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관자리, 정치적 역량 위해 거쳐가는 곳으로 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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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재복 작성일15-03-09 20:44 조회1,63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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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국회에서 열린 유일호 국토교통부·유기준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에서는 두 후보자의 내년 총선 출마 여부가 도마 위에 올랐다. 국민을 위한 정책 수립과 국정 운영에 매순간 최선을 다해야 할 장관자리를 정치적 역량을 쌓기 위해 거쳐가는 곳으로 이용하려 한다는 비난이 일고 있기 때문이다.

이날 청문회에서 이와 관련된 의원들의 질문 공세에 두 후보 모두 즉답을 피했다. 출마 가능성에 대한 여지를 남긴 것이다. 특히, 유기준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는 청문회에 앞서 진행됐던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대놓고 출마 의지를 밝히면서 장관 자격이 있는지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날 청문회에서도 총선과 관련된 질문에 잠시 대답을 못하고 망설이거나 대답을 회피하는 모습을 보였다.

20대 총선은 내년 4월 16일 예정돼 있다. 총선에 출마하려면 적어도 90일 이전인 내년 1월에 장관직을 내려 놓아야만 한다. 두 후보자가 이번 청문회를 거쳐 최대한 빨리 임명장을 받는다 해도 총선에 출마할 경우 불과 10개월 짜리 장관직을 수행하는 것이다.

해수부는 지난 2013년 4월 새롭게 출범한 이후 첫 수장을 맡은 윤진숙 전 장관의 신중치 못한 태도로 여론이 거세지면서 1년도 안돼 장관을 바꿔야 했다. 바통을 이어받은 이주영 전 장관 역시 지난해 3월 취임 후 10개월도 못 채우고 지난 12월 사임했다. 이 같은 과정에서 부처 주요 사업에 대한 의사 결정이 늦어지거나 후퇴하는 등 부작용이 발생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시한부' 장관이 청문회 자리에 앉아 있는 상황을 맞았다.

유기준 국토부장관 후보는 새누리당 황영철 의원의 "대통령이 '총선에 나가지 말고 장관으로 계속 일해달라'고 하면 장관직을 계속 수행 하겠느냐"는 질문에 "당연히 장관직을 지속하겠다"고 답변했지만, 총선에 출마할 것이라는 의구심은 버릴 수 없다. 유 후보자는 앞서 의원들의 질문에 "후보자 신분인 지금 시점에서 총선 출마 여부를 언급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본다"고 말하는 등 여운을 남겼다.

최근 서울 전셋값 주간상승률이 1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수도권을 중심으로 서민들의 주거 불안이 갈수록 심각해 지고 있다. 장기적인 안목과 긴 호흡으로 국민들의 주거 안정에 효과적인 처방전을 내 놓아야 할 국토부가 고작 열달 후 또 다시 혼란을 겪게 되는 일은 없어야 된다는 게 국민들의 바람이다.

[류재복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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