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 기내 여압장치 고장, 승객들 1만피트 상공에서 아수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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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병찬 작성일15-12-24 14:43 조회2,470회 댓글0건본문
제주항공 기내 여압장치 고장, 승객들 1만피트 상공에서 아수라장
23일 서울에서 제주로 가던 제주항공 여객기가 기내 압력을 조절하는 ‘여압장치’ 이상으로 급강하하면서 탑승객들이 19분가량 공포에 떠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날 오전 6시 반경 승객 152명을 태우고 김포공항을 출발해 제주공항으로 향하던 제주항공 7C101편(보잉 737-800기종)의 여압장치가 이륙 48분만인 7시 18분경 고장이 났다. 기장은 기내 압력 조절을 위해 1만8000피트(약 5486m) 상공에서 비행하던 항공기의 운항 고도를 8000피트(약 2438m)로 낮췄다. 고도 1만 피트 이하가 되면 여압장치 작동 여부와 상관없이 기내 압력 문제가 자동으로 조절된다.
압력은 조절됐지만 갑작스럽게 고도를 낮추는 과정에서 항공기 내 압력 변화로 인해 일부 승객이 귀에 통증을 호소하거나 어린이들이 울음을 터뜨리는 등 소동이 벌어졌다. 또 항공기에 설치된 산소마스크가 자동으로 작동되면서 승객들이 공포에 떨었다. 한 승객은 “기내 안에서 고무 타는 냄새가 나고 사람들이 모두 겁에 질린 표정이었다”고 전했다. 이 여객기는 김포공항을 이륙한 지 1시간 7분만인 오전 7시37분경 제주공항에 착륙했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정확한 고장 원인을 조사하고 있는 중”이라며 “몸에 특별한 이상이 있는 승객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사고 직후 국토교통부는 조사를 위해 항공안전감독관 등 3명을 제주로 급파했다. 문제의 여객기에 대해 운항중지 조치가 내려지면서 이날 해당 여객기로 김포와 제주를 오가려던 5편의 운항이 모두 취소됐다. 제주항공은 결항된 항공편 승객을 비슷한 시간대의 자사(自社) 및 다른 회사 여객기로 옮겨 타도록 했다. 애경그룹 계열사인 제주항공은 국내 1위 저가 항공사(LCC)지만 최근 국내에서 서비스 관련 소비자 불만이 가장 많은 항공사로 꼽히기도 했다. 한국소비자원이 지난해 1월부터 올해 9월까지 국내외 항공사 서비스 관련 소비자불만 1179건을 접수한 결과 제주항공이 승객 10만 명당 피해건수 0.64건으로 국내 항공사 가운데 가장 많았다.
승객들 전언 들어보니,,기내 아수라장,,,
승객들의 전언을 들어보니, 사고 제주항공 항공기는 이륙 직후부터 기압이 떨어지면 나타나는 귀 통증, 두통, 호흡 곤란 등의 현상이 상당히 나타났다는 주장이 나왔다. 일부 승객은 "승무원이 일상적인 불편 민원으로 받아들이는 듯 적절히 대처하지 않아 승객들이 공포 속에서 불편이 심화됐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 항공기를 타고 제주로 온 이정구(58·서울시)씨는 "한 여성 승객이 머리가 아프다고 자리를 옮기는 것을 봤으며, 다른 승객들도 두통과 귀 통증 등을 호소하며 승무원을 찾았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그는 "정확한 시각은 모르겠으나 항공기가 고도를 완전히 높인 지 얼마되지 않아 대략 이륙 후 10∼20분가량 지난 시각"이라고 추정했다.
승객들은 불편함이 계속되자 다른 자리로 이동하거나 승무원에게 물을 달라고 도움을 요청했다. 당시 여러 승객이 같은 증세로 승무원에게 조치를 요구하거나 항의하기도 했으나 항공사 측은 정확한 상황 파악을 하지 않은 채 비행기를 그대로 운항했다. 특히 이씨는 급기야 일부 어린이가 무서움을 느껴 울음을 터뜨렸고 머리 위 기내 선반(오버헤드빈)에서 산소마스크가 좌석 앞으로 내려왔다고 전했다. 산소마스크는 기내에 기압이 떨어지는 등의 비상 상황이 발생할 때 자동으로 개방되도록 돼 있다. 승객들은 놀란 마음에 급하게 산소마스크를 착용했고, 일부 승객들은 승무원의 도움을 받고서야 산소마스크를 썼다. 기내 압력 조절에 실패하면 기내 승객은 숨을 쉬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체내 압력이 팽창, 심할 경우 기절하는 등 위험한 상황에 이르게 된다.
제주항공 측은 이륙 48분이 지난 23일 오전 7시 18분 해당 장치에 고장을 알리는 계기판에 신호가 들어와 이상이 있음을 알게 됐다고 설명했다. 관제기록에는 압력조절장치 이상과 관련한 신호가 오전 7시 14분에 잡힌 것으로 국토교통부 조사 결과 나타났다. 그러나 산소마스크가 계기판에 이상 신호가 들어온 시각 이전에 개방된 것 같다는 일부 승객의 주장이 있어 국토교통부 항공철도사고 조사위원회가 이 부분을 확인하려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사위는 장치이상 원인조사와 함께 운항당시 상황이 가까운 공항으로 비상 착륙해야 하는 긴급 상황이었는지, 상황수위에 따른 관련 규정대로 조치했는지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비상상황으로 판단했을 경우 제주공항보다 더 가까운 군산이나 광주공항에 비상착륙할 수 있었다. 당시 조종사는 항공기의 운항 고도를 1만8천 피트(ft)에서 8천 피트로 급강하해 19분 뒤인 오전 7시 37분께 제주공항에 도착했다. 이에 대해 제주항공은 "장치이상이 발생하기 전에는 정상운항했으며 고도를 1만피트 이하로 내리면 기내외 압력이 충분히 조절돼 정상 운항할 수 있으므로 회항이나 비상착륙할 정도의 수준은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권병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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