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팔 외조카 의문의 죽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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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병찬 작성일15-10-21 06:20 조회1,480회 댓글0건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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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조원대 다단계 사기 사건'의 주범인 조희팔(58)의 외조카 유모(46)씨가 20일 오후 대구의 한 사무실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외상 등이 발견되지 않아 경찰은 음독자살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대구동부경찰서에 의하면 이날 오후 1시 40분쯤 대구 동구 효목동 한 사무실에서 유씨가 소파에 앉아 탁자에 엎드린 채 숨져 있는 것을 친구 이모(46)씨가 발견, 경찰에 신고했다. 이씨는 경찰에서 "팔을 축 늘어뜨린 채 엎드려 있어 이상해서 흔들어보니 의식이 없어 병원으로 옮겼다"며 "유씨는 조희팔의 측근 강태용(54)이 검거된 후 자신과 가족에게 관심이 집중되는 것을 많이 힘들어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부검을 통해 정확한 사인을 밝힐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사무실 휴지통에서 수면제를 다량 처방받은 기록과 빈 약봉지가 발견돼 자살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 "휴대전화나 주변인 조사 등을 통해 유씨의 사망 원인을 찾고 있다"고 했다. 지난 10일 조희팔의 측근 강태용이 중국에서 검거되면서 검경이 전방위 수사에 나서자 유씨가 심리적 압박에 시달렸을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조희팔 누나의 아들인 유씨는 2008년 12월 조희팔이 중국으로 밀항할 때 중국 공해상에서 조씨를 넘겨받아 밀항시킨 장본인이다. 조희팔은 2011년 12월 죽은 것으로 그 가족이 주장하고 있지만 검찰과 경찰은 살아 있는 것으로 보고 수사 중이다. 2011년 말까지 줄곧 조희팔 곁에 있던 인물이 바로 유씨다. 조희팔이 살아 있다면 현재 행방을 가장 잘 알고 있을 인물인 것이다. 이 때문에 조희팔 생사 여부를 둘러싼 수사가 더 힘들어진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유씨는 2012년 2월쯤 조희팔의 친구 김모(57)씨와 전화 통화를 한 내용이 언론에 공개되면서 주목을 받았다. 이 통화에서 유씨는 당시 검찰이 중국에 수사 공조 요청을 한 것을 두고 "웨이하이(威海)에서 만난 변호사가 돈만 가져가고 일을 제대로 처리하지 않아 삼촌(조희팔 지칭)이 막 화를 내더라" "검찰의 한 간부도 돈만 뜯어가 엄청 화가 났다"는 등의 말을 하며 조씨가 살아 있는 듯한 분위기를 풍겼다.
유씨는 당시 변호사와 검찰 간부 등을 조희팔에게 소개시켜준 김씨에게 "삼촌이 '(형량이) 5년 이내만 되면 (감옥에) 들어가서 살지. 못 살 거 뭐 있냐'"며 "'변호사가 검찰총장이랑 친해서 5년 안으로 끝낼 수 있다'고 했는데, 거꾸로 수사 공조 요청을 했다고 하니 화내시는 것 아니냐"고 다그치기도 했다. 김씨는 이에 대해 "변호사가 검찰총장이랑 친한 건 맞다. 직접 통화하는 것도 봤다"며 "○○(검찰 간부)도 그런 사람이 아니다. 밑에 있는 검사가 자꾸 결재를 올리는 모양이다"라며 변명을 했다.
그러나 유씨는 과거 국내 모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김씨가 삼촌에게 33억원가량을 받아가서 돌려주지 않아 일부러 살아 있는 것처럼 전화를 걸어 돈을 받으려고 한 것"이라며 "삼촌은 돌아가셨다"고 말했다. 조희팔의 사망에 대해선 "삼촌이 옌타이(煙臺)에서 숨어 있을 때는 늘 운전기사와 나 또 다른 측근 1명 등 3명이 따라다녔는데, 그날(죽었다는 날)은 갑자기 내연녀 김모씨가 웨이하이공항에 온다며 혼자 차를 몰고 갔고 밤중에 쓰러졌다는 연락을 받았다"며 "급하게 달려가 보니 숨져 있었다"고 했다. 유씨는 조씨를 숨겨놓은 뒤 2010년 초 국내로 돌아와 경찰에 자수했고, 밀항 등의 혐의로 기소돼 징역 1년을 선고받은 뒤 만기 출소했다.
서용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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