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교수가 또 "성희롱", 조사 받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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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재복 작성일15-02-05 15:17 조회1,757회 댓글0건본문
[류재복 대기자]
최근 서울대 인권센터에 접수된 신고서에서 가해자로 지목된 사람은 경영대 소속 현직 교수 60대 A 씨. 서울대 성낙인 총장은 신고가 접수된 직후 A 교수에 대해 강의 등 교수가 맡는 고유 업무에서 배제하는, 이른바 '직무 배제' 조치를 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고 곧바로 진상 조사에 착수했다, 학교 측이 다수의 익명 신고가 신빙성이 높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본격적인 조사가 시작되기도 전에 직무 배제 조치를 했다는 건, 그만큼 사안이 심각하다는 뜻. 서울대는 또 기존의 실명 신고 방침을 깨고 피해자 진술뿐 아니라 익명으로 제보된 목격자의 증언도 확인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신고서엔 여러 학생들이 지난 수년간 해당 교수로부터 상습적인 성희롱과 추행을 당했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취재 결과 확인됐다. A 교수가 강의 시간에 공개적으로 여성 비하 발언을 했다는 건 학내 게시판에 여러 번 언급됐을 정도로 '나름' 유명한 일, 추가적으로 수업 뒤풀이 술자리 등에서 여학생에게 성적 수치심을 일으키는 말을 했다는 주장이 제기된 것으로 전해졌다.
A 교수는 지난 몇년 간 대형강의를 맡고 있다, 학기 중 2~3차례에 걸쳐 수강생 수십 명을 불러 맥주파티 같은 술자리를 가졌다. 그리고 이 자리에서, 공개적으로 추행과 희롱이 이뤄졌다. 술자리에서 여학생들에게 한 대표적인 발언으로는 "앞으로 나를 오빠라고 부르지 않으면 F를 주겠다" "남자친구랑 어디까지 가 봤냐?" "내 볼에 뽀뽀해라" "무릎에 앉아봐라"같은 것들이었다. 실제 여학생들과 사진을 찍는 척 하며 다가가 본인이 직접 볼에 뽀뽀를 하거나 러브샷을 할 것을 강요한 일도 무수히 많았다, 허리를 팔로 감고 음담패설을 하는 일도 많았다.
그리고 바로 이 술자리에서 마음에 드는 여학생의 연락처를 알아냈다는 게 피해를 주장하는 학생들의 공통된 진술이다. 아무리 무시해도 끈질기게 전화와 문자 메시지를 보내와 결국 1대 1 사적인 저녁 식사자리를 마련했다. 그리고, 학생과 단 둘이 만난 이 자리에선, 더 높은 수위의 성희롱, 추행이 이어졌다고 한다."지금부터 내가 너의 남자친구다" "속옷 사 줄게 가슴 사이즈가 어떻게 되느냐?" "날 존경하면 뽀뽀를 해달라" "70대, 80대가 되어도 남자들의 성욕은 변함 없는데 풀 곳이 없다" "내가 너를 꼬시면 희롱이 되니, 니가 나를 꼬셔봐라"같은 말도 서슴지 않았다고 한다.
피해 학생들은 기자와 만나 "A 교수의 추행 사건 이후 수치스러워 몇날 몇일을 괴로워했다"고 토로했다. 3~40명이 모여있는 술자리에서 공개적으로 추행을 하고 수위 높은 농담을 하는 교수로 인해 큰 상처를 받았다는 학생도 한 둘이 아니었다. 하지만 앞으로 학점과 진로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교수에게 '찍히면' 안된다는 생각 때문에 불쾌하다고 표현하거나 신고하는 일을 포기했다고 한다. 전형적인 '갑질' 희롱 사건인 셈이다.
서울대의 이번 대응은 전례 없이 신속했다, 성추행 혐의로 구속 기소된 수학과 강 모 교수 사건 당시, 징계 절차 없이 바로 사표를 수리하는 등 대응이 미온적이었다며 안팎에서 제기됐던 비판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서울대에선 현재 강 교수 외에도, 조교 추행 혐의로 고소된 치의학 대학원 배 모 교수가 경찰의 조사를 받고 있다, 아무쪼록 대학 내 만연한 교수들의 성희롱, 성추행이 근절되는 계기가 되길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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