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회 메디게이트 사진공모전 대상 수상 - 홍준기 선생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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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티인사이트 작성일10-08-24 11:44 조회885회 댓글0건본문
1995년 경상대학교 의과대학 졸업
2001년 경상대학교 병원 신경과 전공
2001년~ 경남도립치매병원
2003년~ 창원시립치매병원 신경과 과장
2006년~ 現 엠마우스 요양 병원 병원장
지난 3월1일부터 4월30일까지 삼진제약 후원으로 진행되었던 사진공모전의 결과가 발표되었다. 일상의 순간을 잘 포착한 스냅사진부터 전문 사진작가의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작품까지 다양한 사진들이 출품되었는데, 그 중 가장 많은 추천을 받은 작품은 <안분지족(安分知足)의 삶>이었다. 이번 피플 인터뷰는 대상을 수상하신 홍종원 선생님을 만나보았다.
Q. 먼저 수상 소감 한 말씀 부탁 드립니다.
먼저 서울에서 여기까지 먼 길 오셔서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하루 종일 진료실에만 있다 보면 한정된 지식과 제한된 경험만 겪게 됩니다. 그래서 전국적인 규모의 다양한 진료 환경에 있는 의사 커뮤니티가 많은 도움이 됩니다. 의사들끼리 서로 묻고 답하기도 하면서, 진료 시에 알아두면 도움이 되는 지식들, 바뀐 의료 정책과 법률 등 여러 가지 소식과 생각, 그리고 의사들끼리 털어 놓고 싶은 이야기 등을 공유할 수 있어서 자주 메디게이트에 방문하는데, 마침 사진공모전을 하는 것을 보고 응모하게 되었습니다. 저보다 사진에 조예가 깊으신 원장님들도 많이 있고, 사진작가로 활동 하고 계신 원장님도 계실 텐데, 더구나 제1회에, 받게 되어 큰 영광이고, 여러 선생님들을 대신하여 제가 대표로 받은 것이라 생각하겠습니다.
Q. 이번 사진전에 출품하신 작품에 대해 설명해 주세요.
배경은 경남 사천 서포만 근처인데, 물이 빠지고 난 뒤 S자의 멋진 구도가 아름다운 풍광명미한 장소였죠. 사진을 찍고 있는데, 때 마침 저 멀리서 작은 배 하나가 들어오는 겁니다. 물이 빠져서인지 모터는 사용하지 않고, 긴 작대기로 배를 밀면서 뉘엿뉘엿 천천히 들어오더군요. 그런데 배가 도착한 후에 안을 들여다보니, 잡어 한 마리와 장어 몇 마리가 전부였습니다. 몇 시간을 작업한 결과 치고는 초라한 수확이었죠. 속도와 성과에 얽매인 현대 도시인이라면 처음부터 그런 일은 하지 않거나 욕심을 더 내었겠죠. 그럼에도 즐겁게 하루의 마무리 작업을 하시는 것이 인상적이었고, 또 한편으로, 모든 부모님이 마찬가지겠지만, 자식 뒷바라지 하느라 힘들게 고생하신 부모님의 이미지가 떠올랐습니다. 그래서 제목을 <安分知足>이라 붙었습니다. 만약 풍경만 찍었으면 평범하고 밋밋한 사진에 불과하게 되는데, 때 마침 등장한 배 하나로 주제와 부제가 잘 나타나는 사진으로 바뀌게 되었습니다.
Q. 사진은 어떤 계기로 관심을 갖게 되셨나요?
초등학교 때부터 사진 같은 이미지를 보는 것이 좋아서, 중고등학교 때는 사진반을 했습니다. 지금도 DSLR카메라가 고가이지만, 30년 전에도 수동 SLR 카메라는 매우 고가였잖아요, 웬만큼 사진에 관심이 있고 경제력이 있지 않으면 선뜻 구입하기가 힘들었습니다. 아버지에게 부탁드려 카메라를 하나 샀는데, 반자동 카메라로 만족해야 했습니다. 카메라를 잡는 방법, 황금 분할선 같은 구도, 트리밍 등의 개념들은 중학교 사진반 선생님께 배운 것이데, 지금도 아직도 고스란히 쓰입니다. 지금은 사진에 관해 국내 작가들이 저술한 책들이 많이 있지만, 당시에는 일본책을 번역한 것 몇 가지가 전부였는데, 그런 책도 사서보고, 그리고 당시에 신문사 등에서 사진 공모전을 해서 작품을 발표하면 스크랩을 했던 기억도 납니다. 지금도 가끔씩 사진 관련 책을 구입하거나, 도서관에서 빌려 보는데, 집 앞 시립도서관에 있는 사진에 관한 책은 거의 다 읽어 본 것 같습니다.
Q. 평소 자주 촬영하는 대상은 무엇이며, 동호회나 전시회 활동은 하고 계신가요?
아이들이 어려서 아이들의 일상 스냅 사진을 주로 찍습니다. 사진은 책을 보면서 혼자서 공부할 수도 있지만, 한계가 있어 동호회에 가입해서 출사를 함께 다니면 도움이 됩니다. 아직 시간 등 여건이 되지 않아 자주 출사를 못 나가고, 동호회 활동도 못하고 있습니다만 나중에 여건이 되면 동호회 활동도 할 계획입니다. 대신 작년 1년 동안은 경상대학교(강진중, 노명섭 작가님)와 산업대학교(조명수 교수님) 평생교육원에서 각각 1학기씩 사진 이론과 실습을 하였습니다. 지난해에는 의령예술촌 가을 축제 중, 사진촬영대회에서 운이 좋게도 은상을 수상했는데, 상장과 함께 상금 10만원을 받았죠. 그런데 그 다음 주 사진반 수업 후에 뒤풀이 값으로 20만원이 나갔습니다. 그래도 상장 하나는 남았네요. 하하. 앞으로 10년이나 20년 뒤에는 실력을 더 쌓아서 다른 선배 의사 선생님들처럼 사진작가 명함도 한번 파 보고 싶습니다.
