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미국대선은 돈의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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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병찬 작성일15-04-19 20:56 조회1,47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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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미국대선은 돈의 전쟁

최근 힐러리 클린턴 전 미국 국무장관, 마르코 루비오(공화·플로리다) 상원의원 등의 잇따른 출마 선언으로 미 대선 레이스가 본격 개막한 가운데 '돈의 전쟁'도 달아오르고 있다. 정치에 대한 미국인들의 관심이 낮은데다 선거전이 초박빙으로 치러지다 보니 부동층을 잡기 위해 미디어 광고 등에 천문학적인 돈이 투입되는 탓이다.

미 선거는 자금 동원력과 당선 가능성이 거의 정비례하면서 '1=1'가 아닌 '1달러=1' 시스템으로 타락했다는 비판이 나온 지 오래다. 특히 지난해 4월 미 연방대법원이 공직선거 후보자나 정당 외곽 조직인 슈퍼팩(super pac·정치행동위원회)에 대해 개인이 무제한으로 선거자금을 지원할 수 있는 길을 열면서 2016년 대선은 최악의 금권 선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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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대선 주자들의 선거 자금 규모는 갈수록 최고치를 경신 중이다. 지난 2000년 대선 캠페인에서 조지 W 부시 공화당 후보와 앨 고어 민주당 후보는 각각 18,500만 달러, 12,000만 달러를 지출했다. 반면 2012년 대선 본선에서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68,350만 달러, 미트 롬니 공화당 후보가 43,330만 달러를 퍼부으며 12년만에 4배 가까이 급증했다. 당시 양당과 후보 외곽 조직이 지출한 돈까지 합치면 각각 11700만 달러, 123,800만 달러에 이른다.
2016년에는 더 천문학적인 돈 잔치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최근 뉴욕타임스(NYT)2016년 양당의 경선을 포함한 모든 대선 후보들의 선거 비용이 75~8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2012년 대선과 의회 선거를 합친 63억 달러보다도 더 많다. 정치 전문매체인 '더 힐'2016년 모든 주자들의 대선 자금 지출이 50억 달러 이상으로 201226억 달러의 2배 가량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각 후보들의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다. 가장 유력한 대선 주자인 클린턴 전 장관은 슈퍼 팩 등 외곽단체의 자금을 포함해 무려 25억 달러를 모을 계획이다. 이는 4년 전 오바마 대통령과 롬니 후보의 대선 자금을 합친 것보다 더 많은 액수다. 다른 후보들을 돈으로 위협해 일찌감치 대세론을 확정짓겠다는 의도다. 클린턴 전 장관의 지지단체인 '레디 포 힐러리'는 이미 1,100만달러 이상을 비축했고 외곽단체들도 한두 달 내로 3억 달러 가량을 모을 계획이다. 공화당에서는 출마 선언도 하지 않은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가 가장 앞서 있다. 그는 올 5월까지 1억 달러를 모을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달 말 출사표를 던진 테드 크루즈(텍사스) 상원의원도 조만간 5,000만 달러까지 모을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돈 선거로 치닫고 있는 이유는 2000년대 들어 대선이 초접전 양상을 보이고 있는 탓이다. 2000년 대선에서 부시 후보와 고어 후보가 48%의 똑같은 지지율을 얻는 바람에 대법원의 결정으로 승자가 결정됐다. 2004년에는 부시 대통령과 존 케리 민주당 후보가 각각 51%48%를 득표했다. 2008년에는 오바마 후보와 존 매케인 후보가 각각 53%46%를 얻었고, 2012년에는 오마마 대통령과 미트 롬니 후보가 각각 51%, 47%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민주당과 공화당의 기본 득표율이 각각 48 46 정도로 민주당이 소폭 앞서지만 결국 정치자금의 동원 규모가 당락을 가르고 있다는 게 미 정치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 때문에 양당은 네거티브 전략으로 상대방을 공격하고 부동층을 흡수하기 위해 미디어 선거에 혈안이 돼 있다. 무디스 투자가 서비스는 최근 내년 대선 후보의 광고 비용이 34억 달러로 4년 전 29억 달러보다 20% 가량 급증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2010년 합법화된 '슈퍼 팩'이 금권 선거를 부채질하고 있다. 더구나 연방 대법원은 지난해 4'슈퍼 팩'에 대한 개인의 선거자금 기부 총액 제한도 폐지했다. 자금 출처를 공개할 필요도 없이 슈퍼 부자들이 정치권을 좌지우지할 수 있게 된 셈이다.

권병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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