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예결위, 교과서예비비 새누리 "생트집", 새정연 "뭐가 두렵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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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권병찬 작성일 15-10-29 18:09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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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29일 전체회의를 열고 내년도 예산안에 대한 이틀째 종합정책질의를 이어갔으나 여야 의원들은 역사 교과서에 대한 예비비 편성을 놓고 또 충돌했다. 야당 의원들은 예비비 편성의 부당함을 강조하면서 관련 자료 제출을 요구하는 데 집중했다. 여당 의원들은 야당의 공세에 맞서 정부의 반대 논리를 옹호하는 데 주력했다. 회의가 시작된 지 30분 가까이 의사진행 발언이 꼬리에 꼬리를 물면서 여야 의원 사이에 격한 표현이 터져 나오고 고성이 오가는 상황이 전날과 마찬가지로 반복됐다.
이에 따라 이틀째 예산안 정책질의는 제대로 이뤄지지 못한 채 사실상 공회전했으며 교과서 공방이 계속될 경우 자칫 정쟁만 벌이다가 예산안 심사는 졸속으로 이뤄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예결위 야당 간사인 새정치민주연합 안민석 의원은 회의 시작 직후 의사진행 발언을 신청, 야당이 요구한 예비비 자료 제출을 정부가 거부한 데 대해 "동네 개가 짖어도 이러진 않을 것"이라며 야당을 무시한 처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답변을 위해 배석한) 장관님들의 이석(離席)과 관련해 최대한 편의를 봐 드렸지만, 대통령 행사 수행 등을 앞으로는 일절 허용하지 않겠다"며 "장관이 무단 이석한 부처에 대해선 기본경비를 과감하게 삭감하겠다"고 '엄포'를 놨다. 그러자 새누리당 이노근 의원이 의사진행 발언을 신청, "자료 제출 문제로 일종의 보복적인 (이석 불허는) 매우 부적절하다"며 "이건 여야 간사가 합의하고 위원장이 결정할 일"이라고 맞섰다.
같은 당 이철우 의원은 "예비비는 선조치 후보고가 법에 명시돼 있다"며 "그걸 알면서도 계속 (자료 제출을) 주장하는 건 생트집이다. 국민한테 부끄럽지 않은 국회가 되려면 스스로 자제하고, 특히 야당 의원의 자제를 당부한다"고 쏘아붙였다. 이처럼 자료 제출 문제를 놓고 옥신각신하면서 감정이 격해진 의원들은 상대 당 의원의 발언 도중 끼어들어 고함을 지르거나 반말을 쓰는 등 볼썽사나운 모습을 다시 드러냈다.
새정치연합 박범계 의원이 "이 부분(예비비)에 대해 명명백백하고 자신 있게 자료를 내고 불법인지 아닌지 국민과 국회의 검증을 받으면 그만인데 뭐가 두려워서…"라고 말하자 새누리당 측에서는 야유와 고성이 나왔다. 이 과정에서 예결위 여당 간사인 김성태 의원(재선)이 초선인 박 의원을 향해 선수(選數)를 거론하며 반박하자 박 의원은 "김성태 의원이 선수는 위인지 모르겠지만, 국민을 대표해선 제가 선수(選手)"라고 맞받아 호통을 쳤다.
본 질의는 제쳐놓은 채 의사진행 발언만 계속되자 김재경 예결위원장은 "자료를 제출하기 어려운 문제가 있다면 적극적으로 설명해 달라"며 "정부 측이 아무런 해명도, 자료 제출도 없다면 국회의 예산심사권을 무력화하는 것으로밖에 해석할 수 없다. 전향적인 조치를 요청한다"고 촉구한 뒤 회의를 속개했다.
권병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