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이완구-홍준표 숨겨진 행적찾기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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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병찬 작성일15-04-29 13:38 조회1,429회 댓글0건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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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완종 전 경남기업의 정치권 금품 제공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 특별수사팀(팀장 문무일 검사장)이 29일 이완구 전 국무총리와 홍준표 경남지사의 일정 담당자를 각각 소환하면서 진실 규명을 둘러싼 '수싸움'이 시작됐다. 검찰은 지난 2주간 성 전 회장 측근들을 상대로 금품 제공 의혹이 불거진 시점의 비자금 흐름과 성 전 회장의 행적 및 동선을 복원하는 데 집중했다. 공여자의 사망으로 당시 상황을 최대한 구체적으로 복원해 정황 증거를 확보하는 게 시급한 현안이었다. 검찰이 이 전 총리와 홍 지사 측 인사를 불렀다는 것은 이 작업이 어느 정도 마무리됐음을 의미한다.
실제 검찰은 의혹 시점의 상황을 대략 짐작할 만한 상당량의 정보를 축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성 전 회장의 움직임도 상당히 구체적으로 파악한 것으로 전해진다. 다음 단계는 지금까지 확보한 정황 증거들이 이 전 총리 및 홍 지사 측 주장과 맞는지 따져보는 일이다. 가장 기초적인 것은 두 사람의 일정이다. 양측이 내놓은 일정이 어긋나버리면 수사팀이 추가로 확인해야 할 부분도 그만큼 많아질 수 있다.
검찰이 2단계 수사의 첫 소환자로 두 인사의 일정 담당자를 선택한 것도 이런 점을 두루 고려한 결과로 보인다. 하지만 수사팀이 소환 첫날부터 무리하게 사실 관계를 파고들어갈 가능성은 크지 않다. 이 전 총리와 홍 지사는 금품수수 의혹을 강하게 부인하고 있고 양쪽 모두 입맞추기, 진술 바꾸기, 성 전 회장 측근에 대한 회유·압박 등 증거인멸에 해당하는 여러 의혹이 불거진 상태다. 이날 소환 통보를 받은 일정담당자가 수사팀이 원하는 진술을 할 개연성도 별로 없어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진술의 신빙성을 따지고자 성 전 회장 측근들로부터 확보한 정황 증거를 공개하면 수사팀의 '패'가 노출되면서 오히려 이들의 알리바이 설정을 돕는 '부작용'을 낳을 수도 있다. 조사는 일정담당자의 진술을 충분히 경청하고 알리바이를 깰 수 있는 '숨겨진 시간'을 찾는 식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일종의 '탐색전'이다. 수사팀이 이 전 총리나 홍 지사의 동선을 알고 있는 상황에서 일정 담당 비서들이 내부 지시를 받고 '첨삭된 일정'을 내놓는다면 검찰의 노림수가 쉽게 먹힐 수도 있다.
수사팀이 보유한 패는 일단 빼놓고 상황에 따라 성 전 회장 측과의 대질신문도 예상된다. '성완종 리스트' 수사가 의혹 당사자를 직접 겨누는 쪽으로 방향타를 돌림에 따라 그동안 협조적인 태도를 보였던 성 전 회장 측근들의 '입'을 단속하는 것도 중요해졌다. 관련자 진술에 크게 의존하는 정치자금 수사의 특성상 공소 유지를 위해서도 진술의 일관성이 중요하다.
권병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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