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서방파, 340억대 대포차 유통사업 개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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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병찬 작성일15-03-25 22:33 조회2,214회 댓글0건본문
범서방파, 340억대 대포차 유통사업 개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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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포차 : 부도난 기업이나 노숙인 명의로 돼 있어 실제 운전자와 법적 소유자가 다른 차량. 소유주를 찾기가 어려워 각종 범죄에 이용되기 쉽다. 대부분 보험에 가입하지 않아 사고가 발생하면 보상받기 어렵다.
조직폭력배들의 ‘사업 아이템’이 다양해지고 있는가? 국내 대포차 판매 1위 업자와 아파트에서 함께 동거하며 고급 외제 대포차 등을 판매해 40배의 수익을 올린 ‘범서방파’ 행동대장이 경찰에 적발됐다. 대포차 업자의 주요 고객이던 폭력배가 아예 공급자로 나서 대포차 사업을 새로운 수익 창구로 악용하고 있던 사실이 적발된 것이다. 서울 강서경찰서는 온라인 대포차 거래 사이트(www.88ca.co.kr·폐쇄 조치)를 개설해 2010년 4월부터 2014년 7월까지 총 340억 상당의 대포차 1700여대를 유통시킨 김모 씨(32)를 자동차관리법 위반 혐의로 구속하고 이모 씨(37) 등 3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24일 밝혔다.
강서 경찰서에 따르면, 김 씨는 사채업자 등에게서 사들인 이탈리아의 람보르기니, 포르셰 등 슈퍼카를 포함한 고급 외제차를 되파는 수법으로 막대한 이익을 남겼다. 조직이 아닌 단일 유통업자 규모로는 최초 최고 수준이다. 경찰 관계자는 “보통 대포차 유통업자들은 단속을 피하기 위해 한 명의 대포차 공급업자에게만 물건을 받는데 김 씨는 위험을 감수하고 복수의 공급업자와 거래하며 많은 물량을 단기간에 확보해 높은 불법 수익을 거뒀다”고 밝혔다.
문제는 김 씨의 대포차 사업이 전국 3대 폭력조직 중 하나로 꼽히는 범서방파 행동대장 박모(39)의 조직자금을 통해 운영됐다는 점이다. 박모는 대포차 유통 사업으로 큰돈을 벌 생각으로 김 씨를 포섭했으며 2010년부터는 서울 송파구의 한 아파트에서 아예 김 씨와 함께 동거하며 불법인 대포차 사업확장에 나섰다는 것이다. 조직에서 매달 받는 자금 100여만 원으로 ‘동생’들을 먹여 살릴 수 없다는 이유였다고 한다.
박모는 초기 사업자금으로 5000만원을 투자해 지난해까지 4년간 20억 원을 벌어들였다. 2012년 폭력행위로 징역형을 선고받고 구치소에 수감돼 있는 동안에도 수익금을 챙겼다. 경찰 관계자는 “박이 수완이 좋은 김 씨를 놔주지 않으려고 폭력을 행사하는 등 4년 동안 김 씨를 데리고 동거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박 씨의 신원을 확보해 여죄를 조사하고 있다. 박모와 김 씨는 불법이지만 적은 돈으로 허영심을 채우고 싶은 일반 고급차 매니아들에게 대포차를 판매해 사업 규모를 키웠다. 경찰 조사에서 김 씨는 “‘허세’를 부리기 위해 고급 외제차를 대포차로 구입하는 손님이 많았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폭력배들이 합법을 가장한 다양한 사업에 뛰어드는 현상을 우려하고 있다. 경찰 단속이 강화되면서 조직폭력배들이 과거처럼 성매매에 개입하거나 보호비 명목으로 업소에서 돈을 빼앗는 등의 행위로 돈을 챙기기 어려운 환경이 됐기 때문이다. 경찰 관계자는 “최근 폭력조직은 은밀하게 폭력을 동원해 기업을 인수합병하거나 정보를 빼내 주식에 투자하는 등 합법을 가장한 지능범죄를 저지르고 있다”며 “이런 수법의 조직폭력배들을 집중 수사할 방침이다”라고 밝혔다. 각 경찰청 지능범죄 수사과가 바빠져야 하며 국민들은 그렇기를 바라고 있다.
권병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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