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사태, 복지부 압력인가? 본부장 판단미스인가?<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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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병찬 작성일15-10-22 06:07 조회1,426회 댓글0건본문
국민연금 사태, 복지부 압력인가? 본부장 판단미스인가?<1> <?xml:namespace prefix = o ns = "urn:schemas-microsoft-com:office:office" />
국민연금 홍완선 기금운용본부장 무엇이 문제인가?
국민연금 홍완선 기금운용본부장(CIO)의 연임문제에 제동이 걸렸던 것을 두고 투자금융 업계에서는 다양한 분석이 나오고 있는데 그중에는 '삼성물산 합병건' 때문이다는 지적이 가장 큰 주목을 끌고 있다. 지난 2013년 제6대 기금운용본부장으로 선임돼 무려 400조원이나 되는 돈을 굴려온 홍 본부장은 오는 11월3일 2년의 임기가 끝나 일찍부터 그의 연임 여부에 이목이 쏠렸었다.
하지만 최광 국민연금 이사장이 연임은 안된다는 결정을 내리기로 했으며 국민연금 측은 10월12일 홍 본부장에게 이 같은 사실을 통보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홍 본부장의 연임문제를 두고 업계에서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안에 대한 비판과 연금기금 지배구조 개편안과 관련한 국민연금공단 이사장과의 이견이 최광 이사장의 홍본부장에 대한 연임 불가의 원인이 됐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실제 경제개혁연대는 홍 본부장이 '삼성특혜' 논란으로 국민연금의 신뢰를 훼손했다며 그의 연임을 공식적으로 반대하고 나서기도 했다.
경제개혁연대에 의하면, “홍 본부장은 지난 7월 사기업인 삼성물산 주주총회를 앞두고 국민연금이 투자위원회를 열어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안건 찬성 결정을 내린 직후부터 국민연금은 삼성그룹 총수 일가의 이익을 위해 주주가치를 희생했다는 비난을 받아왔다.”고 밝혔다. 당시 국민연금은 합병 안건에 대한 내부 검토와 의사결정 과정을 전혀 공개하지 않았지만, 의결권행사 자문기관들이 일제히 합병 반대를 권고했음에도 불구하고 찬성을 결정했고, 중요한 안건에 대해서는 의결권행사전문위원회에 넘겨 입장을 정해왔던 전례를 뒤엎고 투자위원회 자체 의사결정을 강행함으로써 '삼성특혜'라는 비판을 자초한 바 있다.
국정감사에서 드러난 사실
홍 본부장의 '판단'은 2015년 국정감사에서도 논란이 됐다. 지난 국정감사에서는 국민연금 자체적으로 합병 안건에 대해 검토한 내용이 공개돼 주목을 받았는데, 국민연금 스스로 삼성물산 주식이 저평가되었다고 판단하고 있었고,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적정 합병비율을 1:0.35가 아닌 1: 0.46으로 산정했으며, 투자위원회 결정 당시 위원 12명 중 3명이 기권하고 1명이 중립을 취하는 등 내부에 상당한 이견이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경제개혁연대는 10월7일 언론에 배포한 보도자료를 통해 "이러한 안건의 특성과 과거 전례상 삼성 합병 안건은 명백히 “찬성 또는 반대 입장을 정하기 어려운 사안”에 해당된다"면서 "이를 의결권행사전문위원회에 넘겨 결정하도록 했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국민연금 투자위원회는 굳이 자체 의사결정을 강행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증인으로 국정감사장 출석한 홍완선 본부장은 내부 규정을 신중하게 검토하여 적법하게 처리했다는 말 이외에 납득할 수 있는 해명을 내놓지 못했다. 삼성물산 주주로서 불리한 합병비율에 왜 찬성했냐는 비판에 대해서도 홍 이사는 제일모직 주식을 동시에 갖고 있어 상쇄했다는 변명만 늘어놓았다. 홍 본부장이 삼성물산 주주총회를 앞두고 이재용 부회장을 만났다는 사실이 국정감사에서 드러나 삼성 특혜 논란이 일기도 했다. 홍 본부장은 “이재용 부회장과 만나기 전 삼성물산 CEO와 만났지만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에서 원했던 충분한 설명이 나오지 않았다”고 답변한 바 있다.
