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일 달려온 특검’ 사상 최다 기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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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구 작성일17-02-27 13:24 조회2,323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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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일 달려온 특검사상 최다 기소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대면조사가 27일 최종 무산됐다.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의 수사 기간 연장 불승인으로 수사 종료를 이틀 앞둔 특검팀은 박 대통령 측과 대면조사 일정 협의에 나설 물리적 시간이 없다고 보고 특검팀은 남은 기간 신병처리가 안 된 10명가량을 기소하는 데 역량을 집중하는 등 수사 마무리 수순에 들어갔다. 특검 관계자는 이날 수사 기간이 이틀 남아 더는 박 대통령 측과 대면조사 성사를 위한 협의를 하기 어렵게 됐다특검은 대면조사가 어렵다고 최종 판단했다고 말했다. 양측은 지난 9일 대면조사를 하는 것으로 합의했으나, ‘일정 유출등의 이유로 조사가 무산됐다.

이후 양측의 추가 협의가 진행됐지만, 조사방식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한 차례 조사 무산으로 서로에 대한 신뢰를 잃은 점도 전격 성사를 어렵게 한 요인이었다. 이에 따라 특검 수사의 하이라이트로 손꼽혔던 청와대 압수수색, 박 대통령 대면조사는 모두 무산됐다. 특검팀은 남은 수사 기간 기소에 집중할 방침이다. 특검팀은 이날 오후 뇌물수수 혐의를 받는 비선 실세최순실(61), 안종범(58)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비선 진료성형외과 의사 김영재(55) 씨 등을 기소한다. 이재용(49) 삼성전자 부회장 등 삼성 수뇌부에 대해서는 28일에 기소할 가능성이 크다.

특검팀은 우병우(50)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경우, 보강 수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특검이 기소하지 않고 사건 일체를 검찰에 넘길 방침이다. 특검팀은 박 대통령과 함께 국정 농단의 핵심 인물인 최 씨 공소 유지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최 씨는 박 대통령과 공모해 삼성으로부터 뇌물을 받은 혐의, 미얀마 공적개발원조사업(ODA) 과정에 개입해 이권을 챙기려 한 혐의, 노태강 전 문화체육관광부 국장 퇴진 압력 행사 등의 혐의가 추가돼 재판을 받게 된다. 그간 최 씨는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및 강요 혐의로 재판을 받아왔는데, 특검팀은 새로 밝혀진 최 씨의 뇌물 혐의를 기존 사건과 병합해 심리해 달라고 법원에 요청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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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이 병합 결정을 내리면, 특검은 미르·K스포츠재단의 삼성 후원금에 관해 검찰과 협의해 공소사실을 변경할 가능성이 있다. 이 경우 뇌물 혐의를 주된 내용인 주위적공소사실로, 직권남용 및 강요 혐의를 주된 사실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적용할 예비적공소사실로 변경할 수 있다. 일각에서는 직권남용과 뇌물 혐의를 상상적 경합’(하나의 행위가 동시에 여러 개의 범죄를 구성) 관계로 보고 동시에 두 혐의 적용이 가능하다는 해석도 내놓고 있다.

특검팀은 또 차명 휴대전화 70여 대를 개통해 박 대통령과 최 씨, 정호성·안봉근·이재만 등 청와대 문고리 3인방 등에게 제공하고 박 대통령의 비선진료지원에 깊숙이 관여한 의혹을 받는 이영선(38) 청와대 행정관에게 26일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 행정관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는 27일 오후 3시 권순호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다. 오는 28일 수사 기간이 만료되는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그간 거둔 성과와 한계점은 뚜렷하다. 지난해 1222일 공식 출범한 특검팀의 수사항목 중 가장 논란이 많았던 대목은 삼성 뇌물 의혹이다. 특검은 삼성그룹의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금 204억 원을 박 대통령과 최 씨 등의 강요에 의한 피해 행위로 규정했던 검찰 수사를 뒤집고, 대가를 바라고 건넨 뇌물공여행위로 재의율했다.

또 삼성이 최 씨 모녀에게 컨설팅 계약 명목으로 직접 건넨 지원금 213억 원 등 이재용 부회장의 뇌물공여액을 총 433억 원으로 판단한 특검팀은 지난 17일 이 부회장을 구속했다. 이 부회장 구속으로 법원에 의해 뇌물죄 프레임을 일부 인정받아 삼성 수사에서 어느 정도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가 나온다. 또 문화예술계 인사 약 1만 명 블랙리스트의혹을 집중 수사해 김기춘(78)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조윤선(51) 전 문체부 장관 등 5명을 구속기소 한 것도 특검의 최대 공적이다.

그러나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으로 출범한 특검이 본질인 박 대통령 조사에는 접근하지 못한 채 삼성을 통해서만 국정농단 주범들의 혐의를 입증하려다 보니 너무 삼성에만 올인했다는 비판도 받는다. 특검이 못다 한 수사는 검찰로 도로 넘어간다. 1차 수사를 했던 검찰이 결자해지해야 하는 운명이 된 것이다. 검찰 내부에서는 특검 이전에 수사를 한 검찰 특별수사본부가 사건을 다시 가져갈 가능성, 새로운 수사팀을 출범시킬 가능성, 김수남 검찰총장 직속 부패범죄특별수사단이 사건을 맡는 방안 등이 거론되고 있다.

강남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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