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망진창 회사 ‘대우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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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사회팀 작성일16-06-15 19:55 조회2,197회 댓글0건본문
엉망진창 회사 ‘대우조선’
대우조선 전 차장, 회삿돈 180억 횡령 흥청망청
대우조선은 이미 정상적인 회사가 아니라 썩은 회사였는가? 이 회사에서 2700회 이상 가짜 거래명세표를 작성해 8년간 회삿돈 180억원을 빼돌린 차장이 구속됐다. 그런데도 지난 8년간 회사는 이 사실을 까맣게 모르고 있었던 것일까? 임모 전 대우조선해양 차장(구속)의 은신처에서 10억원 상당의 명품가방과 귀금속 등이 가득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내연녀와 함께 각각 부동산투자회사를 차려 부동산 투기에 나설 정도로 대담했던 것으로 경찰 수사결과 밝혀졌다.
15일 거제경찰서에 따르면 임 전 차장은 2012년 1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선주사와 기술자들이 쓰는 비품을 구매하면서 허위 거래명세서를 작성하는 방법으로 2734차례에 걸쳐 회삿돈을 무려 169억1300만원이나 빼돌렸다. 그는 또 시추선 건조 기술자 숙소 임대차 계약 과정에서도 허위 계약하는 수법으로 2008년 5월부터 2015년 11월까지 245회에 걸쳐 9억4000만원을 빼돌린 혐의도 받고 있다.
경찰은 임 전 차장이 은신처로 삼은 부산 해운대의 한 아파트에서 10억원 상당의 명품 가방과 귀금속 등 24점을 압수했다. 경찰 관계자는 “압수 과정에서 개당 수천만원짜리 명품을 난생처음 봤다”고 놀라워했다. 임 전 차장은 해운대 신규분양 아파트에 수억원을 내고 전세로 입주해 은신해왔다. 그는 횡령한 돈을 이용해 부동산 투기에도 나섰다. 2014년 부동산투자회사를 설립한 뒤 100억원이 넘는 부산 명지동 상가건물을 사들였다. 임 전 차장의 내연녀인 김모씨도 이듬해 부동산투자회사를 차린 뒤 50억원 상당의 해운대 빌딩을 매입했다.
임 전 차장은 아울러 증권회사 여섯 곳에 계좌를 개설해 놓고 수억원대의 주식투자를 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가 회삿돈을 빼돌려 오랜 기간 이런 범행을 저질렀지만 대우조선은 한 차례도 자체 감사를 한 적이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관계자는 “임 전 차장이 재직한 동안 임원 등 책임자가 세 번 바뀌었다”며 “그가 그렇게 오래 한자리에 있었던 것이나 오랜 기간 비리를 저질렀음에도 감사를 받지 않은 데에는 상급자의 묵인이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임 전 차장이 재직한 동안 근무했던 임원과 부서장 등 세 명에 대해 수사에 나설 방침으로 전해졌다.
대우조선 무려 1.5조 분식회계, 2천억대 성과급 잔치 드러나
한편, 지난해 5조원대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대우조선해양은 그 전부터 이미 적자를 기록했으나 분식회계로 이를 감춰왔던 것으로 감사원에 의해 드러났다. 15일 감사원이 발표한 ‘금융공공기관 출자회사 관리실태’에 따르면 대우조선은 지난 2013년과 2014년에 165억원, 6392억원의 영업손실을 각각 기록했다. 대우조선이 영업실적 공시를 통해 2013년 4242억원, 2014년 4543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고 공시했던 것과 비교하면 각각 4407억원, 1조935억원을 과다 계상한 셈이다. 2년 동안 분식회계 규모는 총 1조5000억원에 이른다.
이번 감사 과정에서 대우조선의 2013~2014년도 재무제표를 해당 시스템으로 분석한 결과, 재무자료의 신뢰성이 극히 의심되는 최고위험등급(5등급)이 나왔고, 이에 따라 매출채권 등을 심층 분석해 회계 부정을 밝혀낼 수 있었다는 것이 감사원의 설명이다. 유희상 감사원 산업·금융감사국장은 “2013년도 당시 조선, 건설 등의 수주산업을 중심으로 공사진행률 상향 조정 등을 통한 회계분식 의혹이 지속적으로 제기됐음에도 산업은행은 대우조선에 대한 재무상태 분석을 실시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유 국장은 이어 “대우조선의 대규모 영업손실 발생 등 부실한 재무상태를 사전에 파악, 경영 부실에 적기에 대응할 수 있는 기회를 상실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산업은행, 재무상태 분석도 안하고 부실대응 시기 놓쳐
대우조선의 분식회계는 대주주인 산업은행의 관리·감독 업무 태만을 감사하는 과정에서 확인됐다. 대우조선의 대규모 부실이 드러난 이후 지속적으로 제기돼왔던 분식회계 의혹이 감사원을 통해 이번에 처음으로 확인되면서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산은은 2013년부터 대우조선에 대해 ‘재무 이상치 분석시스템’을 활용한 재무 상태 분석을 해야 했음에도 한 번도 이를 실시하지 않았다. 재무 이상치 분석 시스템은 과거 재무제표와 동종 업계 재무지표 등을 토대로 개별 기업에 대한 재무자료를 분석해 분식회계를 적발하기 위해 만들어진 시스템이다. 지난 1월15일 감사원으로부터 해당 내용을 통보 받은 금융감독원은 현재 감리를 진행 중이다.
이처럼 대우조선은 경영 악화를 겪고 있는 와중에도 임직원들에게 수천억원대의 성과급 및 격려금을 지급했다. 회사가 실제로는 적자를 내고 있었던 2013~2014년에는 공시된 영업실적을 바탕으로 임원 성과급 65억원, 직원 성과급 1984억원 등 총 2049억원이 부당지급 됐다. 심지어 지난해에는 상반기에 이미 3조200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음에도 9월에 사측이 경영관리단에 성과성 상여금 성격의 항목(930억여원)이 포함된 격려금 지급에 대한 합의를 요청하기도 했다.
감사원은 “산은이 대우조선에 대한 경영컨설팅을 실시하고도 감사기능 강화, 주수 사전심의기구 운영 등의 조치 사항 이행 점검을 소홀히 했다”면서 “그 결과 부실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 해양플랜트 사업에 대한 내부 통제와 사전심의가 제대로 실시되지 못해 경영 악화에 일조했다”고 비판했다. 지난 2012년 5월부터 2014년 11월 사이에 수주한 해양 플랜트 계약 13건 중 12건은 사전 심의 없이 수주됐고, 이중 11건에서 1조3000억원의 영업손실이 발생했다는 것이다.
산업은행은 1조5000억원 규모의 대우조선 분식회계를 방치했다는 지적에 대해 “결과를 수용해 책임자를 문책하고 지적사항을 시정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산은은 “감사 결과에 따라 내부 인사위원회를 거쳐 감사원이 요구한 이들에 대한 문책 작업을 진행할 예정”이라며 “기타 시스템상의 문제에 대해서도 감사원의 지적을 수용해 수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감사원이 지적한 재무이상치 분석시스템의 경우, 산은은 정부와 산은의 지분이 50% 미만인 사업체에 대해서만 활용해 회계를 분석해 왔다. 애초 시스템을 구축했을 때에는 대우조선에 대한 정부와 산은의 지분이 50% 이상이었으나, 2013년 2월 정부와 산은의 지분이 48.61%로 떨어지면서 분석 대상이 됐으나 산은에서는 첫 기준에 따라 분석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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