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사 고소고발 사태, 시민들, 독자들 충격<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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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혜빈 작성일15-07-28 08:37 조회2,422회 댓글0건본문
김영사 고소고발 사태, 시민들, 독자들 충격<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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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사는 1983년 설립되어 현재까지 3000여 종의 책을 출간했다. 2011년 4월 4일 신문 전면광고 문구는 이렇다. “책 만들기 30년, 가장 많은 베스트셀러를 보유한 출판사 김영사.” 과장이 아니었다. 1990년대 10년간(1989~1998) 김영사의 베스트셀러는 139종으로 부동의 1위였다. 당시 출판논총 자료에 따르면 2위는 영진출판사 83종, 3위는 창작과 비평사의 82종이었다. 김영사 독주 시대였다.
1989년에 나온 김우중 전(前) 대우그룹 회장 자서전 ‘세상은 넓고 할 일은 많다’는 한국 최초의 밀리언셀러였다. 6개월 만에 100만부를 넘어 최단 기간 최다 판매라는 기록도 세웠다. 이때부터 김영사는 국내 유명 정·재계 인사들의 책을 도맡아 출간했다. 김대중과 이명박 전 대통령은 모두 당선 전 각각 ‘새로운 시작을 위하여’(1993)와 ‘신화는 없다’(1995)를, 안철수는 정치에 뛰어들기 전 ‘안철수의 생각’(2012)을 이곳에서 내놨다. 논란이 있었던 통일교 문선명 총재의 자서전 ‘평화를 사랑하는 세계인으로’(2009)를 펴낸 곳도 김영사였다.
김영사가 1994년 미학사를 인수한 뒤 선보인 스티븐 코비의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은 100만부 넘게 팔리면서 리더십과 성공 열풍을 몰고 왔다. ‘성공하는 10대들의 7가지 습관’ ‘성공하는 가족들의 7가지 습관’와 같은 시리즈까지 따라 나왔다. 김영사가 실용서나 자기계발서로만 성공을 거둔 것은 아니다. 1990년 에릭 시걸의 소설 ‘닥터스’ 1·2권은 156주 동안 베스트셀러를 차지하며 200만부 가까이 팔렸다. 당시 이 책의 성공 때문에 외국 작가들의 인세가 상승했다는 얘기가 출판계에서 나왔을 정도였다.
‘먼나라 이웃나라’ ‘식객’과 같은 만화 시리즈는 김영사의 대표적인 베스트셀러다. 1998년 고려원미디어의 부도로 출판권이 김영사로 넘어간 이원복 교수의 ‘먼나라 이웃나라’는 누적 판매 부수 1700만부, 누적 발행 2000쇄를 기록했다. 2003년부터 출간한 허영만 작가의 ‘식객’ 누적 판매 부수는 350만부가 넘는다. 2000년부터 나온 ‘앗’ 시리즈는 어린이 학습만화다. 100권 넘게 나온 이 시리즈는 누적 판매 부수 1000만부를 훌쩍 넘기면서 스테디셀러로 자리잡았다.
김영사 베스트셀러에 대한 냉소적 시각도 있다. 불문학자 황현산 고려대 명예교수는 “김영사가 자랑하는 그 많은 밀리언셀러를 보니 우리에게 도움이 될 만한 책이 별로 없다는 게 아쉽다”는 내용을 트위터에 올리기도 했다. 하지만 출판의 대중화 시대를 열었고 대중 교양서를 개척해온 공로는 부인할 수 없다는 평가다. 장은수 편집문화실험실 대표는 “일반 독자를 전문 독자로 이끄는 징검다리 역할을 해 왔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쟁쟁한 외국 작가들을 확보한 것도 김영사의 강점이었다. 2010년 마이클 샌델 교수의 ‘정의란 무엇인가’는 출간 11개월 만에 밀리언셀러에 올랐다. 지난해 이 책 판권은 출판사 와이즈베리로 넘어갔다. 재러드 다이아몬드(‘문명의 붕괴’ ‘어제까지의 세계’), 리처드 도킨스(‘만들어진 신’), 리처드 니스벳(‘생각의 지도’), 미치오 가쿠(‘불가능은 없다’ ‘마음의 미래’), 브라이언 그린(‘멀티 유니버스’) 등 인문·사회과학 분야에서 잘 알려진 외국 작가들의 책도 김영사에서 나왔다.
최근 1~2년 새 나온 ‘일론 머스크, 미래의 설계자’ ‘구글은 어떻게 일하는가’와 같은 번역서들도 경영 분야 베스트 셀러에 올랐다. 장은수 대표는 “김영사의 책들은 아직도 우리 사회의 훌륭한 지적 자산”이라면서 “독자들의 실망이 더 커지기 전에 출판사의 지적 이미지 쇄신이 시급해 보인다”고 했다.
최혜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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