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여야대표, 17일 첫 회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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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재복 작성일15-03-12 13:14 조회1,313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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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 김무성,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의 오는 17일 청와대 첫 회동에서는 정치·경제는 물론 외교·안보 현안에 이르기까지 그 어느 때보다 폭넓은 의제가 테이블에 오를 전망이다. 지난 연말·연초 '정윤회 비선 실세' 의혹 파문으로 홍역을 치렀던 박 대통령 입장에서는 최근 지지율 회복세에 힘입어 이번 청와대 3자회동을 집권 3년차의 국정동력을 얻는 지렛대로 활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불통 논란'이 꼬리표처럼 따라다닌만큼 이번에는 제18대 대선의 라이벌이었던 문재인 대표와 만나 '국정소통'의 장을 연출해 보이는 효과도 기대할 법하다. 박 대통령은 집권3년차를 맞아 경제활성화에 대한 의지를 자주 강조해 왔다는 점에서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관광진흥법 등 야당이 줄곧 반대해온 법안에 대한 조속한 입법협력을 요청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지난해부터 밀어붙이고 있는 공무원연금 및 공공부문 개혁과 규제 완화를 위한 입법에도 협력을 구할 전망이다.

박 대통령과 여야 대표는 또 최근 가장 뜨거운 이슈로 떠오른 '부정청탁 및 금품 등의 수수 금지법'(속칭 김영란법)의 후속 법안의 처리 방향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법시행 이전 개정내지 수정 문제에 대한 3자의 입장이 수렴될지 주목된다. 여기에 마크 리퍼트 주한미국대사의 피습 사건이나 이후 불거진 테러방지법 입안, 미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한반도 배치 등 안보 문제도 거론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온다. 사드 문제와 관련해선 당청의 결이 다르게 나타나고 있어 의견교환이 어떤 방향으로 이뤄질지 관심을 모은다.

'주빈' 격인 문 대표 측은 의제를 민생경제와 안보로만 확실히 압축하겠다고 밝혔다. 문 대표의 애초 제안 역시 '경제·안보 영수회담'이었고, 최근 중도 행보를 보이며 이념정당의 모습을 탈피하는 데 주력하고 있어 굳이 정쟁을 불러올 의제들을 꺼내지는 않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정치적 주장을 내놓고 압박하기보다는 결과물 도출에 주력하겠다는 스탠스다.

김현미 비서실장은 12일 국회 브리핑 후 기자들과 만나 "최경환 경제부총리가 디플레이션 우려를 거론하고 최저임금의 빠른 인상이 필요하다고 할 정도로 경제가 어렵다"며 "최소한의 대책을 마련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는 최근 문 대표가 주장하는 '소득주도 경제성장' 정책 위주로 최저임금 인상·생활임금제 도입 등을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

여기에 최근 논란을 일으킨 연말정산 사태에 대한 보완책을 촉구하고, 전월세 대란 해소를 위한 임대주택 공급물량 확대 및 전세가 인상 제한 등도 예상해 볼 수 있다. 특히 복지재원 마련을 위한 법인세 감세철회도 문 대표의 주요 관심사다. 남북 정상회담 성사를 포함한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정부 조치도 요구할 계획이다.

앞서 문 대표는 지난달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필요하면 대북 특사도 보내야 한다"면서 "오는 5월 러시아의 2차대전 전승기념식에서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과 만나는 길이 열린다면 가는 게 좋다"고 제안했다. 다만 문 대표는 이 밖의 민감한 정치적 주제에 대해서는 거리를 둘 계획이다. 김 비서실장은 "개헌에 대해서도 얘기할 수 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개헌은 민생경제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반면, 김 대표는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하기보다는 박 대통령에게 국회 상황을 설명하고, 야당의 지나친 요구는 적절히 '제어'하는 조정자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지역주의 타파와 기득권 줄이기와 같은 정치 개혁을 위해 진행 중인 논의를 소개함으로써 박 대통령과 야당의 이해를 구하는 노력은 펼칠 것으로 보인다. 한 당직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어렵게 성사된 대통령과 야당 대표의 대화를 터주기 위해 배려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렇게 박 대통령과 여야 대표가 회동에서 성과를 내려고 한발짝씩 양보할 경우 가시적인 결과물을 내놓을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리퍼트 대사 피습 사건 이후 여야가 '종북' 논란으로 고소고발까지 하며 신경전이 고조된 만큼 대화의 '생산성'이 떨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또 무상급식과 무상보육을 포함한 복지 정책과 야당이 주장하는 '부자감세' 철회 등을 놓고 그동안 드러냈던 시각차를 좁힐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앞서 국가정보원의 대선 개입 의혹이 한창이던 지난 2013년 9월 박 대통령과 새누리당 황우여, 새정치민주연합 김한길 대표간 회담 때도 서로 입장차만 확인한 채 냉랭하게 돌아선 바 있다.

[류재복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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