경제개혁연대는 "이는 홍 본부장 스스로 합병의 정당성을 부정하는 것이나 다름없다"면서 "삼성물산 CEO로부터 합병 필요성에 대한 납득할 만한 설명을 듣지 못했다면 국민연금은 합병에 반대해야 할 일이지 이재용 부회장을 만나 추가 설명을 들을 일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삼성물산 CEO가 설명하지 못하는 것을 이재용 부회장은 설명할 수 있다는 말은 어불성설일 뿐더러, 다른 주주들이 합병에 반대하는 이유는 바로 이재용 부회장 일가 몇 명만이 합병을 통해 이득을 본다는 것이었는데, 그 당사자인 이재용 부회장을 만나는 것은 그 자체로 국민연금의 공정성을 훼손하는 일이라는 것이다. 경제개혁연대는 "그렇기 때문에, ‘삼성물산 CEO 면담만으로는 해결되지 않는’ 일이란 합병 필요성에 대한 판단 문제가 아니라 합병 성사를 위한 조율이었다는 의혹, 나아가 홍 이사의 사후 보장 문제였다는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공공기관 국민연금이 사기업인 총수일가 재벌만 챙긴 꼴
결론적으로 이번 국정감사를 통해서도 국민연금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에 찬성했어야 할 합리적인 이유를 제시하지 못했고, 이와 관련한 절차적 정당성도 인정받지 못했다. 오히려 제기되는 의혹을 제대로 해명하지 못해 감사원 감사가 정식으로 요청되기에 이르렀다. 경제개혁연대는 "이런 상황에서 국민들이 어떻게 국민연금공단을 믿고 소중한 노후은퇴 재산을 맡길 수 있겠는가"라고 따져 물으며 "가뜩이나 국민연금에 대한 불신이 팽배한 상황에서 국민의 재산보다 재벌 총수일가의 재산을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불신까지 더해지면 국민연금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는 일은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비판했다.
결국 홍 본부장이 주주가치에 반하는 의결권 행사로 공정성 논란을 자초한 데다 국회 국감에서도 이를 제대로 해명하지 못해 국민 신뢰회복 차원에서 사퇴하는 것이 마땅하다는 논리를 펴고 있는 것이다. 이와 관련 최광 이사장의 국민연금공단의 홍 본부장 연임 반대 조치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안에 대해 외부 의결권행사 전문위원회의 의견을 묻지 않은 데 대한 비판이 거셌던데 따른 문책성 조치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또 기금운용본부의 독립공사화를 골자로 하는 정부의 국민연금기금 지배구조안에 대해 최광 공단 이사장과 이견을 보여온 것도 영향을 미쳤다는 해석도 흘러나오고 있다. 국민연금은 조만간 후임 기금운용본부장에 대한 공모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만약 임기 내 후임자가 선임되지 않으면 홍 본부장은 임기가 끝나더라도 후임자가 뽑힐 때까지 본부장 직을 유지하게 된다.
국민연금 최광 이사장, 한 언론에 격정토로
한편, 홍완선 기금운용본부장의 연임불가 결정을 두고 보건복지부로부터 자진사퇴 압박을 받는 최광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은 21일 복지부에 사퇴 조건으로 모종의 제안을 했고, 이에 대한 복지부의 수용 여부를 보고 사퇴여부를 고민하겠다고 한 언론에 밝혔다. 그는 자신이 구체적으로 어떤 제안을 했는지는 밝히지 않았는데 자신이 내건 조건이 충족되지 않으면 당장 물러날 뜻이 없음을 분명히 밝힌 것이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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