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겪고도 보건부 분리,독립 오락가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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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혜빈 기자 작성일15-08-18 20:05 조회1,352회 댓글0건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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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후속 조치로 질병관리 조직을 독립해 전문성을 높이자는 논의가 거칠게 오갔지만 폭넓은 지지를 받지 못해 흐지부지됐다. 의료계에서는 보건복지부에서 보건부를 분리·독립하거나 질병관리본부를 청으로 격상하자는 주장을 펼쳤지만 학계의 동조가 부족했다. 복지부 또한 질병관리본부를 차관급 조직으로 격상하는 것으로 충분하다는 입장을 고집했다. 지난 5월 20일 첫 번째 메르스 환자가 발생한 이후 복지부 내 전문가 집단인 질병관리본부가 보조적인 역할에 머물고 비전문가인 복지부 장관과 국무총리가 최종 결정권자가 되면서 효과적인 대응이 어려웠다는 비판이 많았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질병관리본부를 청으로 승격시켜 인사·예산권 등을 주거나 아예 보건복지부에서 보건부를 따로 떼내야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18일 열린 국가방역체계 공청회에서 의사단체는 보건부 분리·독립을 최우선 과제로 제시하고, 차선책으로 질병관리본부의 청 승격을 주장했다. 박창일 건양대의료원장(대한병원협회)은 "복지부에서 보건을 분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1960년대 수준의 (정부 조직체계가) 아직도 유지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현행 방역체계로는 절대 전문가를 키울 수 없으며, 똑같은(감염병 발생) 일을 반복할 수 있다"며 "보건부 신설 또는 질병관리청을 만들어 전문가를 키워야 한다"고 밝혔다.
대한의사협회 조현호 이사는 "첫 번째로 보건부 분리·독립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두 번째로는 질병관리본부를 인사·예산·행정권을 가진 청으로 승격하는 조치가 필요하다"고 같은 입장을 보였다. 조현호 이사는 보건소 기능을 개편해야 한다는 주장도 폈다. 지역사회 건강 증진과 예방관리사업을 맡아야 할 보건소가 정작 메르스 사태 때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김태형 순천향의대 교수(대한감염학회)는 감염병 사태 때 정부가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것은 맞지 않다는 견해를 내놨다. 현장 상황은 전문가들 판단에 맡기고 조직을 갖춘 정부는 혁신적인 조직 개편이 이뤄져야 한다고 설명이다.
그러나 의사단체나 의학회의 주장엔 힘이 실리지 못했다. 정작 학계에서부터 유보적 입장을 나타내며 김이 빠졌다. 이날 주제발표를 진행한 서재호 부경대학교 교수는 "질병관리본부 위상 강화는 동의한다"면서도 "현행 법체계에서 해당 조직을 청으로 승격하거나 복지부에 복수차관을 두는 것은 위기대응 관점에서 효용보다는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고 반대 의견을 밝혔다. 서 교수는 "우리나라 정부 조직 구조상 청인 식약처나 경찰청 등은 집행조직이면서 지역 단위 조직을 확보했다"며 "이런 상황에서 지역 조직이 없는 질병관리본부를 승격시킨다고 해도 한계가 있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정형선 연세대 교수도 방역체계를 위한 보건 분야 역할 강화에 찬성하면서도 보건부 독립에는 난색을 표했다. 보건부를 따로 두는 국가는 정부가 모든 의료시스템을 관리하지만 민간의료 비율이 90% 수준인 우리나라 실정에는 맞지 않다고 봤다. 정 교수는 반대 이유로 해외 사례를 들었다. 베트남의 경우 사회보험 도입에 애를 쓰고 있지만 복지와 보건 정부 조직이 나뉘어 혼란만 커졌다는 설명이다. 보건복지부는 이날 처음으로 질병관리본부의 분리·독립보다 차관급 조직으로 격상하는 것으로 충분하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권준욱 복지부 공공보건정책관은 "일단 24시간 운영되는 긴급상황실을 빨리 만들어야 하고, 역학조사관도 양성해야 한다"며 "이런 것을 실현하려면 차관급 정도로 질병관리본부를 격상하면 충분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혜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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