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바닥에 추락한 한국예총의 권위-예술인지 장사인지?”<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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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취재부 작성일15-09-25 07:12 조회1,729회 댓글0건본문
“땅바닥에 추락한 한국예총의 권위-예술인지 장사인지?”<1>
우리나라 문화예술의 척도와 지원사업을 알 수 있는 최고권위의 예술단체 ‘(사)한국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이하 한국예총)’에 끝없는 비리잡음이 일고있어 문화예술계는 물론 사회에 까지 적지않은 충격을 주고 있다. 지난 4월 검찰은 한국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이하 한국예총)의 비리혐의를 포착해 수사에 나섰다. <?xml:namespace prefix = o ns = "urn:schemas-microsoft-com:office:office" />
한국예총, 스튜디오텔 운영 위탁간 보증금 깎는 등 부당특혜 의혹
지난 4월10일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김석우 부장검사)는 전날 한국예총 사무실이 있는 서울 양천구 목동 대한민국예술인센터를 압수수색해 법인 운영관련 자료와 회계장부 등을 확보했다고 밝혔었다. 검찰은 한국예총이 국고를 지원받아 예술인센터를 운영하는 과정에서 집행부의 배임 등 비리혐의를 포착했으며, 압수수색에는 한국예총의 전·현직 임원과 집행부의 자택뿐만 아니라 위탁계약을 맺은 부동산관리업체 A사의 사무실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예총 건물
검찰은 한국예총이 예술인센터 11~19층에 있는 스튜디오텔 운영을 A사에 위탁하는 과정에서 50억원의 보증금 가운데 35억원만 받는 등 부당 특혜를 준 것으로 보고, 한국예총 전 회장 이모 씨(70) 등이 대가로 금품을 챙겼는지도 조사할 것이라고 했다. 이와 더불어 한국예총이 부당한 방법으로 간부 친인척에게 주식을 매각했다는 의혹도 함께 조사한다는 방침도 밝혔었다. 한편 한국예총은 1962년 예술분야 협의체들이 만든 비영리단체로, 일각에서는 최초 가난한 예술인에게 낮은 임대료로 작업공간을 제공한다는 목적이 일반인 대상으로 한 부동산 임대사업으로 변질했다는 지적이 있어 예술을 빙자한 심각한 비리의혹이 제기 되었다.
예총의 ‘名人(명인)인증 사업’ 추잡한 이전투구 장사로 전락
예총의 비리는 이 뿐만이 아니었다. 한국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회장 하철경·한국예총)가 ‘대한민국 예술문화 발전을 앞당기고 높은 수준의 유·무형 성과물로 문화예술적 가치를 검증한 명인’을 선정, 시행하고 있는 名人(명인)인증 사업이 실상은 명인들의 주머니를 터는 ‘속 빈 강정’ 사업으로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
힘겹고도 외롭게 지켜온 자부심 하나만을 가지고 살던 전통공예인 A씨는 생활고에 지치면서도 죽어도 전통공예를 놓을 수 없는 삶을 살아왔다. 그러던 A씨에게 한 줄기 희망의 빛이 비추었다. 바로 한국예총에서 명인들을 새롭게 조명하고, 창작지원을 해주는 등 ‘명인’을 인증하겠다고 나섰던 것이다. 한국예총은 지난 2013년 예술명인들과 명인들의 업적을 발굴, 기록, 보존, 평가해 대한민국 최고의 명인으로 인증하고 이에 걸맞는 각종 예우와 품격을 유지토록 제도화하겠다며 ‘명인 인증’사업을 시작했다. 인증된 명인들의 작품은 전시를 통해 홍보하고, 쇼핑몰을 개설해 유통을 적극적으로 돕겠다고 했다.
A씨는 1차 10만원, 2차 100만원으로 큰 비용이 들었지만, 명인 지정으로 인해 얻게 될 명예와 혜택을 생각하며 예총에 명인인증을 신청했다. 실제로 한국예총은 “명인으로 지정되면 명인패와 연감도록, 인증서(영문포함) 트로피를 수여하고, 명인쇼핑몰을 통해 작품을 홍보·판매할 수 있으며 매년 명인축제를 개최해 상설전시장에서 전시회를 열수 있다”는 등 다양한 혜택이 주어진다고 홍보 했다.
