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수의 감염을 막는게 중요한가? 병원생계가 중요한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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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병찬 작성일15-05-31 22:51 조회2,191회 댓글0건본문
다수의 감염을 막는게 중요한가? 병원생계가 중요한가?<2>
"고위험 접촉자, 뒤늦게 시설 격리"…실효성 의문 <?xml:namespace prefix = o ns = "urn:schemas-microsoft-com:office:office" />
메르스 환자와 밀접하게 접촉한 사람들 가운데는 나이가 많거나, 당뇨병이나 심장병처럼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 분들이 있다. 아무래도 젊고 건강한 사람보다는 감염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 이런 고위험 대상자가 35% 정도 이르고 있다. 정부가 이들을 자택이 아니라 별도의 시설에 격리하기로 했다. 확산을 막는 데 효과가 있을까? 보건 당국은 메르스 발병 초기만 해도 첫 환자 가까이에서 접촉한 사람만 격리 대상으로 분류했다. 자택 격리에 대한 관리도 허술했다.
[권준욱/보건복지부 공공보건정책관 : 초기의 판단과 관련해서 동일 병실에 조금 집착했던 우리 일선 실무자들의 약간 기존 지침에 너무 고집된 것이 아쉬운 부분으로 있고….]
보건 당국은 자택 격리자 중에서 고 위험군으로 분류한 사람을 안전한 시설에 격리시켜 잠복기 동안 관찰하기로 했다. 당뇨병과 심장병, 신장병 등 만성질환이 있는 50세 이상이 대상이다. 전체 밀접 접촉자의 35% 정도다. 격리 병실의 경우 외국에선 숙련된 의료진과 특수 장비를 갖추도록 하고 있다. 미국 질병관리통제센터는 공기를 차단하는 음압시설을 보유하고, 얼굴을 완전히 차단하는 고글과 의료용 N95 마스크 등을 갖춰야 한다고 권하고 있다.
이런 장비를 갖춘 우리 국공립병원 병상은 100여 개 있지만 다인실에 한 사람만 입원하기 때문에 40개 정도만 활용할 수 있다. 민간 대학병원들은 메르스 전파 위험 때문에 격리 환자 받는 것을 꺼리고 있다. 나이 50세를 시설 격리의 기준으로 삼는 것도 오늘(31일) 30대 젊은 남성 2명이 추가로 확진된 것을 감안하면 현재 상황과는 맞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차 감염 잠복기 끝나는 이번주가 고비
보건복지부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대책본부)는 자가격리 대상자 가운데 고령·만성질환자 등 고위험군을 별도 시설로 격리하겠다고 31일 밝혔다. 복지부는 2차 감염 잠복기가 끝나는 이번주를 메르스 사태의 고비로 보고 3차 감염 확산 방지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대책본부는 이날 서울 광화문 정부서울청사에서 연 브리핑에서 “자가격리 대상자 가운데 만 50살이 넘고 당뇨·신장병 등 만성질환이 있는 대상자들을 별도 시설에 격리하겠다. 격리 조처로 생업에 지장을 받은 대상자는 긴급복지 지원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31일 현재 자가격리 대상자는 첫번째 환자(68)와 같은 병동에서 접촉한 129명으로 이 가운데 최소 45명(35%)을 시설격리해야 할 것으로 대책본부는 보고 있다. 중국에서 확진된 환자(44)와 접촉한 사람들까지 포함하면 숫자가 더 늘어날 수 있다.
보건당국은 메르스 확산 여부가 이번주 중반 판가름날 것으로 보고 있다. 메르스 최대 잠복기는 2주일이다. 국내 확진 환자들은 대부분 지난 15~17일 첫번째 환자한테 감염됐고, 20일부턴 이 환자가 국가지정 격리병상에 옮겨져 더는 밀접 접촉이 일어나지 않았다. 이달 3일부터는 2차 감염에 의한 환자는 더이상 발생하지 않게 된다. 문제는 2차 감염 환자에 의해 감염된 환자, 곧 3차 감염이 발생할지 여부다. 대책본부는 첫 환자가 입원했던 병원을 휴원조처하고 대한감염학회·대한감염관리간호사회 등으로 구성된 민관합동 대책반을 구성해 총력적 방역태세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보건당국의 허술한 방역체계로 2차 감염자가 속출하자 일반인들이 일부 병원을 기피하는 등 메르스 공포가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메르스 예방법은 일반적인 감기예방법과 별반 다를 게 없다”며 과도한 공포를 가질 필요는 없다고 말한다. 손을 깨끗하게 씻고, 사람이 많이 모이는 장소는 되도록 피하는 것이 최선의 예방법으로 꼽힌다.
‘남에게 옮기지 않을’ 예방수칙과 시민의식도 중요하다. 직장인 이아무개(47)씨는 “요즘 지하철을 타도 기둥이나 손잡이를 이용하지 않는다. 갑자기 나오는 재채기를 손으로 막은 사람들이 아무렇지도 않게 다시 손잡이를 잡는 것을 보고 엄두가 나지 않아서다”라고 했다. 회사원 김아무개(41)씨는 “재채기를 하는 순간에 침방울 수만개가 주변에 퍼져나가는 동영상을 최근 본 뒤로는 출퇴근 시간 비좁은 지하철이나 버스 안에서 손으로조차 막지 않고 기침이나 재채기를 하는 사람을 보면 끔찍하다”고 했다.
김태형 순천향대 의대 교수(감염내과)는 “우리는 전염병에 대한 실질적 공포를 경험하지 않아 ‘호흡기 에티켓’이 취약하지만 사스로 많은 피해를 입었던 홍콩이나 캐나다의 경우 시민들이 기침할 때도 예절을 반드시 잘 지킨다”며 “공공장소에서 기침을 하는 등 나의 체액이 다른 곳으로 전파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다중이용시설이나 대중교통시설에서 기침·재채기를 할 때는 손이 아닌 휴지나 손수건, 옷소매 위쪽으로 입과 코를 가린 뒤 사람이 없는 쪽으로 몸을 돌리고 해야 한다. 기침이 계속되는 사람이라면 마스크를 착용하는 게 좋다.
권병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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