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흑인교회, 백인청년 총격 9명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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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병찬 작성일15-06-18 17:08 조회1,268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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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흑인교회,  백인청년 총격 9명사망

17일(현지시간) 미국 남동부 사우스캐롤라이나 주 찰스턴의 유서깊은 흑인교회에서 백인 청년의 '증오범죄'로 추정되는 총기난사 사건이 벌어져 최소 9명이 숨졌다. CNN 방송과 워싱턴포스트(WP) 등 현지 언론들에 따르면 이날 오후 9시께 21세 백인 청년이 찰스턴 시내에 있는 '이매뉴얼 아프리칸 감리교회'로 난입해 지하 예배실에 모여있던 신자들에게 마구 총을 쏜 뒤 달아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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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에서 성경 공부를 하던 신자들 중 8명이 총에 맞아 현장에서 사망했고, 2명이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이 중 1명이 결국 숨졌다. 이 교회는 매주 수요일 저녁 성경 공부모임을 열어왔다. 이번 사건은 2013년 9월 워싱턴 해군시설에서 12명이 사망한 총격 사건 이후 단일 사건으로는 최다 희생자가 나온 미국 내 총기 난사사건이다. 사망자 중에는 이 교회의 흑인 목사이자 주 상원의원인 클레멘타 핑크니가 포함돼 있고 나머지는 신원이 밝혀지지 않았다고 외신들은 보도했다.
경찰은 생존자가 여러명 있다고 밝혔으나 당시 교회에 몇 명이 있었는지, 나머지 부상자들의 상태는 어떤지 등의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한 목격자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40여명이 경찰의 호위를 받으며 나오는 장면을 목격했다"고 전했다.
용의자는 마르고 작은 체구에 회색 스웨터와 청바지, 부츠를 착용한 금발의 백인 청년으로 그의 단독 범행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교회에 출동한 경찰은 폭발물이 설치돼 있다는 협박에 주변에 몰려있던 시민들과 취재진을 뒤로 물리고 현장을 수색하다 가방과 카메라를 소지한 한 백인 남성을 붙잡았으나, 이후에도 여전히 "용의자를 찾는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무장 상태인 용의자를 잡기 위해 경찰견과 헬기까지 동원해 주변을 샅샅이 수색 중이다. 18일 새벽까지도 행방이 묘연한 상태여서 경찰은 곧 용의자 검거에 도움이 되는 정보를 제공하는 시민에게 현상금을 주겠다고 공표할 예정이다.  그레고리 멀린 찰스턴 경찰청장은 사건 브리핑에서 "이 사건은 증오범죄라고 생각된다"며 "사람들이 모여 기도를 하고 있을 때 교회로 들어와 그들의 생명을 앗아간 것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사건"이라고 말했다.  조 라일리 찰스턴 시장도 "누군가 교회로 걸어들어와 기도 중인 사람들을 쏴죽인 유일한 이유는 증오일 것"이라며 역시 증오범죄일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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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참사가 벌어진 '이매뉴얼 아프리칸 감리교회'는 해방 노예였던 덴마크 베시 등이 1816년 설립했다. 199년 역사를 지닌 이 교회는 미 흑인 기독교사 및 흑인 인권 운동의 중요 장소이며 남부에서 가장 오래된 흑인교회 중 하나다.  1822년 교회 공동 창립자 베시가 흑인 노예들의 반란음모를 꾸몄다는 혐의로 붙잡혀 처형된 뒤 불타 없어졌다가 1834년 다시 세워졌으나, 1872년 지진으로 또 무너졌다. 현재 교회 건물은 1891년 건축됐다.

권병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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