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생에게도 뚫린 세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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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병찬 작성일15-07-28 22:25 조회1,616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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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생에게도 뚫린 세관  <?xml:namespace prefix = o ns = "urn:schemas-microsoft-com:office:office" />


경북에 사는 중학교 3학년인 성모군(15)은 학기초 성적표를 몰래 고쳤다가 부모님에게 들통나 혼쭐이 난 적이 있었다. 지난 17일 방학을 했으나 학기말 성적은 기대 이하였다. 성적표를 보여줄 엄두가 나지 않았다. 야단맞을 것이 두려웠다. 성군은 가출해 배를 타고 섬으로 가기로 결심했다. 방학식을 마치고 주머니에 있는 돈을 털어 이날 오후 1시쯤 부산행 무궁화호 열차에 올랐다. 부산역에 도착하자 부산항에 정박한 배가 한눈에 들어왔다. 그러나 표를 살 돈이 없었다. 몰래 타기로 마음먹고 해가 지기를 기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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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9시쯤 부산항 일대 인적이 드물어지자 성군은 부산세관의 철문 아래 30틈을 통해 기어 들어갔다. 이어 180높이의 부산출입국관리사무소 철제 울타리를 뛰어넘은 뒤 바다와 접한 사무소 벽에 몸을 대고 이동해 사무소를 통과했다. 이어 부산국제여객터미널의 울타리를 뛰어넘어 터미널 내 컨테이너 야적장으로 들어가 몸을 숨겼다. 부산항 보안을 담당하는 세관과 출입국관리사무소, 부산항보안공사가 성군에게 맥없이 뚫리는 순간이었다.


낮에 봐둔 크고 깨끗한 배에 타기로 하고 때를 기다렸다. 18일 새벽 1시쯤 배 주변에 오가는 사람이 없었다. 성군은 선박 측면의 붙박이 사다리를 타고 5m 이상을 올라간 뒤 배 안으로 들어가 화장실로 숨었다. 멀어야 제주로 가는 배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 배는 일본 시모노세키로 가는 부관페리 성희호(16875t)였다. 성희호는 당초 17일 오후 9시 출항할 예정이었으나 기상악화로 출항 대기 끝에 18일 오전 3시쯤 승객을 태우지 않고 화물만 싣고 일본으로 향했다. 


화장실에서 한참을 숨어 있던 성군은 배가 움직이자 화장실 밖으로 나온 뒤 선내를 조심스럽게 돌아다녔다. 아무도 없었다. 선내 안내판 등을 보고나서야 일본행 선박이란 사실을 알았다. 덜컥 겁이 났지만 내친김에 일본에 가보기로 했다. 경비가 필요할 것 같아 선내 카페 계산대에 있는 엔화 등 82000원을 챙겼다. 성군은 오전 7시쯤 갑판으로 나왔다가 선원에게 발각됐다. 시모노세키에 입항하기 직전이었다 


성군은 선사의 보호를 받아 부산항 귀항 후 경찰에 넘겨졌다. 부산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28일 성군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은 세관 울타리를 넘은 것은 과태료 부과 대상이고 밀항죄는 밀항 의도를 가져야 범죄가 성립되고 처벌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최혜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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