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아 사건으로 드러난 여론의 두 갈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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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15-02-13 16:08 조회1,860회 댓글0건본문
[류재복 대기자]
조현아(41)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일으킨 '땅콩회항' 사건으로 우리 사회의 '민낯'이 여과 없이 드러났다. 여론의 분노가 극에 달하면서 조 전 부사장은 재벌가 딸 최초로 구속기소에 실형까지 단죄를 받게 됐지만, 사건 피해자인 여승무원은 거꾸로 '마녀사냥'의 대상이 돼야했다. 순식간에 들끓었다 식어버리고, 금세 바뀌기도 하는 여론의 특성상 순기능과 역기능을 동시에 갖는 '두 얼굴'의 측면이 있다는 분석이다.
땅콩회항 사건이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불러일으키면서 조 전 부사장뿐 아니라 피해자에 대한 관심이 급격히 높아졌다.하지만 그 가운데 사건 당일 조 전 부사장으로부터 폭언ㆍ폭행을 당한 여승무원 김모(28) 씨는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김 씨가 조 전 부사장의 폭언 사실에 대해 입을 다무는 대가로 대한항공 측에서 교수직을 제안 받았다는 의혹이 확산됐기 때문이다.
또 김 씨가 검찰 조사 후 입꼬리가 올라가있는 모습이 찍힌 사진이 인터넷을 통해 퍼지면서 그는 '악마의 미소'라는 인신공격성 악플에 시달려야 했다. 심지어 '신상털기'까지 당했다. 그러나 땅콩회항 사건을 심리한 서울서부지법 제12형사부(부장 오성우) 김 씨의 진술 내용이 박 사무장과 부합했다면서 이 같은 의혹에 선을 그었다.
이어 김 씨가 "정상적 사회생활 및 직장복귀는커녕 무서워서 밖에도 나가지 못하는 신세가 됐다"고 피해를 호소했다고 지적했다.재판부는 현재 여론의 지지를 받고 있는 박 사무장에 대해서도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사람들의 관심에서 멀어진 채 조직 내에서 '배신자'로 낙인 찍힐 가능성을 우려한 것이다. 재판부는 "사회적 지지와 보호는 일시적이며 국민들은 생계문제로 기억에서 금방 흐려지게 될 것"이라면서 "여론에 의한 사회적 지지가 사라짐에 따라 더 힘든 상황을 겪게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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