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vs청와대·친박, 연일 격돌
페이지 정보
작성자권병찬 작성일 15-10-01 18:20본문
김무성vs청와대·친박, 연일 격돌 <?xml:namespace prefix = o ns = "urn:schemas-microsoft-com:office:office" />
'안심번호 국민공천제'를 놓고 부딪힌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 청와대·친박(친 박근혜)계가 30일에도 공방을 이어가며 여권내 갈등을 고조시켰다. 친박계 맏형인 서청원 새누리당 최고위원까지 직접적으로 김 대표를 비판, 양측의 긴장 지수는 한층 높아졌다. 김 대표가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와의 회동 사실과 안심번호 국민공천제 대안 마련 얘기를 청와대에 전했느냐를 놓고도 김 대표와 청와대간에 진실게임이 벌어졌다.
김 대표는 이날 아침 예정됐던 최고위원회의를 비롯해 부산영화재 개막식 참석 등 공식일정에 모두 불참해, 청와대와 친박계의 공세에 '무언의 대응'에 나섰다. 김 대표는 "몸이 안 좋아 불참했고 너무 의미 두지 말라"고 했지만 갈수록 강도가 더해지고 있는 청와대·친박계 공세에 대한 불만으로 해석되기 충분했다. 김 대표는 이날 오전 늦게 국회 의원회관으로 나온 뒤 기자들과 만나서도 청와대와 친박계의 공세에 대한 반박을 계속했다.
김 대표는 "(문 대표와 합의 내용을) 이러한 방향으로 정리하려고 청와대에 통보하고 회동 뒤 발표문을 그대로 찍어 보냈다. 하도 답답하니 제가 이것까지 밝힌다"고 말했다. 갈등의 시발점이었던 '부산회동'과 '안심번호 국민공천제' 도입에 대해 청와대와 사전 소통을 했다는 의미다. "내부 논의 절차가 없었다"는 청와대와 친박계의 지적에 대한 반박이다. 그러면서 김 대표는 "없는 사실 갖고 자꾸 비난하면 당 분열만 되고. 당 분열되면 선거에 불리해진다"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김 대표를 향한 친박계의 공격과 비박계의 반격도 계속 이어졌다. 친박계 맏형으로 통하는 서청원 최고위원은 김 대표가 불참한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공천제는 누구든지 투표장에 참석해 지지하는 당 후보를 뽑는 제도이다"며 "안심번호는 여론조사의 잘못된 것을 보완하는 여론조사지 국민공천제가 아니다"라고, '안심번호 국민공천제'에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러면서 "문 대표와 회담은 마냥 쓸데없는 것"이라며 "야당과 의제를 조율한 사전 조율자도 책임이 있고, 정치가 뭔지도 모르고 의제가 뭔지도 모르고 대표한테 갖다 준 당내 참모도 문제가 있다"고 김 대표 진영을 싸잡아 비판했다.
친박계 중진인 홍문종 의원도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안심번호 국민공천제' 도입과 관련해 "전략전술 없이 인기투표로 후보를 결정한다는 것은 저쪽은 신식무기로 전쟁을 준비할 때 우리는 구식 따발총으로 전쟁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친박계 초선인 김태흠 의원은 "공정한 것도 당연히 필요한거고 상대당을 이길 수 있는 올바른 후보를 선택하는 것도 중요하다"며 '전략공천은 절대 없다'고 단언하는 김 대표를 비판했다.
