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산, 미군실수, 탄저균 공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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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병찬 작성일15-05-29 14:30 조회1,575회 댓글0건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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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한미군사령부는 최근 주한 미군 오산 공군기지에 살아있는 탄저균 표본이 배달돼 22명의 실험 요원이 수일간 노출되는 일이 발생했다고 28일 밝혔다. 주한 미군은 그동안 탄저균 테러에 대비해 죽은 탄저균을 미국 본토의 유타주(州) 군 연구소로부터 받아 훈련을 실시해왔다. 하지만 군 연구소 측의 부주의로 살아있는 탄저균이 오산 기지에 배달됐다. 미군은 이를 수일 동안 별도의 조치 없이 보관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주한 미군 관계자는 "지난 27일 오산 공군기지에서 탄저균으로 의심되는 표본의 노출 가능성을 조사하기 위한 신중한 예방 조치를 실시했다"며 "기지에 있는 응급격리시설에서 탄저균 표본을 폐기 처분했으며, 노출인원 중 감염자는 없다"고 말했다. 미군은 이 탄저균을 이용해 주한 미군의 합동위협인식연구소에서 각종 실험·훈련을 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배달된 탄저균이 살아있는 상태라는 긴급 전갈을 이날 받고 폐기 처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균에 노출된 22명의 실험 요원은 모두 합동위협인식연구소 소속이라고 한다.
생물학 무기로 사용되는 병균인 탄저균은 사람이나 동물 체내에 침입하면 독소를 생성해 혈액 내 면역 세포를 파괴한다. 쇼크를 유발하고, 심한 경우 사망에 이르게 하는 치명적인 병균이다. 이 때문에 탄저균은 살아있는 상태로 옮기는 것이 엄격히 규제된다. 미군은 이번에 탄저균을 반입해 오면서 우리나라에 별도의 통보를 하지 않았다고 군 관계자는 밝혔다. 군 관계자는 "살아있는 상태의 탄저균은 어떤 용도로 사용되든 간에 정해진 절차에 따라 엄격히 통제되고, 우리 질병관리본부 승인을 거쳐야만 국내 반입이 가능하다"며 "하지만 죽은 상태의 탄저균은 별도의 승인을 받을 필요가 없고 우리 군이나 보건 당국에 신고할 필요가 없다"고 했다.
질병관리본부는 28일 오산기지로 인력을 급파해 역학조사에 들어갔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탄저균이 보관돼 있던 실험실은 폐쇄된 상태이며, 22명의 탄저균 노출 인력은 모두 항생제를 맞은 상태"라며 "미군이 정해진 절차에 따라 탄저균을 제대로 취급했는지 알아볼 예정"이라고 했다. 한편, 우리 국방부는 "탄저균에 감염된 장병을 치료할 수 있는 항생제(시프로플록사신, 독시사이클린)를 보유하고 있다"며 "탄저균 관련 예방 백신은 국내 질병관리본부 주관으로 2016년 개발을 목표로 연구개발 중"이라고 했다.
스티브 워런 미 국방부 대변인은 27일(현지시각) 성명을 통해 "유타주의 군 연구소에서 부주의로 살아있는 탄저균 표본이 캘리포니아와 메릴랜드 등 9개 주로 옮겨졌다"며 "탄저균 표본 1개는 한국 오산에 있는 미군기지로 보내졌다"고 발표했다. 미군은 표본을 잘못 배달했다가 메릴랜드주의 한 국방부 소속 연구소의 신고로 '배달 사고'를 알게 됐고, 각 연구소에 긴급 폐기 명령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탄저균이란?
탄저병을 일으키는 세균으로, 대표적 생물학 무기로 사용된다. 건조 상태로도 10년 이상 생존하며 감염된 사람의 면역 세포에 손상을 입혀 쇼크를 유발하고 심하면 급성 사망까지 이르게 한다. 탄저병 감염 후 하루 안에 항생제를 다량 복용하지 않으면 80% 이상 사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군 정보 당국은 탄저균 100㎏이 대도시 상공에 살포되면 100만~300만명이 살상될 것으로 예상한다.
최혜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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