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특수본 재가동, 박영수 특검 “수사 아쉬움” 언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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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팀 작성일17-03-03 20:19 조회2,376회 댓글0건본문
검찰 특수본 재가동, 박영수 특검 “수사 아쉬움” 언급
검찰 특수본 재가동-우병우 수사 주목
'최순실 게이트'를 수사한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가 재가동된다. 검찰 특수본은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마무리하지 못한 사건을 이어서 수사하게 됐다. 대검찰청은 3일 "김수남 검찰총장이 기존 특수본을 재정비해 특검에서 인계받은 사건을 차질 없이, 엄정하게 수사하도록 이 지검장에게 지시했다"고 밝혔다. 대검은 이어 "특수본은 특검에서 받은 자료를 면밀히 검토하고 조속히 수사팀을 재구성한 뒤 본격 수사에 착수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특검은 이날 오후 7시30분쯤, 지난 90일의 수사기록을 검찰에 넘길 계획이다. 특검의 수사 자료는 모두 10만 페이지가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압수물 박스 20개 분량이다. 앞서 검찰은 2만 페이지 상당의 자료를 넘긴 바 있다.
검찰 특수본은 *박근혜 대통령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 *SK·롯데·CJ그룹 등 대기업 수사에 주력할 방침이다. 특검이 실패한 박 대통령 대면조사, 우 전 수석 구속 수사 등을 성사시킬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 특검은 박 대통령을 피의자로 입건만 했고, 우 전 수석의 경우 수사 완성도가 떨어진다는 이유로 사건 일체를 인계했다. 삼성 외 다른 대기업에 대한 수사는 본격적으로 벌이지 못했다. 검찰 특수본의 수사 강도는 박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 결과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이 인용돼 '현직 대통령'이란 굴레에서 벗어날 경우 강제 조치도 가능해져 수사에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또 우 전 수석의 경우 검찰 특수본이 받아든 최대 난제로 꼽힌다. 수사가 진행되던 민감한 시기, 김 총장과 이 지검장 등 검찰 수뇌부와 우 전 수석이 수차례 전화통화를 한 정황이 드러나면서 검찰은 곤혹스러운 상황에 처했다. 아울러 SK·롯데·CJ그룹 등으로 수사가 확대될 경우 미르·K스포츠재단에 기금을 출연한 다른 기업들도 안심할 수 없는 터라 재계가 술렁일 것으로 보인다. 검찰 특수본은 이전과 마찬가지로 특수1부(부장검사 이원석), 형사8부(부장검사 한웅재), 첨단범죄수사1부(부장검사 손영배) 등 부서가 주축이 돼 운영될 전망이다.
박영수 특검, "朴 차명폰 근거 확실…발신지 모두 청와대 관저"
한편, 박영수 특검은 조사장소와 방법 등 대부분 조건을 양보했음에도 박근혜 대통령 대면조사가 무산된 것에 대해 아쉬움을 나타냈다. 박 특검은 3일 기자단과 가진 오찬 간담회에서 "사실 처음에는 우리가 (박 대통령 대면조사에 대한 조건을) 100% 양보했다"며 "(결과적으로) 대통령 조사를 못 한 것에 대해서는 아쉽다"고 말했다. 박 특검은 "'청와대 경내에 들어와서 하자'고 해서 좋다, '조사시간 이렇게 하자'고 해도 좋다, 다 해버리니까 (박 대통령 측이) 거절할 명분이 없었다. 그래서 9일로 날을 잡았다"고 설명했다. 대통령 대면조사는 원래 양재식 특검보가 맡을 예정이었다. 조사실에 6명의 검사가 들어가는 것으로 합의가 되고, 50쪽 분량의 질문지도 준비된 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대통령 대면조사는 애초 합의한 일정이 한 매체를 통해 공개되면서 무산됐다. 박 대통령 변호인 측이 조사일정이 특검을 통해 언론에 보도됐다며 합의를 백지화한 것이다. 이후에도 특검은 대통령 대면조사를 하기 위해 협의를 진행했다. 하지만 상호 신뢰가 깨진 데다 '돌발상황에 대비해 영상녹화를 해야 한다'는 특검의 요구를 박 대통령 측이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다시금 무산됐다. 박 특검은 "조사가 중간에 중단되는 사태는 막아야 한다는 판단에 녹음·녹화가 아니라 녹음만이라도 하자. 그것 빼고는 다 양보하겠다고 했다"며 "그런데 전혀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애초에 박 대통령이 조사받을 의지가 없었던 것 아니냐'는 기자의 질문에는 "결과적으로 그렇게 돼 버렸으니, 속마음을 어떻게 알겠냐"며 "저도 참 아쉽다"고 말했다.
