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정신못차린 보건당국의 엉망행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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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병찬 작성일15-06-11 07:54 조회1,819회 댓글0건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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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돼야 가동 부산대병원, 보건당국-사전 확인도 없이 일방 발표, 환자 100명 넘어도 '주의' 유지, "국가 이미지 위해" 군색한 변명
정부가 음압병상도 없는 부산대병원을 '음압격리실에서 중증 확진환자를 진료하는' 부산 메르스 거점병원으로 엉터리로 발표해 비난을 자초하고 있다. 최경환 국무총리 직무대행은 10일 오전 대국민 담화를 발표하면서 "환자분들의 빠른 치유를 위해 각 지역별로 메르스 집중 치료기관을 지정했다"고 밝혔다. 이어 보건복지부가 해당 48개 병원 이름을 공개했다. 이 중 부산의 거점병원은 2곳. 메르스 의심환자를 진료하는 진료병원으로 '부산의료원'이, 음압격리실에서 중증 확진환자를 진료하는 대학병원급 치료병원으로 '부산대병원'이 지정됐다.
하지만 부산대병원의 음압시설은 현재 '공사 중'인 상태이며 아직 완공되지도 않았다. 음압시설이 없는 병원을 메르스 거점병원으로 지정한 것이다. 해당 부산대병원 측은 "거점병원이란 얘기를 언론으로부터 처음 들었다"며 "지정이 된 줄도 몰랐고 보건복지부로부터 사전에 연락이 온 것도 없다"고 말했다. 이것이 어찌된 일인가? 부산대병원의 음압시설을 갖춘 호흡기전문질환센터는 오는 8월께나 문을 연다.
부산 서구 아미동 부산대학교 병원 응급실
부산시 관계자는 "어제 급히 메르스 감염병 관리 의료기관 확보 계획을 올리라고 해서 국비 지원을 받아 관련 시설을 짓고 있는 부산대병원을 올렸다"면서 "어젯밤에 올린 걸 아무런 확인 없이 다음 날 아침에 바로 발표할 줄은 몰랐다"며 곤란해했다. 부산시는 즉각 수정을 요청하겠다고 했지만 부산시 대응 또한 '허둥지둥'이긴 마찬가지였다.
앞서 정부는 뒤늦게 메르스 병원 24곳 명단을 발표하면서도 병원 이름과 병원이 있는 지역마저 틀리게 발표해 "메르스 확산의 온상지는 보건복지부"라는 비난을 산 바 있다. 여기에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확산되고 이미 전국으로 퍼진 상황에서 정부는 여전히 메르스 위기 단계를 '주의'에 놓고 모든 대책을 여기에 맞춰 마련하고 있다.
메르스 발생 3주째인 10일, 환자 발생이 100명을 넘겼고, 이미 지역으로 환자가 확산돼 시민들의 불안감은 높아져 있는데도 정부는 지난달 20일 국내 첫 메르스 환자가 발생할 때 내린 주의 단계를 여전히 유지하고 있다. 이미 메르스사태로 인해 추락할때로 추락한 "국가 이미지를 위해서"라는 것이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이 9일 밝힌 이유다. 주의에서 경계로 넘어가는 기준은 '국내 메르스의 타 지역 전파'다. 실제로는 전국으로 전파가 이뤄졌지만 정부는 '병원 내 감염'과 '지역 감염'을 대비시키며 아직도 지역 감염은 없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어 '말에 갇힌 정부'라는 비판도 나온다. 최 총리대행까지 나서서 10일 '심각'으로 격상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지만 청와대에서는 묵묵부답이다.
한편 10일 부산에서는 부산 첫 확진환자의 열을 쟀던 의료인, 한림대 동탄성심병원에 다녀온 사람 등이 고열, 기침 등의 증상을 호소해 현재 검사를 받고 있다. 또 지난달 28~30일 삼성서울병원에 입원한 이력이 있는 아버지를 둔 부산 지역 초등학생이 보건당국으로부터 처음으로 가택 격리를 권고 받았으나 현재 이들 가족은 증상은 없는 상태다.
