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8천여명, '부작용 생리대‘ 소송 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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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팀 작성일17-08-24 18:20 조회2,001회 댓글0건본문
여성 8천여명, '부작용 생리대‘ 소송 준비
깨끗한나라 '릴리안' 생리대의 부작용 논란이 확산되면서 여성 생리대에 대한 불안감이 퍼지고 있다. 소비자들은 집단소송 인터넷 카페를 만들어 관련 정보를 공유하고, 유통업체는 릴리안 생리대 판매를 중단했다. 릴리안이 실제 유해한 지 정확한 결과는 나오지 않았지만, '제2의 가습기살균제 사태'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2013년 출시된 깨끗한나라의 생리대 릴리안 시장점유율은 20% 정도이다. 유한킴벌리의 화이트·좋은느낌, LG유니참의 바디피트·쏘피한결의 뒤를 이어 업계 3위다. 지난해부터 인터넷을 중심으로 릴리안 사용 후 생리양이 줄고, 생리통이 심해진다는 의견이 계속 제기됐다.
특히 '릴리안 사용 후 유산했다', '소중한 부분에 염증이 생겼다'는 등 주장이 나오면서 네티즌들 사이에서 불안감이 조성됐다. 깨끗한나라는 릴리안이 식품의약품안전처의 검사를 통과한 안전한 제품이라는 것을 강조하며 이달 18일 한국소비자원에 릴리안 생리대 제품의 안전성 테스트를 정식으로 요청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도 곧바로 품질 검사에 들어갔으나, 논란의 중심에 있는 생리대를 속옷에 고정하는 접착제에서 나오는 휘발성유기화합물(VOCs)의 유해 여부를시험법 확립을 위한 연구가 끝나는 내년 이후에나 확인할 수 있다.
깨끗한나라는 결국 23일 전 제품을 환불해주겠다고 발표했으나, 이미 오랫동안 이 생리대를 사용해온 소비자들은 이번 사태가 '제2의 가습기 살균제' 사태가 될까봐 걱정하고 있다. 특히 여성환경연대가 국내 생리대 10종에서 유해물질 22종이 검출됐고, 이 중에는 휘발성 유기화합물도 있었다고 지난 3월 발표했던 것이 재조명되면서 생리대에 전반적으로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 당시 연구에는 릴리안 뿐만 아니라 국내에서 시장점유율이 10위 안인 모든 생리대가 포함됐다. 하지만 여성환경연대 운영위원에 깨끗한나라의 경쟁사인 유한킴벌리 상무이사가 속해있고, 당시 연구가 진행된 강원대에 있는 다른 환경 관련 센터가 유한킴벌리로부터 후원을 받은 것이 결과에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는 의혹도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 대형마트 3사와 씨유(CU), GS25, 올리브영 등 주요 유통업체들은 23일부터 부작용 논란이 일고 있는 깨끗한나라의 릴리안 생리대 판매를 일제히 중단했다. 이마트 관계자는 "릴리안 생리대에 소비자들의 불안감이 확산하고 있는 데다, 해당 업체가 공식적으로 환불 방침을 밝혀 판매를 중단하기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부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가격은 좀 더 비싸지만 안전한 유기농 순면(純綿) 생리대를 찾는 움직임도 늘고 있다. 이마트에서는 지난 21∼23일 유기농 면 생리대 매출이 33.2%나 늘었고, 온라인쇼핑몰 11번가에서도 빨아쓰는 면 생리대와 천연흡수체를 사용하는 제품의 매출이 급증하면서 21∼23일 생리대 매출이 전주 대비 249%나 크게 뛰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일회용 생리대 매출은 하락하는 대신 고가의 유기농 순면 생리대를 찾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며 "불안감이 가라앉을 때까지는 이런 현상이 이어질 것 같다"고 말했다. 생리컵 등 대안 제품에 관심도 많아져 관련 문의가 늘고 있다. 인체에 삽입해 생리혈을 받아낼 수 있는 실리콘 재질의 여성용품인 생리컵은 이르면 다음달 안에 국내에 출시될 예정이다.
집단소송 카페 회원 8천500명…여성단체 '릴리안 조사하라'
피해배상소송을 준비하는 등 집단행동에 나서는 소비자들도 늘고 있다. 법무법인 법정원은 21일 포털 사이트에 '릴리안 생리대 피해자를 위한 집단소송(손해배상청구) 준비 모임' 카페를 개설하고 "릴리안 제품을 사용한 뒤 신체적 증상과 정신적 고통 등 피해를 본 소비자의 피해 구제를 위한 '집단 소송'(손해배상청구)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카페 회원 수는 사흘 만에 약 8천500명으로 늘어났으며, 카페 게시판에는 소송 참여가 가능할지 묻는 회원들의 글이 잇따르고 있다. 여성단체는 릴리안을 철저히 조사하고 일회용 생리대 관리방안을 만들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여성환경연대는 릴리안 생리대를 사용한 뒤 건강 이상을 제보한 여성 3천9명의 사례 분석과 릴리안을 사용한 여성 10명 중 6명의 생리주기가 바뀌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고 밝혔다. 전체 제보자 중 90% 가량이 생리양에 변화가 생겼다고 답했고, 생리통이 심해지거나 피부질환이 생겼다는 대답도 각각 68%, 48.3%였다. 제품을 쓰고 3년 이내에 월경이나 자궁 관련 질환으로 병원을 찾은 경우도 50%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여성환경연대는 최근 성명서를 내고 "릴리안 제조사인 깨끗한나라는 생리대 전 성분을 공개했지만 이 성분들은 사용된 원료명으로, 생리대 속 유해물질 정보를제대로 알려주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더 심각한 문제가 생기기 전에 식약처는 일회용 생리대 속 성분 위해성과 건강 영향을 조사하고 관리방안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생리대에 대한 소비자 불안감이 확산하자 식약처는 애초 릴리안만 조사하겠다는 방침을 바꿔 생리대 제조업체 5곳을 방문해 현장조사를 벌였다. 현장조사를 받은 회사는 유한킴벌리, 엘지유니참, 깨끗한 나라, 한국피앤지, 웰크론헬스케어 등 5곳이다. 이들이 생산하는 생리대는 시중 유통량의 90%를 차지한다.
추적사건25시 사회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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