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결혼, 늙은 부모 허리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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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병찬 작성일15-05-04 19:39 조회2,061회 댓글0건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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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즈음 결혼이 어렵다. 당사자에게도 부모에게도. 억대의 결혼 비용을 감당할 엄두를 내지 못해 자발적 비혼(非婚)을 택하거나 연애, 결혼, 출산을 포기한 삼포세대도 있지만, 당사자만큼이나 결혼적령기 자녀를 둔 5060세대도 결혼 비용 때문에 고민이 많다. 최근 신한은행 부부은퇴교실에 참석한 50대 직장인 400명을 설문조사한 결과 은퇴 후 자금이 가장 많이 소요될 항목으로 자녀 결혼 비용(64% · 256명)을 꼽았다.
3년 전 아들이 결혼한 직장인 이모(53) 씨는 신부 쪽에서 당연히 남자가 집을 마련하길 기대해 20년 가까이 모은 3억 원을 아들의 아파트 전셋값에 보탰다. 그는 “아들이 나중에 (우리를) 모시고 살겠다고는 하는데 며느리 생각은 어떤지도 모르겠고, 당장 모아둔 돈이 없어 재산이라고는 살고 있는 집과 퇴직금뿐”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둘째딸이 결혼한 사업가 최모(55) 씨는 “호화 결혼식, 예단, 예물 등이 허례허식처럼 느껴져 우리 아이가 결혼할 때는 최대한 간소하게 하고 싶었으나 시댁 눈치가 보였다. 시댁과 조율하다 보니 결국 호텔에서 하객 500명 이상의 결혼식을 하게 돼 생각 이상으로 비용이 많이 들었다”고 말했다.
자녀의 화려하고 특별한 ‘하루’를 위해 노후자금을 털거나 마이너스 통장을 개설하고 제2, 제3금융권에서 빚을 내는 부모들도 있다. 서울 강남의 고급 주상복합아파트에 거주하는 한 주민은 “상견례를 위해 결혼식 전 강남 고급 아파트나 빌라에 단기 입주해 살다 결혼식이 끝나고 비용을 감당하지 못해 지방으로 내려가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결혼정보업체 듀오웨드에서 최근 2년 안에 결혼한 신혼부부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2015 결혼비용 실태보고서’에 따르면 신혼부부 커플당 결혼자금으로 평균 2억3798만 원을 쓴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비용이 평균 1억6835만 원으로 비중이 가장 컸고 예단(1639만 원), 예물(1608만 원), 예식장(1593만 원), 혼수(1375만 원), 신혼여행(451만 원)이 뒤를 이었다. 대졸 신입사원 평균연봉이 2355만 원인 걸 감안하면 자력으로는 결혼이 쉽지 않아 결국 부모에게 손을 벌리게 되는 구조다.
이렇게 올린 결혼식이 만족스러울까. 듀오웨드 조사에 따르면 기혼자의 70%는 ‘다시 결혼 준비를 한다면 비용을 최소화하겠다’고 응답했다. 가장 축소하고 싶은 결혼 준비 품목은 예단(41.3%)과 예물(18.2%)이었다. 결혼에 대한 부모들의 생각도 양극으로 나뉜다. 결혼정보업체 대명위드원의 홍유진 부대표는 “전통 방식으로 모든 걸 갖춰 결혼하길 원하는 경우가 있는 반면, 하나부터 열까지 당사자들이 직접 준비하고 부모는 결혼에 개입하지 않는 경우도 늘고 있다”고 말했다.
홍 부대표는 “결혼식을 단출하게 하는 대신 신혼여행을 알차게 가는 부부도 많다. 50대 부모는 맞벌이 세대로 자녀가 한두 명인 경우가 많아 자식이 결혼할 때 집을 해주는 대신 3~5년 동안 함께 살면서 본인들은 외로움을 달래고 자식의 육아를 도와주기도 한다. 예단을 없애거나 간소화하는 등 허례허식을 줄이려는 열린 사고의 부모도 늘었다”고 말했다. 남들처럼, 남들만큼은 해야 한다는 생각을 깨고 소신껏 결혼한 부부는 공통적으로 “부모가 우리의 선택을 존중하고 지지했다”고 말했다.
결혼은 모르는 두사람이 만나서 새로운 가정을 형성하는 인생의 가장 중요한 항로중 하나다. 새로운 신혼부부, 사랑과 가치가 중요하지 않을까? 처음부터 허례허식이 앞서면 그 가정이 과연 행복할까? 처음에는 빈약해도 점점 두사람의 노력으로 채워나가고 풍족해지는 보람의 사랑이 중요하지 않을까? 처음부터 깨지는 사랑을 하려고 결혼하는 것은 아니지 않는가?
권병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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