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환자 유치, 한국 의료 브랜드를 올리는 것이 우선 - 고려대학교의료원 박관태 선생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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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티인사이트 작성일10-08-24 11:46 조회898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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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6.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졸업

2001. 고려대학교 일반외과 전문의 자격증 취득

現 고려대학교 임상 조교수

現 고려대학교안암병원 장기이식센터 부소장

 
 

박관태 선생님은 2001년부터 한국국제협력단(KOICA) 소속으로 4년간 몽골에서 의료활동을 하셨다. 동료 선생님의 죽음을 계기로 몽골로 의료활동을 떠나게 됐다는 사연이 한 신문기사를 통해 알려지면서 몽골에서 펼쳤던 다양한 의료봉사 이야기를 듣기 위해 선생님을 찾아보았다. 그런데 선생님께서 하시고 싶은 이야기는 기대와는 다른 내용이었다.

Q. 얼마 전 아프리카로 의료봉사활동을 다녀오셨다고 들었는데 봉사활동을 자주 다니시는 것 같습니다. 의료 봉사활동을 열심히 하시는 이유가 있으실 것 같아요.

가장 본질적인 이유는 해외에 우리들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곳이 무척 많다는 것 입니다. 의사라는 것은 본질적으로 남을 돕는 직업이라 생각해요. 처음에는 그들을 도와주기 위해 다녔는데 도와주다 보니 오히려 제가 더 도움을 받게 되는 점이 많았어요. 이렇게 봉사활동을 다녀와서 어려운 사람들을 기억하고, 그만큼 절제된 생활을 하다 보면 의사로서의 초심을 잃지 않게 되고 정신건강에도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몽골에서 오랫동안 의료활동을 했던 탓에 아직도 몽골 환자분들이 저를 찾아 한국에 오시기도 하는데, 이렇게 멀리서 저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분들이 있다는 것에 의사로서 자부심도 느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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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몽골에서 환자분들이 선생님을 찾아 한국으로 오는 것이 어떻게 보면 요즘 대두되고 있는 의료관광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몽골과 지속적으로 관계를 맺고 몽골에서 오신 분들을 돕다 보니 저도 해외환자 유치에 자연스럽게 관심을 가지게 되었는데요, 의료관광과 관련된 문제는 생각을 해 볼 거리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의료관광에는 크게 세 가지 관점이 있는데, 첫째가 미용, 성형과 같은 의료관광이겠고, 둘째가 중동이나 러시아의 부자들을 유치하는 것, 그리고 미국의 부자들을 유치하는 것이죠. 하지만 이 세가지 관점들은 모두 의료라는 것을 돈벌이의 수단으로만 생각한다는 것이 문제에요.

한국은 의료의 질이 높은데 비해 수가가 낮습니다. 그래서 돈이 되는 치아, 성형, 피부과 등 비보험과에 똑똑한 사람들이 많이 몰려있고, 과투자되어 있는데 우리나라의 기형적 현실로 인해 파생된 현상이에요. 바로 이러한 성형이나 피부 진료과에 해외환자를 유치하자는 것이 의료관광인데, 이것은 생명에 지장이 있는 꼭 필요한 치료가 아니기 때문에 경기에 매우 민감하고, 누구나 비슷하게 흉내 낼 수 있기 때문에 의료계에서 신(新)성장동력으로 매진할 영역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의료의 질이 높다는 것과 의료서비스의 수준이 높다는 것을 잘 구분해야만 해요. 치료를 잘하는 병원이라고 해서 의료서비스의 수준이 높을까요? 우리나라의 수가체계하에서는 이러한 치료중심병원들은 박리다매체제이기 때문에 의료서비스 수준이 낮아요. 미국과 같이 의료의 질이 높은 나라에서 자국의 진료비보다 싸게 치료를 받기 위해 한국으로 의료관광을 올 경우, 자국과 동등한 서비스를 원하지 가격이 싼 대신 낮은 서비스를 원하지는 않는다는 거죠. 그리고 우리나라의 치료비가 싸냐 하면 그것도 아니에요. 태국이나 싱가폴은 한국과 의료의 질은 비슷한데 비해 가격은 싸요. 우리나라에서 6인실을 이용할 비용으로 태국이나 싱가폴에서는 1인실을 이용할 수 있으니까요.

그리고 또 하나의 문제가 있는데 바로 수가공개 문제에요. 병원마다 수가가 다른데 이것이 공개가 되지 않고 있어요. 해외환자들에 대해 병원마다 진료비를 다르게 책정한다면 향후 컴플레인 등 문제의 소지가 많습니다. 이렇게 한국에 대해 안 좋은 인상을 갖기 시작하면 다시는 한국을 방문하지 않게 될 거에요

따라서 저는 이런 의료관광에 앞서 후진국 환자에 대한 중증 치료를 통해 우리의 의료기술을 해외에 알리고, 이것을 통해 해외환자를 유치하는 것이 먼저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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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그렇다면 우리나라가 해외환자를 유치하기 위해 현 시점에서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무엇이라 생각하세요?

우리가 남미 국가와 비교했을 때 무엇으로 이길 수 있을지 생각해야 합니다. 우리의 의료브랜드를 올리는 것이 가장 우선되어야 해요. 제가 몽골에서 중증환자들을 치료를 했을 때 그들은 제가 한국이라는 낯선 나라에서 와서 자신의 생명을 구해준 것에 대해 감동하고, 치료나 서비스에 불만이 없었습니다.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국가의 사람들은 컴플레인이 많은 반면, 그들은 어려운 형편에 생명을 구한 것만으로도 감사하게 생각하는 것이지요.

지금 제가 한국에 있지만 아직도 몽골에서 제게 치료받기 위해 한국을 찾는 환자들이 있어요. 어떻게 해서든 제 연락처를 알아내서 치료를 해달라고 연락이 옵니다. 그러면 저는 수술뿐만 아니라 치료비 지원을 해 줄 수 있는 단체를 찾아주고, 병원측에도 되도록이면 싸게 치료받을 수 있도록 요청을 드리곤 해요.

제 경험과 마찬가지로 한국도 아시아에서 중증환자 치료 성공 사례로 선점을 통해 한국이라는 나라의 의료브랜드를 올려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외국인의 비보험 수가를 따로 정하자는 이야기도 있지만 후진국 사람들은 그만한 돈을 낼 수 없어요. 결국은 우리의 브랜드를 깎아먹는 정책이지요. 우리나라가 과거 어려웠던 시절에 여러 나라에서 혜택을 받았던 것처럼, 이제는 우리가 받은 만큼 나눔을 통해 한국의 의료 브랜드를 만들어 나가야 하겠지요. 비싸게 받는 것은 그 이후에 자연스럽게 가능해지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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