청와대 측 불승인으로 무산됐던 청와대 압수수색에 대해서도 미련이 남은 모습이었다. 박 특검은 "우리가 청와대 압수수색에 성공했다면, 대통령 기록물에 속한 것만 보더라도 우병우 전 민정수석이 어떻게 직권남용을 했는지 등을 충분히 밝혀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청와대 압수수색 시도 당시 특검팀을 대표해 상황을 진두지휘했던 박충근 특검보는 "(청와대 측이) 불승인사유서를 갖고 왔길래 우리가 차근차근 설명했다"며 "통째로 안 된다고 하지 말고, 영장 적시된 내용 중에서 비밀에 속하지 않는 내용도 있을 테니, 건 별로 된다, 안 된다고 해달라고 요구했지만 결국 안됐다"고 말했다. 박 특검보는 "청와대 압수수색은 입법으로 해결해야 한다. 이런 내용을 최종 수사결과 발표 때 담을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박 특검은 국정농단 의혹사건과 관련해 박 대통령과 최순실씨의 관계를 언급한 뒤 '안타까운 사건'이라고 평가했다. 박 특검은 "(박 대통령이나 최씨) 주변에 사람이 많지는 않다. 주변에 폭넓게 사람이 있었다면 인사농단 등은 없었을 것"이라며 "(최씨는) 대통령하고 너무너무 가까웠다"고 말했다. 그는 "아버지 때부터 그렇게 인연이 있어서 도와주고 하면…"이라며 말꼬리를 흐린 뒤 "안타까운 사건이다. 최순실 같은 분이 죄가 어떻든 국민 앞에 제 불찰로 이렇게 잘못을 했다. 서로 오히려 사죄하는 것이 더 좋았을 텐데, 자꾸 안 하니까 그것이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서 제기된 '강압수사' 논란에 대해서는 "특검수사를 너무 거칠다고 혹평하는 사람이 있는데 그건 정말 억울하다"며 "나도 그렇지만, 오히려 그런 말을 듣지않기 위해 '특별검사'답게 수사하라 했다"고 강조했다. 향후 대통령 수사의 주요 증거가 될 것으로 보이는 박 대통령 차명 휴대전화에 대해서는 근거가 확실하다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이규철 특검보는 "박 대통령 차명폰은 근거가 확실하다. 발신지를 찍어보면 밤이나 낮이나 위치가 모두 청와대 관저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보강수사를 시작하는데 뜻하지 않았던 곳에서 안종범 수첩이나, 대통령 차명전화 같은 결정적인 증거들이 딱딱 나왔다"며 "수사팀에서는 차라리 보강수사하게 된 게 다행이라는 말도 나왔다"고 덧붙였다. 박 특검은 이번 특검의 수사내용이나 제언을 담아 '수사백서'를 만든다는 계획이다. 백서에는 향후 수사결과 보고서에 담지 못한 내용 등도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작업에는 어방용 지원단장과 일부 검사들이 함께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박 특검은 "앞으로 수사에 참고하도록 하는 의미로 이번에는 좀 해야 되지 않겠냐는 생각이 든다"며 "후배들이 쉽게 찾아볼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추적사건25시 사회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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