회장의 비자금 장부 일부를 확보하고 570여억원의 자금 조성 경위 및 사용처에 대해 집중 조사를 벌였다.
검찰은 관련 회사 임직원 소환조사를 통해 이 회장이 현금 인출과 카드깡, 상품권 등으로 상당한 금액을 지출해 자신의 차명 계열사 운영자금과 본인 및 가족들의 부동산 취득, 유흥비 등에 사용한 내역을 확인했다. 이 회장은 채무가 많아 본인 이름으로 사업을 할 수 없는 상태다. 검찰은 이 회장이 작성한 로비 명단 및 비자금 조성 내역 장부가 3, 4개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측근들을 상대로 장부의 소재를 파악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 회장의 한 측근은 “이 회장은 평소 꼼꼼한 성격으로 장부에 모든 기록을 남기는 스타일이며 한 번에 수억원대의 로비자금도 누구를 시키는 일 없이 직접 전달했다”고 말했다. 검찰은 이 회장이 로비는 없었고 비자금은 부동산 취득과 개인 채무변제 등에 사용했다고 주장해 자금의 사용처 전모를 규명하는 데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검찰은 이 회장이 가입한 친목계 계주 김모(수입의류 유통업체 운영)씨의 주거지와 청담동 사무실, 계원이자 이 회장이 자주 이용한 유흥주점 사장 P씨의 주거지, 부산시 경제특보 정모씨 자택에 대해 이날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검찰은 이 회장이 2011년부터 계원으로 가입해 곗돈을 납입했고 횡령자금으로 김씨와 자금 거래한 사실을 확인했다. 검찰은 이 회장이 최순실(60) 친목계원으로 활동하면서 최순실에게 인허가와 부동산 투자이민제 지정 등 각종 특혜 로비를 벌였는지 조사할 방침이다.
특히 최순실이 엘시티 견본주택을 다녀간 정황을 근거로 최씨가 엘시티 사업에 관여했는지 확인하고 있다. 이 회장과 최순실이 같은 계원인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인데도 검찰이 김씨에 대해 뒤늦게 압수수색에 나선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윤대진 부산지검 2차장검사는 “계주 김씨가 이 회장이 계원인 것은 사실이나 자신은 모임에는 나가지 않고 돈만 보내 최씨가 계원인지 몰랐다고 진술하고 있다”며 “향후 압수물 분석을 통해 25명으로 알려진 계원이 누구인지와 모임 성격 등을 확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엘시티 게이트가 몰고 온 새 국면?
전대미문의 일반인에 의한 국정 농단 의혹이라는 '최순실 게이트'가 한 달 가까이 모든 이슈를 블랙홀처럼 집어삼키며 정치권을 뒤흔든 가운데 이번엔 부산발 게이트가 불거질 조짐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철저한 수사를 지시한 부산 엘시티(LCT) 비리 의혹에 부산 지역 여야 정치인들이 대거 연루됐다는 설이 파다하게 퍼지면서 최순실 게이트 못지않은 대형 정치 스캔들로 번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처럼 최순실 게이트와 엘시티 의혹이 묘하게 맞물리면서 연말 정국은 더욱 걷잡을 수 없는 혼돈 속으로 빠져드는 형국이다.
만에 하나 엘시티 스캔들에 유력 정치인들이 대거 연루되면 정국은 새로운 국면을 맞을 수밖에 없다. 게이트 정국이 최순실과 엘시티로 나뉘어 흘러가면서 최순실 게이트에 집중됐던 관심이 분산될 수 있고, 박 대통령과 친박도 전열을 재정비할 계기를 맞을 수도 있다. 무엇보다 대선이 앞으로 1년여 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각종 게이트가 잇달아 터져 나올 조짐을 보이면서 대선 구도 역시 크게 출렁일 가능성이 제기된다. 각 당 지도부와 잠룡들 역시 긴장을 감추지 못한 채 검찰의 칼끝이 향하는 곳을 주시하고 있다.
최순실 게이트의 경우 사실상 여권이 일방적으로 불리한 이슈지만, 엘시티 의혹의 경우 정치권의 어느 누가 유탄을 맞을지 예측하기 어려운 문제여서 대선 정국의 불가측성을 더욱 높이고 있다. 정치권 안팎에서 박 대통령의 수사 지시가 자신을 궁지로 몰아넣은 민주당 주류 친문(친문재인)계와 새누리당 비주류를 동시에 겨냥한 것이라는 설이 급속도로 확산하고 있는 점도 심상치 않다. 공교롭게도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와 새누리당 김무성 전 대표는 이날 자신을 둘러싼 '엘시티 연루설'이 인터넷에 퍼지자 "사실무근·흑색선전"이라며 각각 검·경에 유포자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이와 관련, 일각에서는 출구 없이 사면초가에 몰린 친박이 '사즉생(死卽生)'의 각오로 반격에 나선 것이라는 미확인설까지 나돈다. 다시 말해 죽음이 시기의 문제일 뿐이라면 차라리 스스로 죽을 각오로 탈출구를 찾아내든가, 아니면 전투에 참가한 피아가 모두 함께 자폭하는 극단적 상황까지도 상정했을 것이란 설이다. 우연일 수도 있겠으나 박 대통령의 수사 지시를 전후로 청와대와 새누리당 주류 친박(친박근혜)계가 반격의 채비에 나선 것도 예사롭지 않아 보인다. 정연국 청와대 대변인은 17일 박 대통령의 엘시티 수사 지시에 대해 "근거없는 의혹 제기에 대한 혼란을 막기 위한 것"이라고 거듭 반박했다.
친박 일색의 새누리당 지도부도 박 대통령의 수사 지시가 정상적인 국정 수행이라는 점을 거듭 강조하고 있고, 비주류 측의 사퇴 요구를 거부하는 태도도 더욱 완강해졌다. 반면 야권과 여권 비주류는 박 대통령의 수사 지시를 비판하며 정국의 초점이 최순실 게이트에서 엘시티 비리 의혹으로 이동할 가능성을 경계하고 있다. 야권은 박 대통령이 '물타기'를 통한 국면 전환에 착수한 것이라고 비판했고, 여권 비주류는 박 대통령의 수사 지시가 시기적으로 적절치 못하다고 지적했다.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는 정책조정회의에서 "자기편끼리 똘똘 뭉쳐 정면돌파를 하겠다는 건 국민 속에 자신들만 고립되겠다는 것"이라며 "대통령이 개헌을 추진하겠다는 엄청난 발표를 해도 최순실 게이트는 덮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은 비대위 회의에서 "대통령이 반격을 시작해 자신에 대한 수사는 변호인을 통해 온몸으로 막고 엘시티 게이트만 철저하게 수사하라는 자기모순과 이중잣대는 적반하장"이라며 "야3당은 어떤 경우에도 청와대의 정면돌파를 용납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새누리당 김무성 전 대표는 박 대통령의 수사 지시에 대해 "이 시점에서 그것에 대해 공개적으로 지시를 내리는 것은 옳지 못하다"고 말했다. 정진석 원내대표는 박 대통령에 대해 "고개 숙였던 사람이 며칠 지나지 않아 '뭐 그리 잘못한 게 있느냐'고 다시 고개를 든다면 현실을 매우 잘못 보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들은 “무슨 게이트든 어느 진영이든 불법비리를 저지른 자들은 이참에 모두 쓸어내야 한다. 또 박대통령과 친박들도 물타기 한다고 고개들 수 없다.” 라고 분노하고 있다.
추적사건25시 사회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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