'부산대병원'처럼 음압시설을 갖추지 않은 병원이 '메르스지정병원'이 되면 심각한 감염오염 문제를 수반하는것은 전문가가 아니라도 누구나 알수 있는 문제다. 설사 그렇다고 하면 해당 병원 의료진과 충분한 상의끝에 음압병실에 대체하는 무슨 준비라도 갖추어야 할 것 아닌가? 그런데 이번 부산대병원 사건은 보건당국이 전혀 그런 준비를 생각하지도 갖추지도 않았다는 점을 시사했다. 시민들은 말한다 "도대체 보건당국 제정신인가? 생각과 개념이나 있는 사람들인가? 국민의 "생명"이 달린 문제를 행정행위하면서 이따위라면 죄없는 사람들 그만 죽이고 다 때려치워라 !"는 정도로 분노하고 있다.
"우리 병원엔 메르스 환자 안왔는데…오보 아닌가요?
보건당국이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관련 병원을 대외에 발표하기 이전에 해당 병원에는 이를 통보하지 않아 빈축을 사고 있다. 일부 병원의 경우 언론보도가 난 후에야 메르스 경유병원으로 지정됐다는 사실을 인지, 정부의 대응이 허술하다는 지적이다. 보건복지부 중앙메르스대책본부는 11일 현재 메르스 바이러스 확진자가 감염됐거나 경유한 병원이 11개가 추가돼 모두 55개로 늘어났다고 밝혔다.
이날 기준 새로 추가된 메르스 관련 병원은 모두 메르스 확진자가 경유한 병원이다. 이날 추가된 병원은 △서울 강서구 미즈메디병원(응급실) △강서구 두리이비인후과(외래) △중구 중앙외과의원(외래) △옥천군 곰바우한의원(외래) △옥천제일의원(외래) △대전 한사랑의원(외래) △전주시 전주예수병원(외래) △강원도 속초구 진영의원(외래) △경남 창원시 창원힘찬병원(외래) △창원시 가족보건의원(외래) △창원SK병원(입원) 등이다.
이 같은 내용은 정례브리핑 보도자료와 메르스포털(www.mers.go.kr) 등을 통해 공개됐다. 보도가 나간 후 이번에 병원명이 공개된 한 병원 원장은 "보건소나 구청 쪽으로부터 메르스 환자가 경유했다는 것에 대한 어떠한 통지도 받지 못했다"며 "언론보도가 사실이라면 이에 맞춰 대책을 세워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원장은 "메르스 환자가 경유했다면 병원 문을 닫거나 해야 한다"며 "병원에는 알리지도 않고 먼저 발표를 하면 어떻게 대처를 할 수 있느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엄중식 대한의료관련감염관리학회 정책이사 겸 한림대강동성심병원 엄중식 교수가 11일 정부세종청사 복지부 공용브리핑실에서 메르스 정례브리핑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엄중식 교수, 정은경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 현장점검반장, 권덕철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 총괄반장
서울 강서구의 미즈메디 병원의 경우 외래환자가 병원을 경유했다고 보건당국이 발표했지만 병원 측은 "해당 메르스 확진자는 외래환자가 아닌 야간응급실을 이용한 환자"라며 보도를 정정해 줄 것을 요청해 왔다. 이 병원 관계자는 "병원의 입장에서는 매일 1500명이 다녀가는 외래와 하루 환자가 30명 미만인 응급실 진료가 많이 차이가 난다"며 "사실이 잘못 알려져 어려움을 겪게 생겼다"고 말했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 질병예방센터장은 "병원명을 선정할 때는 우리가 신속하게 정보를 국민들에게 제공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병원에 대한 사전 사실확인을 좀 더 충실하게 해서 더 정확한 정보를 드리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선에서 혼란은 여전하다.
권병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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