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심번호 국민공천제’, 새누리당 평지풍파 일으켜<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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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권병찬 작성일 15-09-30 14:02본문
‘안심번호 국민공천제’, 새누리당 평지풍파 일으켜<1> <?xml:namespace prefix = o ns = "urn:schemas-microsoft-com:office:office" />
새누리, 친박-비박 '권력투쟁' 수면위로
새누리당 친박(친 박근혜)계와 비박계의 대립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김무성 대표가 추석 연휴 동안인 28일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와 부산 회동을 통해 '안심번호를 활용한 국민공천제'를 도입한 게 도화선이다. 친박계는 새정치민주연합의 친노(친 노무현)계가 비노계 축출을 위해 도입하려는 제도를 김 대표가 합의함에 따라 문 대표의 입지만 강화해줬다는 비판을 가하고, 비박계는 완전국민경선제(오픈 프라이머리)라는 상향식 공천을 한국 지형에 맞게 변형시킨 것으로서 오히려 주도권을 쥔 것이라고 맞섰지만 설득력이 좀 약하다. 30일 오전 최고위원·중진 연석회의와 오후 의원총회가 이번 사태의 물줄기를 갈라 놓는 첫 번째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김 대표는 오전 회의에서 '부산 회동'의 결과물을 꺼내 놓고 직접 설득에 나섰다. 김 대표는 "공천권을 국민에게 돌려준다는 취지에 따라 미국식 오픈 프라이머리에서 예상되는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새로운 안을 제안한 것"이라면서 "새정치민주연합의 공천안을 그대로 수용한다고 주장하는데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김성태 의원도 CBS 라디오에서 "대통령 외교 활동 중 당 대표가 합의한 데 대해 지적하는데 그러면 공천방식이 대통령의 뜻에 의해서 결정돼야 하는 것이냐"면서 "차라리 속 시원하게 '이렇게 하면 전략공천을 못하지 않느냐'고 솔직하게 얘기를 해야지, 뜬구름 잡는 이야기로 분열과 갈등을 조장해서는 안된다"고 비판했다. 최고위 공개 석상에서 다른 최고위원들이 반박하지 않았지만, 비공개 회의에서는 논쟁이 오간 것으로 알려졌다.
친박계는 의총까지 가지 않고 최고위를 1차 저지선으로 삼는 분위기다. 한 친박계 핵심 의원은 "오픈 프라이머리의 출구를 찾다가 잘못된 출구를 찾은 것으로 최고위 자체에서 통과가 안될 것"이라면서 "야당이 친노, 비노로 최고의 갈등을 빚는데 친노의 손을 들어준 것"이라고 주장했다. 사실 친박계로서는 의총까지 가면 유권자가 후보를 직접 선출하는 방식의 국민공천제를 옹호하는 의원들도 적지 않아 상황 전개가 어떻게 될지 장담할 수 없다는 고민도 없지 않다. 유승민 전 원내대표의 사퇴 국면에서도 청와대의 뜻과 달리 의총에서는 사퇴를 반대하는 의견이 우세했던 전례가 있다.
반대로 비박계는 우군을 최대한 결집해 의총에서 다시 한번 수적 우위를 과시하며 친박계에 반격을 가할 태세다. 이런 가운데 비박계로 통하던 원유철 원내대표마저 '제3의 길'을 언급하며 김 대표와 노선을 달리하는 점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김 대표가 추진하는 안심번호 국민공천제는 대표간 합의가 있었다 하더라도 결국은 정치관계법이 개정돼야 하기 때문에 원내사령탑인 원 원내대표가 제동을 건다면 관철하기가 쉽지 않다. 최근 원 원내대표는 공무원연금법 개정이나 노동 개혁 추진 과정에서 청와대와 거의 일치되는 목소리를 내며 코드를 맞춰 왔기 때문에 논의가 거듭되면 김 대표와 대립각을 세울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심지어 전날 긴급 최고위원회의에서도 김 대표 합의가 지도부와 사전 협의가 없었다는 취지로 강하게 문제를 제기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함께 지지율 50%를 넘나드는 박 대통령의 의중이 어떤 식으로 표출되느냐도 계파 대립의 승패를 결정 지을 결정적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유엔 총회 참석을 마치고 새벽 귀국한 박 대통령이 국내 정치 상황을 상세히 보고 받은 뒤 어떤 방식으로든 의중을 표명할 것으로 보인다. 벌써 청와대는 "하필이면 대통령께서 안 계실 때마다 이런 일이 터져 나오니 편할 수가 없다"면서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박 대통령의 입·출국 공항행사에 김 대표 대신 원 원내대표가 모습을 드러낸 상황을 두고도 최근 정치 상황이 간접적으로 투영된 것 아니냐는 해석도 있다.
김무성 "안심번호 靑과 상의할 일 아냐“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30일 논란이 일고 있는 '안심번호 국민공천제'와 관련, "(안심번호 도입 자체는) 청와대와 상의할 일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김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최고중진연석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안심번호는 단순한 전화조사 기법으로, 당론으로 정할 내용이 아니다"라며 이렇게 말했다. 김 대표는 "안심번호는 너무나 당연하게 해야 될 일이기에 정개특위 소위에서 합의를 본 것"이라며 "소위에서 당 대표인 나와도 전혀 상의 안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각종 여론조사의 정확성을 기하기 위해서 휴대전화로 넘어가야 되고, 휴대전화 개인정보 비밀을 보호해 줘야 하기에 안심번호로 간다는 것은 반대할 이유가 전혀 없는 것"이라며 "이건 정치 이슈와 전혀 관계 없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개특위 소위는 지난달 25일 안심번호를 이용한 당내 경선 또는 선거여론조사를 가능하게 하는 내용의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김 대표는 이날 오후 의원총회가 예정된 것과 관련, "(의총에서 안심번호 국민공천제를) 거부하면 못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회의에서도 김 대표는 안심번호 국민공천제에 대해 "양당이 공식기구를 통해 토론해서 거부할 수도 있고 더 좋은 안으로 발전시킬 수도 있다"라며 여지를 남겼다. 김 대표는 "공천권을 국민에게 돌려드리는 미국식 오픈프라이머리를 시행할 때 예상되는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새로운 안(안심번호 국민공천제)을 내놓은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안심번호를 활용한 국민공천을 두고 새정치연합 혁신위가 만든 새로운 기법인 것처럼 오해하는 분들이 많은데 안심번호 기법은 휴대전화로 여론조사를 하기 위해 오래 전부터 시행해 온 일반화된 기법"이라면서 "새누리당 권은희 의원이 20년 전 개발한 기법으로 우리 당도 지방선거, 전당대회, 재보궐선거, 청년위원장 선거 등에 안심번호 기법을 활용해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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