이런 한국예총의 홍보에 A씨뿐만 아니라 많은 예술인들이 명인의 명예와 혜택을 기대하며 부담되는 비용을 들여 명인을 신청했다. 그렇게 공예, 제조, 한복, 음식, 사진, 무예, 생활체육 등 다양한 분야의 111명이 제1회 명인으로 지정돼 영광의 인증서를 받았다. 하지만 부푼 꿈을 안고 있던 예술인들에게 약속된 명인 혜택은 돌아가지 않았다.
10만원, 100만원으로 한국예총의 명인패와 인증서는 받았지만 그 외에 혜택은 이렇다 할 설명도 없이 받지 못했다. 특히 명인들이 기대를 많이 했던 상설전시마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익명을 요구한 한 명인은 “큰 비용이 투입됐지만, ‘명인’이 되었지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거나 효과를 본 것은 전혀 없다”며 실망감과 불만감을 쏟아냈다. 그는 또 “전시를 연 적도 없다. 한국예총에서 추진하는 행사에 참여하면 참가비용을 지불해야 되서 ‘혜택’이라고 말하긴 어렵다. 전폭적인 지원을 바라는 것 보다, ‘명인’이란 이름으로 다 같이 모여서 작품을 선보일 수 있는 기회라도 마련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밝혔다.
또 다른 명인은 “빠른 시간 안에 3회 명인까지 추진되면서 너무 많은 명인이 생겨났고, 그러면서 그 안에 이권 다툼이 일어나고 있는 듯하다. 명인에 관해서는 개입하고 싶지도, 말하고 싶지도 않다”며 “사실 그 동안 예술기능인들이 설 자리가 너무 없었다. 그렇기에 명인을 신청했을 때 기대했던 바가 컸다. 하지만 현재는 어딘가에서 인정을 받은 ‘명인’이라는 칭호 하나에만 만족해야 하는 상황이다. 나와 같이 명인 칭호만 갖고 전혀(한국예총 명인 사업) 활동하지 않는 사람들이 많아졌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현재 우리나라는 국가에서 인류의 정신적인 창조와 보존해야 할 음악·무용·연극·공예기술 및 놀이 등 물질적으로 지정시켜 보존할 수 없는 문화재 중 보존의 가치가 있다고 생각되는 기능 및 예능 보유자에 대해 ‘문화재보호법’에 의거해 문화재위원회의 자문을 거쳐 ‘무형문화재’로 지정, 보호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 무형문화재 보유자 수는 172명(개인 및 단체 포함)뿐이다. 때문에 무형문화재로 지정 받는다는 것은 ‘바늘구멍에 낙타 들어가기’ 만큼 어렵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국가에서 지정, 보호하고 있는 무형문화재 외에 다른 공예인들은 어디 하나 기댈 곳 없이 매우 열악한 상황에서 힘들게 공예 전통을 이어가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한국예총의 명인 지정은 열악한 환경 속에 있던 공예인들에게 한 줄기 희망처럼 다가왔었다. 그러나 실상은 허울만 그럴듯하게된 한국예총의 명인사업은 명인들에게 희망을 주기는 커녕 오히려 가난한 이들 주머니를 터는 ‘속 빈 강정’ 예술빙자 장사로 드러나고 있다.
어쩌다 이렇게 되었는가?
(사)한국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이하 한국예총)는 명인인증제도 사업을 시작하면서 명인사업을 발전시켜 법제화하고, 국가차원의 제도로 정착시킨다는 취지로 예총감사가 주축이 되어 ‘명인아카데미’를 설립했다. 하지만 명인들이 마음놓고 예술 활동을 할 수 있도록 물심양면 지원해야 할 사업단이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오로지 장인정신으로 자신의 분야를 지켜오고 있는 순수예술기능인들의 주머니를 털어 한국예총간부와 사업관계자들만의 욕심을 채우는 돈벌이 수단으로 전락해 파문만 걷잡을 수 없게 되었다.
이 같은 논란에 대해 한국예총 관계자는 “명인은 대한민국에서 최고인 사람을 뽑는 것이 아니다. (명인들은)평생 자기분야에서 그것을 발전시켜나가는 사람들인데 얼마나 소중한 문화인이냐? 평생에 커다란 자기만의 길을 걸어온 사람”이라면서도 “(그렇다고)그 사람들이 대한민국에서 최고여야 하나? 우리가(예총이) (명인들을)발굴하고 소중히 기록해서 그것을 가지고 동기부여 해주고 그 사람들이 공방을 만들어내게 하고 그러한 사업을 하는 것이 예총”이라고 모 언론에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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