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의 깊이를 아는 남자, 병원행정사 수석 합격까지 - 강남세브란스병원 김기준 교수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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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10-08-24 11:54 조회937회 댓글0건본문
연세대학교 의학과 학사(1990)
연세대학교 의학과 석사(1996)
연세대학교 의학과 박사(2000)
現 연세메디컬저널(YMJ) 편집위원
現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마취통증의학교실 부교수
現 강남세브란스 병원 교육수련부 차장
바다’라는 단어는 늘 가슴을 두근거리게 만든다. 수평선을 보고 있으면 한없이 넓고 아름답고 평화로운 어머니의 품 같아 보이지만, 해일과 같이 거친 파도를 볼 때면 자연 앞의 인간이란 한낱 보잘 것 없는 모래알일 뿐이고, 그 신비함은 바다의 깊이만큼이나 알 수 없는 것이란 생각이 든다. 이러한 바다의 신비에 한 걸음 더 다가간 의사가 있다. 강남세브란스병원의 김기준 교수님을 이번 달 People Interview에서 만나보았다. 김기준 선생님은 스쿠버다이빙 마니아다. 선생님의 전공과목인 마취통증의학과 스쿠버다이빙은 어떠한 연관이 있는 것일까?
Q. 스쿠버다이빙은 대중적이지 않은 스포츠라 생각되는데 시작하시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1998년에 마취가스가 인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실험을 하고 있었는데 우연히 ‘질소마취’라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신경계 내의 질소 분압이 높아지면 마취가스와 같은 기전으로 인해 마취효과가 나타나게 되는데 이것이 바로 질소마취입니다. 질소마취는 보통 수심 30m 이상에서 압축 공기를 호흡할 때 나타나지요. 저는 이 현상에 대해 굉장히 호기심을 느껴 직접 질소마취를 경험해 보기 위해(?) 스쿠버다이빙을 시작하게 되었어요(웃음).
Q. 주변에 스쿠버다이빙을 강습해 주는 곳을 쉽게 찾을 수 없는 것 같은데 어디서 어떻게 배우셨나요?
인터넷에서 찾아보시면 의외로 많은 정보가 있어요. 저는 인터넷 동호회에서 알게 된 스쿠버다이빙 강사분을 통해 배웠는데, 시간이 많으면 수시로 가서 배웠겠지만 본업도 있고 하니 한 달에 한 번씩 배우러 다녔죠. 그렇게 시작한지 2년 후에는 그리스 산토리니에서 상당히 깊은 수심까지 잠수를 할 수 있게 되었어요. 작년 9월에는 스킨스쿠버 강사 자격도 취득했습니다. 요즘은 학회를 위해 해외에 나갈 때 시간을 내어 스쿠버다이빙을 하고 있고, 국내의 경우 제주도에 2~3달에 한 번 정도 가고 있어요. 하나의 공기탱크로 30분~1시간 정도 잠수할 수 있는데요, 하루에 보통 3탱크 정도 사용합니다. 이틀에 5~6개 정도의 탱크를 사용하고 와요.
각 지역의 바다마다 그 경치가 다르다면서 연구실의 컴퓨터 모니터로 여러 장의 사진을 보여주셨다. 형형색색의 열대어와 산호들, 이름 모를 수많은 바다 속 생명체들의 모습은 아름답고 신비롭기만 하다. 그 중 상어와 함께 찍은 사진을 보여주시며 상어를 만나는 것은 다이버들의 꿈이라 얘기하시는 선생님의 모습은 이미 사진 속 깊은 바다를 헤엄치고 있는 것 같았다.
Q. 스쿠버다이빙의 매력은 무엇인가요? 스쿠버다이빙에 관심이 있는 다른 선생님들께 조언을 해주신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스쿠버다이빙을 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심폐기능이 충분히 좋아야 하고 정식적, 육체적인 피로를 이겨내기 위해서라도 평소에 건강관리에 신경을 많이 써야 합니다. 그래서 금연, 절주를 하게 되고 체력관리를 위해 꾸준히 운동을 하게 돼요. 그리고 잠수복이 타이트해서 몸매를 드러내다 보니 대부분은 몸매 관리에도 신경을 쓰기도 하고... 여러모로 건강관리에 도움이 많이 되는 스포츠에요. 그렇지만 스쿠버다이빙은 만만한 스포츠는 아니에요. 다른 스포츠에 비해 시간과 돈이 많이 들기도 하구요. 처음 배우려 하시는 분들이라면 반드시 관련 이론지식을 충분히 습득을 해야만 하고, 수영장에서 실습도 충분히 해봐야 해요. 또한 안전사고에 대비해 반드시 파트너와 짝을 이뤄 함께 해야 합니다. 하지만 안전을 염두에 두고 겸손한 마음으로 스쿠바다이빙을 대한다면 한 번도 보지 못한 세계를 경험하실 수 있어요. 바다 깊이 들어 갈수록 욕심은 육지에 두고 온 것처럼 마음을 점점 비우게 되고, 바다 앞에서 겸손해 지게 됩니다.
바닷가 근처에서 하는 해외학회에 참석해서 바닷가에 가보면 간혹 어떤 분들은 양복을 입고 해변을 거닐기만 하는 경우도 있어요. 이럴 때 스쿠버다이빙을 할 수 있으면 훨씬 재미있게 시간을 보낼 수 있지요. 현지에서 팀을 이뤄 다이빙을 하는 경우에는 새로운 사람들과 만나는 즐거움도 있구요.
Q. 얼마 전에는 병원행정사 자격시험에서 수석합격을 하셨던데, 병원행정사 자격시험에 대해 설명 부탁드립니다.
병원행정사 자격시험은 보험관리, 원무, 재무, 마케팅, 조직관리, 인적자원 관리 등 병원행정실무에 관계된 사항들에 대한 내용을 공부하여 시험을 봐서 인증 자격을 받는 시험으로, 세브란스 병원에서 JCI 인증평가와 의대교육평가를 하는 과정에서 병원행정에 대한 관심이 생겼어요. 시험에 응시하기 위해서는 협회에서 주관하는 8개월간의 교육과정을 이수해야 합니다. 인터넷 강의를 통해 공부할 수 있어서 장소에 큰 제약은 없었지만 본업도 있고 해서 중고등학생인 자녀들과 함께 공부하다 보니 좋은 성적이 나왔네요.
보통 병원에 대한 대부분의 정보는 수치화되어 기록되는데 이러한 전문적인 내용들을 모른다면 행정직원이 과연 제대로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것인지, 병원이 제대로 운영되고 있는 것인지 알 수 없지요. 병원장이라면 이러한 수치가 올바른지, 경영이 제대로 되고 있는지 판단할 수 있어야만 해요. 특히 병원행정사 자격시험은 모든 경영과 운영을 스스로 하는 의원의 원장선생님들이 병원운영 및 인력관리를 하는데 꼭 필요한 공부라 생각합니다.
선생님께서는 본인의 직접 경험을 통해 잠수의학과 병원행정실무 강좌를 연세대학교 의과대학에 개설하셨다. 잠수의학 강의는 연세대학교가 국내 유일하며, 병원행정실무 강의는 장래에 개업 및 병원 실무와 관계된 부분이라 학생들 스스로도 관심과 열의가 있다고 한다. 최근에는 어떤 목표가 있으신지 여쭤보자 병원행정 CEO 아카데미를 준비 중이라 하신다. 의사의 다양한 사회진출을 목표하는 연세대학교의 교육 목표에 맞는 발자취라 생각되었다. 훌륭한 교수님과 함께하는 학생들 또한 훌륭한 의료전문가로 거듭나리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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