Q. 사진을 잘 찍는 팁이 있다면요?
사진 공부를 하면서 개인적으로 느낀 것은, 초보자와 사진작가는 정반대로 찍는다는 겁니다. 예를 들면, 셔터를 누를 때도 일반인들은 ‘찰칵’하는 셔터소리에 선입견이 생겨, 재빨리 누르니 사진이 흔들리게 돼요. 또한 눈을 중심으로 사람을 보는 습관 때문에 얼굴을 한 가운데 놓고 찍다 보니 머리 위는 남고 다리는 잘리는 사진이 되기 쉽고, 피사체를 너무 멀리서 찍는다거나, 순광이 사진이 잘 나오기 때문에 주로 순광으로 찍지요. 하지만 작가들은 카메라가 흔들리지 않게 살짝 누르고 화면에 피사체를 충분히 채우면서도 뺄 건 빼고, 역광을 즐겨 찍습니다. 만화그리기나 자전거타기 같은 것은 굳이 누가 가르쳐 주지 않아도 자연적으로 저절로 하거나 아니면 책을 좀 보고 하면 됩니다. 그런데 사진은 의식적으로 따로 배우지 않으면 반대로 가는 분야이기도 합니다.
Q. 사진이라는 취미가 환자를 진료하는데 있어 어떠한 영향을 미치시는지요?
흔히들 히포크라테스가 말한 “인생은 짧고, 예술은 길다.”라는 말을 회자합니다. 여기서 예술은 의술이란 말도 하고요. 저는 의학이야말로 가장 훌륭한 예술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직까지 환자가 파킨슨병인 줄 모르고 지내시는 분도 가끔씩 계시는데, 특히 파킨슨병 같은 질환은 진단과 치료만 잘하면 누워 지내던 사람도 걸을 수가 있죠. 그래서 파킨슨변 치료야 말로 예술, 그 자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사진도 의학 공부와 마찬가지로 어깨너머 배우는 다소간의 도재 교육이 필요한 분야입니다. 책만으로는 한계가 있고, 사진에 대해 잘 이끌어 줄 수 있는 선생님이 계시면 단순히 사진 찍는 기술뿐만 아니라, 평소 무심코 지나치던 일상의 모습도, 사물을 창조적이면서 긍정적으로 아름답게 볼 수 있는 눈도 생깁니다. 또한 창의적이기 보다는 근거 중심으로 진료하는 보수적 관점인 의료의 특성을 사진이 창조적이고 예술적인 감각을 보완해 주고 심미안을 갖게 해주어 좋은 취미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Q. 마지막으로 선생님의 평소 진료 철학에 대해 말씀 부탁 드립니다.
의사 면허증은 사람이 주는 것이지만, 의업은 하늘이 준다고 생각합니다. 의사야 말로 천직 중에천직이죠. 저는 개인적으로 어렸을 적부터 의사가 되고 싶었는데, 어릴 적 꿈을 그대로 이룬 사람은 실제로는 그리 많지 않다고 합니다. 이처럼 저에게 의사라는 직업은 하늘이 준 천직으로 여기고 있습니다.
대학 병원을 마치고, 공보의 때 요양 병원과 인연을 맺게 된 게 지금까지 내려오는데, 우리나라에서 10년 이상 요양 병원에서 일을 한 의사도 많지는 않습니다. 요양병원이란 곳이 많은 일반 의사들이 접해보지 못한 생소한 분야라서 그런지 요양원과 헷갈려 하기도 하고, 요양병원에 대한 잘못된 선입견과 오해를 갖기도 합니다. 저도 대학병원에 근무해 보았지만, 뇌졸중 등으로 병원에 입원하고 몇 주 지나면 보험 삭감과, 대기 환자 등의 이유로 퇴원을 종용하게 되는데, 병이 다 나은 것도 아니라 환자와 가족은 집에 갈 엄두가 안 나고 막막하죠, 이럴 때 요양병원이 필요합니다. 요양병원도 병원입니다. 다만 입원 환자가 장기 입원 환자인 거죠. 한편 요양병원에 입원하는 환자의 거의 대부분이 신경과적인 환자이기 때문에 신경과 전문의 입장에서는 다분히 긍정적인 매력이 있는 분야입니다.
메디게이트에 올라온 글들을 리뷰 해보면 비록 소수이기는 하지만, 성실하게 진료를 했음에도 약제비 삭감이나, 영업정지, 면허정지 등 행정 처벌을 받았다는 글들이 가끔씩 올라옵니다. 이런 글들을 보면 남의 일 같지가 않은데, 그 분들이 전과자(?)나 되려고 오랜 시간 힘들게 의대 공부하고 수련 생활을 한 것은 아닐텐데요. 심지어 불량식품 업자를 근절하는 법인 식품위생법에도 의사를 처벌하는 조항이 있으니… 운이 나쁘면 누구나 다 걸릴 수 밖에 없는 구조인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의료의 역사는 당연히 인간과 함께 시작된 것이고, 우리나라에서 현대 의료의 역사는 100년이 넘은 반면에, 의료보험의 역사는 30년에 불과하고, 그것도 궁극적으로 지불제도에 관한 것인데, 현재의 우리나라 상황은 전반적인 의료 행위 자체를 규제하는 것 같아 아쉽습니다. 의료에 관한 전문가인 의사를 전적으로 신뢰하고 맡겨 놓으면, 의사들이 알아서 더 잘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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