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는 태극기를 상황따라 붙였다 떼었다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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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병찬 작성일15-08-06 19:29 조회1,727회 댓글0건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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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지배구조에 대해 사정당국의 압박이 본격화되고 있다. 칼 끝이 어디를 겨누든 지 롯데에서 하반기에 추진할 사업 등은 차질을 빚을 전망이다.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6일 경영권 분쟁을 겪고 있는 롯데그룹과 관련해 "불투명한 지배구조는 물론 자금흐름까지 엄밀히 살펴보겠다"고 밝혔다. 최 부총리는 '관계 기관'으로 하여금 불투명한 기업 지배구조와 자금흐름을 살펴보게 한다는 방침이다. 여기서 관계 기관은 공정거래위원회 또는 국세청이 될 공산이 크다.
그는 이어 "롯데그룹은 경영권 다툼에 매달릴 것이 아니라 스스로 불투명한 지배구조를 개선하도록 노력해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시장에서 그에 상응하는 대응이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같은 맥락으로 공정위는 지난 5일 롯데 측에 해외계열사의 주주 및 출자현황 등 경영 관련 내용의 일체를 요구하며 소유구조 파악에 나섰다. 공정위 측은 롯데 측에서 제출한 자료가 허위일 경우 검찰에 고발한다는 방침이다.
국세청은 현재 진행하고 있는 롯데 계열사인 대홍기획에 대한 세무조사와 롯데그룹과는 무관하다는 입장을 밝혀왔지만 이날 최 부총리의 발언으로 상황은 180도 달라질 전망이다. 국세청은 롯데그룹의 계열사에서 대홍기획에 부당지원이나 일감몰아주기 등 실시했는지 여부부터 롯데 그룹 전체를 대상으로 한 세무조사를 실시할 수도 있다.
정치권의 공격도 매섭다. 새누리당과 정부는 이날 대기업 총수에게 해외 계열사 현황과 해외계열사의 지분현황, 해외계열사의 국내계열사 출자 현황 등을 의무 공시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하는 등 전방위적인 압박을 가해오고 있다. 일부 의원들은 롯데 기업 구조상 우리나라에서 벌어들인 돈을 일본에 가져갈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을 하며 하반기에 있을 면세점 허가를 내주면 안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정부와 정치권의 공세에 롯데는 사실상 사면초가에 빠진 상태다. 더 큰 문제는 올해 하반기에 특허권이 만료되는 소공동점과 월드타워점 면세점 특허 재승인이다. 앞서 올해 하반기 면세점 재승인 경쟁은 기존 사업자들이 유리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지만 롯데의 지배구조, 일본으로의 국부유출 등이 언론에 공개되면서 상황은 변했다.
정부가 특수목적법인(SPC) 형태로 설립된 일본 L투자회사와 일본 롯데홀딩스가 사실상 지배하는 호텔롯데에 면세점 특혜를 주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롯데면세점은 지난해 서울 시내 면세점 기준으로 1조9760억원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조사됐다. 롯데면세점이 지난해 국가에 납부한 수수료는 9억4000만원에 불과하다. 면세점 판매 수익은 세금을 면제하는 대신 수익의 0.05%에 해당하는 금액을 특허수수료로 내는 방식으로 이뤄져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면세점 사업은 국가가 기업에게 특혜를 주는 산업으로 불린다.
호텔롯데의 지배구조가 사실상 불투명하다는 점이 만천하에 공개된 상태에서 정부가 롯데에 면세점 특허를 내준다면 국부 유출 사태를 방치한 것과 마찬가지는 비판에 직면하게 된다. 상황이 이러자 관세청 측에서는 롯데 면세점도 다른 후보자들과 같은 조건하에 경쟁을 해야 한다는 원칙을 내놨다. 즉 기득권을 전혀 인정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이 경우 면세점 경쟁자들은 반사이익을 얻을 가능성이 높다.
신세계, 현대백화점 등은 하반기 면세점 입찰 참여를 선언하지 않았지만 금명간 경쟁에 뛰어들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가에서 발생한 형제의 난이 롯데 면세점 재승인 불발로까지 이어진다면 한국 롯데가 뿌리채 흔들릴 수 있다는 것이 대체적인 시각이다. 한편 롯데타워에는 평소와는 달리 갑자기 초대형 태극기가 달렸다. 상황따라 붙였다 떼었다 하는 것이 나라의 태극기인가?
권병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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