김대표 측 김학용 "청와대 사실관계 왜곡"…안심번호 반박
새누리당 김학용 의원은 1일 '안심번호를 활용한 국민공천제'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가 전날 5가지 우려를 제기한 데 대해 "청와대 관계자의 성급한 언급은 사실관계를 왜곡하고 있어 매우 부적절하고 옳지 않다"며 조목조목 비판했다. 김무성 대표의 비서실장인 김 의원은 이날 '청와대 관계자의 안심번호 국민공천제 오해에 대한 반론' 자료를 내고 이같이 주장했다. 그는 특히 "안심번호는 2012년 대선후보 경선 당시 공정한 경선을 위해 도입돼, 박근혜 대통령이 당의 대통령후보로 선출됐음에도 불구하고 안심번호를 폄하하는 것은 논리적으로도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우선 안심번호 경선의 '민심왜곡과 역선택 우려'에 대해 "여론조사 시작 전 어느 당 지지자인지 먼저 묻고 여야가 같은 날 동시에 실시한다면 역선택 가능성은 거의 없다"며 "2만개 이상 대규모 샘플을 활용하면 일부 상대당 지지자가 응답해도 민심 왜곡 가능성은 극히 낮다"고 반박했다. 또 '전화여론조사 응답률이 통상 2%도 안 돼 조직력이 강한 후보가 유리하다'는 지적에는 "안심번호를 활용한 여론조사는 지역, 성별, 연령별 샘플을 바탕으로 실시하므로 성별, 지역을 묻는 절차를 생략할 수 있고 개인정보 노출 부담이 없어 응답률이 크게 높아지므로 민심 왜곡을 피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선관위가 관리하면 비용을 세금으로 부담해야 한다'는 지적에는 "정개특위 소위는 전화 여론조사 비용을 각 정당이 부담하기로 합의했고, 그간 관례도 여론조사 비용은 경선 참여자들의 공동 부담이 원칙이었다"며 "발생 비용을 국민 세금으로 충당한다고 한 바 없는데 '세금공천' 운운한 것은 사실 관계를 파악하지 못한 데서 온 오해"라고 주장했다. 그는 '전화여론조사와 현장투표는 근본적으로 다르다'는 청와대의 비판에는 "민의의 반영이라는 면에서는 동일하고 그래서 새누리당 당헌에도 '국민참여선거인단 대회는 여론조사 경선으로 갈음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며 "오히려 민의를 공정하게 반영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반박했다.
끝으로 '당의 내부절차 없이 (합의가) 이뤄졌다'는 지적에는 "여야 대표의 발표 내용은 이제까지 당에서 연구되고 논의된 내용을 바탕으로 한 것으로 세부 방안은 의총을 거쳐 추인받고 정개특위에서 여야 합의로 의결해야 하므로 추후 내부적인 절차를 거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청와대, "정무수석, 지난달 26일 金대표에 안심번호 반대 뜻 전달"
한편, 청와대는 1일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와 ‘안심번호 국민공천제’ 합의 전, 청와대에 관련 사실을 통보했다는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의 주장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다만 통보 당시 청와대는 안심번호 공천제의 문제점을 언급하며 도입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고 설명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이날 오후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난달 26일 김 대표가 만난 분은 현기환 청와대 정무수석”이라며 “당시 김 대표는 현 수석에게 문 대표와의 회동 사실과 안심번호 공천제를 추진하겠다는 뜻을 전달해왔다”고 말했다. 또 여야대표 회동이 끝난뒤 발표문을 사진으로 찍어서 청와대에 보냈다는 김 대표의 주장에도 “그렇다”고 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현 수석은 당시 김 대표에게 ‘안심번호 공천제’가 당론으로 정해진 것도 아니고 문제점이 많다며 반대 입장을 전했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박근혜 대통령이 안심번호 공천제 합의를 보고받은 시점에 대해 “당시 유엔외교 일정이라는 게 워낙 빡빡해 (현 수석이) 당시 보고를 안 드렸고, 지난달 30일 오전에서야 보고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관계자는 새누리당이 전날 의원총회에서 총선 공천제도를 원점 재검토하기로 한 당내 특별기구 설치 등의 질문에는 “나머지 부분에 대해서는 공부를 해야 하니까 아는 게 없다”며 확답을 피했다. 이 관계자는 ‘청와대가 총선 공천권 문제에 관여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관여하는게 아니라 이것(안심번호 국민공천제)은 국민의 선택에 관한 중요한 문제니까 말씀드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권병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