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이완구 유죄, 성완종리스트 증거능력 인정

페이지 정보

특집팀 작성일16-01-30 17:00 조회2,142회 댓글0건

본문

법원, 이완구 유죄, 성완종리스트 증거능력 인정 


성완종 경남기업 회장이 죽기 전 남긴 인터뷰와 한장의 쪽지에 대해 법원이 '신빙성이 있다'는 판단을 내렸다. 지난해 사건수사 시작부터 논란이 됐던 '성완종 리스트'의 증거능력이 법원에서 결국 인정받은 것임을 뜻한다. 이로 인해 이완구 전 국무총리는 비록 1심이지만 유죄판결을 받았다. 재판이 진행중인 홍준표 경남도지사도 이 판단의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리스트에 오른 다른 정치인들의 운명은 어떻게 될 것인가?

dfrt2.jpg 

법원, "성완종 인터뷰와 리스트, 증거능력 있다" 

성 전 회장은 지난해 4월 사망하기 전 56자가 적힌 메모와 인터뷰를 남겼다. 그는 메모에 '김기춘(전 대통령 비서실장)10만달러, 허태열(전 대통령 비서실장)7억원, 유정복 3억원, 홍문종 2억원, 홍준표(경남도지사) 1억원, 부산시장(서병수) 2억원'이라고 적었다. 이병기 대통령 비서실장과 이완구 국무총리는 이름만 썼다. 성 전 회장은 인터뷰를 통해 돈을 건넨 정치권 인사들의 이름과 금액, 돈을 건넨시기 등에 대해 밝혔다. 인터뷰는 구체적이었고 파장은 엄청났다. 명단에 이름이 오른 정치인들은 모두 이 사실을 부인했으나 검찰은 특별수사팀을 꾸려 진상조사에 나섰다. 이 정치인들의 측근들은 검찰에 불려나왔고 경남기업의 임원들도 사실확인을 위해 자주 조사를 받아야 했다. 

이즈음 홍 지사는 "메모의 진실성 여부에 대해서는 반대신문권이 보장돼 있지 않기 때문에 일방적으로 증거로 삼기 어렵다"고 말했다. 성 전 회장이 사망한 만큼 진실성을 따지기 위한 반대신문이 불가능해 메모와 녹취는 증거로 삼지 못할 것이라는 주장이었다. 현행 형사소송법은 법정에서 이뤄진 진술만을 증거로 삼는다. 다만 증인이 사망하는 등 진술이 불가능할 경우 '특별히 신빙할 수 있는 상태'에서 진술 또는 작성됐다고 인정되면 증거로 인정된다. 

검찰은 성 전 회장의 인터뷰가 '특신상태'에서 이뤄진 것으로 보고 이 전 총리와 홍 지사를 기소했다. 두 사람은 재판에서 성 전 회장이 남긴 메모와 인터뷰의 증거능력을 계속 문제삼았다. 이 전 총리의 변호인은 1심 마지막 재판에서까지 "형사 재판은 혹시라도 아닐 가능성을 배제하기 위한 재판"이라며 "성 전 회장이 이 전 총리에 대한 반감을 가지고 허위 진술을 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하지만 이 전 총리의 1심을 맡은 재판부는 성 전 회장의 인터뷰, 메모에 대해 모두 증거능력을 인정했다. 재판부는 "성 전 회장이 이 전 총리에 대한 배신과 분노의 감정으로 허위 진술을 하지 않았을까 하는 의심이 든다"면서도 "성 전 회장이 먼저 녹음을 요청한 점, 자신의 목숨을 내놓을 정도로 명예를 중시하던 사람이 숨지기 전 거짓말을 남긴다는 것은 생각하기 어려운 점 등을 고려하면 신빙성이 있다"고 판결했다.

frd2.jpg 

다른 인사들은? 

재판부가 다르다지만 한 법원에서 같은 사안을 두고 다른 판단을 내리는 경우는 잘 없다. 홍 지사의 재판부도 성 전 회장의 인터뷰, 메모의 증거능력을 인정할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홍 지사는 일단 불리한 입장에서 재판을 받게 됐다. 그렇다면 리스트에 이름이 오른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되는 것인가? '리스트가 신빙성이 있다고 하니 나머지도 다시 기소해야 하는것 아니냐'는 의문이 생기지만 검찰이 그럴 가능성은 낮다. 

검찰은 지난해 81일간의 '성완종 리스트' 수사를 마무리하며 나머지 리스트 속 인사들에 대해 수사를 더 하지 못한 상황에 대해 열심히 설명했다. 홍 의원 등의 경우 성 전 회장 측근의 "대선 당시 새누리당 선대위 관계자에게 2억원을 전달했다"는 진술만 존재해 사실상 수사가 더 진전되지 못했다고 한다. 경남기업에서도 비자금이 조성, 전달됐다는 자료가 발견되지 않았고 '비밀장부' 역시 없었다. 경남기업의 비자금 역시 대선이 아닌 총선 기간에 집중돼있었다는 설명도 덧붙여졌다. 

김기춘 전 비서실장은 경우 돈을 받았다고 해도 정치자금법의 공소시효인 5년이 이미 지난 상황이고 여기에 이병기 전 비서실장의 경우에는 금액이 특정되지 않는 등 수사 단서가 전혀 확보되지 않았다고 했다. 이같은 검찰의 설명을 그대로 받아들이려 해도 법원의 판결을 보니 검찰 수사에 아쉬움이 드는 것은 사실이다. 검찰은 수사팀을 출범시키며 "한 점 의혹도 남기지 않겠다"고 했지만 리스트의 신빙성이 법원에 의해 인정된 이상 나머지 인사들에 대한 의혹은 지워질 수 없는 상황이다. 

더불어민주당 측은 이 전 총리의 재판 결과에 대해 "성완종 리스트에 등장한 여권실세 중 정말 재판을 받아야할 인물들은 오늘 재판정에 서지 않았다"면서 "검찰의 부실수사로 2012년 대선 당시 새누리당 선대위 핵심이었던 3인방은 재판정에 세울 수 없었다. 오늘 선고를 보며 검찰의 편파적인 봐주기 수사에 대해 유감"이라고 했다. 말 많은 2012년 대선, 이와 관련된 의혹은 풀릴 길이 없을 것인가?

특집팀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