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도봉구 쌍문동 아파트 13층 화재, 3명사망, 사상자 20여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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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 작성일16-09-24 22:43 조회5,343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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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도봉구 쌍문동 아파트 13층 화재, 3명사망, 사상자 20여명

24일 오전 435분쯤, 서울 도봉구 쌍문동의 한 아파트 13층에서 불이 시작되자 주민들은 모두 밖으로 뛰쳐나왔다. 곳곳에서는 '살려달라'는 비명이 가득했다. 이 아파트 주민 김모씨(57·)"복도로 뛰쳐나왔을 때 매캐한 냄새가 코를 찌르고 숨을 쉬기 어려웠다""연기가 자욱했고 사람들이 잠을 자다 옷도 제대로 입지 못하고 뛰쳐나왔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날 오전 11시쯤 아파트 단지 주민들은 여럿이 모여 새까맣게 타 버린 아파트 외벽을 바라보고 있었다. 주민들은 이 불로 숨지거나 다친 이들에 대해 안타까움을 토로하며 수습 현장을 지켜봤다.

불이 난 아파트 내부는 15층까지 분진으로 가득했다. 분진과 물이 섞여 떨어지고 있었고 거주자들은 복도에 흥건한 물을 빗자루와 양동이로 퍼 나르기 바빴다. 주민들 상당수가 마스크를 쓰고 있었다. 여기에 화재로 엘리베이터가 운행되지 않아 고층에 사는 주민들은 통행이 더 불편했다. 해당아파트 단지는 총 408세대로 1993년에 지어졌다. 소방 관계자는 "통로가 좁고 오래된 아파트다 보니 불이 비교적 쉽게 옮겨붙은 부분도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계단을 오르면 오를수록 복도와 벽은 더욱 까맣게 그을렸다. 12층에서 13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에서는 새카맣게 타버린 신발과 옷가지가 널브러져 있었고 창문 역시 대부분 깨져 있었다. 불이 시작된 13층 집 내부는 사물을 분간할 수 없을 정도로 가재도구 등이 타 있었다. 불을 끄기 위해 사용된 이불과 옷가지들이 바닥에 뒹굴었다. 14층에 거주하는 주민 A씨는 당시 화재 상황에 대해 "연기가 너무 심해 눈을 뜨기도 힘들었다""거기에 주민들의 비명까지 들려 '이러다 죽겠다'는 생각마저 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불길이 거세게 올라와 밑으로 내려갈 용기가 쉽사리 나지 않았다"면서도 "가족과 잡은 손을 놓치지 않으려 애썼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시작된 불은 발생 1시간9분 만에 진화됐고 현재까지 총 20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출동한 구조대는 3분 만에 현장에 도착했고 소방당국과 경찰 등은 250여명의 인력을 투입해 화재를 진화했다. 불이 시작된 13층 집 주인 이모씨(46)와 이씨의 막내딸 이모양(15)이 숨진 채 발견됐고 화재 당시 1층으로 추락했던 이씨의 둘째딸(17)도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끝내 숨을 거뒀다. 또 아파트 주민 17명이 연기 흡입 등으로 인해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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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구조활동을 마친 경찰과 소방당국은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 중이다. 경찰과 소방당국, 국과수 등은 25일 오전 11시 합동 감식을 진행할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1차 감식 결과와 이씨의 아들 진술 등을 통해 불은 이씨의 집 거실 TV 장식 뒤 배선 부근에서 시작된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전기적 요인으로 인한 화재에 무게를 두고 있지만 합동 감식 등을 통해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휴일새벽 화재, 아랫집 사람, 이웃들 다 깨워

24일 서울 도봉구 쌍문동 아파트 화재 당시, 한 주민이 대피하면서 문을 두드려 이웃을 깨운 사실이 알려졌다. 경찰과 아파트 주민들에 따르면 이날 화재가 발생한 쌍문동 아파트 13층 집의 바로 아랫집에 거주하는 김경태씨는 새벽 4시가 조금 넘은 시간 윗집에서 쿵쾅거리는 소리를 듣고 잠에서 깼다. '부부싸움을 하는 건가' 생각했던 김씨는 순간 매캐한 냄새를 맡으며 '이상하다' 생각했고, 그 순간 "사람 살려!"라는 다급한 외침을 듣고 정신이 번쩍 들었다. 계단을 통해 윗층으로 올라간 김씨는 아연실색했다. 윗집 큰아들 이모(21·입원)씨가 12층에서 소방 호스를 끌어다가 현관문 안쪽으로 물을 쏴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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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씨는 "현관문 안쪽을 들여다보니 이미 환했어요. 불이 다 번진 거예요"라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김씨는 이씨에게 "빨리 피신하자. 목숨이 위험하다. 나가야 한다"고 설득했으나 이씨는 부친 이모(45·사망)씨와 어린 두 여동생 이모(16·사망), 이모(14·사망)양이 아직 갇혀 있는 집 안쪽으로 계속 물을 쏘기만 했다고 한다. 문득 아랫층에 있는 자신의 가족과 다른 이웃들이 생각난 김씨는 우선 가족들에게 불이 났음을 알린 다음 침착하게 수건에 물을 적셔 건네주고 아내와 자녀를 1층으로 대피시켰다.

그리고 김씨는 12층 맞은편 집부터 한층 한층 내려가면서 1층까지 모든 현관문을 세게 두들기며 "불이야, ! !"이라고 소리를 질러 불이 났음을 알렸다. 해당 동의 주민 대다수는 화재 당시 위층이 소란스럽다고 여기긴 했으나 무슨 일인지 몰랐다가, 김씨 덕분에 화재 사실을 인지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주민은 "대피 방송이 아예 안 나왔는데 어떤 남자가 문을 두드리며 불이 났다고 하길래 밖으로 대피했다"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김씨는 "윗집과 잘 아는 사이는 아니었고 당연히 할 일을 했다고 생각한다"면서 "폐에 뭐가 들어갔는지 가슴이 아파서 병원을 가보려고 한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화재원인은 거실TV뒷쪽 전기배선

화재 원인은 거실TV 뒤쪽 전기배선이 문제였다. 24일 새벽 일가족 3명을 포함해 총 20명의 사상자를 낸 서울 도봉구 쌍문동 아파트 화재의 원인은 배선에서 일어난 전기적 요인으로 파악됐다. 서울 도봉경찰서는 이날 오전 서울지방경찰청 화재감식팀·도봉소방서 등과 함께 불이 최초 발생한 13층 집에서 1차 현장 감식을 벌인 결과 이같이 파악됐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불이 번진 모양새 등으로 보아 불은 이 집 거실에서 시작된 것으로 파악되고, 거실의 텔레비전 장식장 뒤편의 배선에서 단락흔(끊어진 흔적)이 발견됐다"고 말했다. 이어 "전기적 요인으로 화재가 난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방화 가능성은 현재로서는 희박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경찰은 25일 오전 11시부터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소방 당국, 전기 및 가스 등 유관기관 관계자들과 함께 정밀 합동감식을 벌여 정확한 화재 원인을 규명할 예정이다. 비상벨 등 위급상황 발생 시 안전 설비가 제대로 작동했는지도 확인할 계획이다.

사회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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