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란법, 국회 공청회서 갑론을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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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재복 작성일15-02-23 22:02 조회1,738회 댓글0건본문
국회 법제사법위원회가 23일 주최한 '김영란법' 공청회에서는 최대 쟁점으로 떠오른 법 적용대상 범위 등을 놓고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이날 공청회에 발제자로 나선 전문가들은 공직자 부정부패 방지라는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안)' 입법 취지에 대해서는 공감하면서도 법 적용대상이 정부 안에 비해 확대된 것을 놓고서는 대부분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김주영 명지대 법대 교수는 "비(非) 공무원 중 사립학교 교직원과 언론인을 포함한 것에 대해 직업들의 공공적인 속성을 규정할 수 없고 민간부분의 다른 영역도 못지않게 공공성이 보이는 분야가 많다"며 "예를 들어 민간 의료계나 금융계, 특히 대기업과 하청기업 사이에서의 부정청탁은 왜 대상을 삼지 않는가에 대한 문제제기가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노영희 법무법인 천일 변호사는 "사립학교나 언론을 포함시키는 것은 입법의 타당성에서는 인정된다"면서도 "적용대상 공직자가 186만명, 가족까지 확대될 경우 550만명 내지 1700만명으로 추산될 때 물타기 악용이 가능하므로 사립학교나 언론을 포함시키지 않은 원안을 차선책으로 고려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노 변호사는 공직자의 범위에 대해서는 "모든 공무원에 대해 적용하면 수범자의 범위가 지나치게 넓고 차관급 이상의 공무원으로 제한하면 지나치게 좁아지는 문제가 있다"며 "공직자윤리법에서 정한 재산등록 의무자인 4급 이상 공무원을 수범대상으로 삼는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오경식 국립강릉원주대 법대 교수는 "공직자의 범위 확대로 공직과 무관한 대상자의 잠재적인 범죄인 취급 가능성이 있다"며 "범위가 너무 넓어 입증의 어려움이 있고 오히려 법의 규범력과 실효성 약화, 정치적 반대세력 등에 의한 자의적인 법집행과 표적수사 등의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송기춘 전북대 로스쿨 교수는 "사립학교 교원의 경우 국공립학교 교원에 관한 규정을 준용하는 만큼 적용대상으로 하는 것은 큰 문제가 없다"면서도 "언론 종사자의 경우 언론의 자유를 침해할 여지가 많다는 점에서 매우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반면 이완기 민주언론시민연합 상임대표는 "오히려 언론의 자유와 표현의 자유를 진전시키는데 이 법안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본다"며 "김영란법에 언론을 포함시키는 것은 우리사회의 부패방지를 위해 반드시 필요하며 김영란법의 입법 취지에도 배치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김영란법이 궁극적으로 우리 사회를 보다 투명하게 하기 위한 것이라면 언론을 빼고 얘기할 수 없다"며 "지난달 소관 상임위를 통과했던 김영란법은 반드시 원안대로 통과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만 박종률 한국기자협회 회장은 "어쩌면 많은 언론인들은 김영란법에 자신들이 포함되든 말든 관심이 없다"며 "그러나 강조하고 싶은 점은 언론은 철저한 민간영역이며 국민의 기본권인 자유의 차원에서 규정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직무관련성과 관계없이 금품수수액이 100만원을 초과한 경우 처벌토록 한 정무위 안을 놓고서는 정부가 제출한 안이 더 현실적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정부가 내놓은 안은 직무와 관련한 금품수수 등은 대가와 관계없이 형사처벌하고, 직무와 관련없는 금품수수 등은 수수금액의 2~5배의 과태료를 물도록 하는 내용이다.
노 변호사는 "법안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예외적으로 허용되는 금품수수 별도규정을 제외하고 직무 관련이 있는 금품수수의 경우 형사처벌, 직무 관련이 없는 경우 과태료를 부과하는게 타당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송 교수도 "단지 공직자라는 이유만으로 일정 액수 이상의 금품수수를 직무관련성에 상관없이 금지하는게 타당한지 의문"이라며 "이런 점에서 대가성 여부를 묻지 않지만 금품수수에 최소한의 직무 관련성을 요구하는 정부안의 조항이 보다 합리적"이라고 제안했다.
이상민 법사위원장은 "김영란법 취지인 부정부패를 없어야 한다는 부분은 모두 공감하고 있다"며 "(주변에서) 시간끌기다, 꼼수다 이런 얘기를 하는 것은 듣기에 거북하다. 국회에서 다양한 시각과 상반된 시각이 나오기 때문에 지혜를 모아 조금이라도 흠이 없도록 노력해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류재복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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