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친박단체 일탈행위, 사기등 꼴불견  <?xml:namespace prefix = o ns = "urn:schemas-microsoft-com:office:office" />

정윤회 만난측근 역술인 11억 사기혐의 피소 

청와대 문건사건으로 유명했던 정윤회 씨와 지난해 세월호 참사 당일 만났던 역술인 이모 씨(58)가 자신의 측근 A 씨(여)로부터 최근 사기 혐의로 고소당한 것으로 21일 확인됐다. A 씨는 이 씨가 전직 차관급 등 유력 인사들과의 친분을 앞세워 투자금을 모아 가로챘다고 주장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은 조만간 사건을 배당해 수사에 나설 예정이다. A 씨는 고소장에서 이 씨에게 대기업 협력업체로 선정되게 해 달라는 청탁 대가로 총11억원가량을 건넸지만 사업이 전혀 진행되지 않았고 돈도 돌려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A 씨는 지난해 8월 이 씨의 제자로 인정받아 서울 종로구 평창동 이 씨의 역술원에서 1년간 기거했다.

A 씨는 특히 전직 차관급 B 씨를 언급하며 “지난해 10월 이 씨의 지시로 B 씨에게 직접 500만 원을 건넸고, 이 씨를 통해서도 5000만 원을 건넸다”고 주장했다. A 씨는 B 씨가 이 역술원을 자주 찾았고, 청탁 내용이 적힌 것으로 추정되는 쪽지를 이 씨에게서 건네받는 장면도 목격한 적이 있다고 회상했다. A 씨는 이어 이 씨가 대형 조선업체 부사장 박모 씨와의 친분을 앞세워 “박 씨가 사장으로 승진하면 협력업체로 등록시킬 수 있다”며 7억5000만 원을 받아 갔다고 주장했다. A 씨는 “박 씨가 수시로 역술원을 찾아와 이 씨와 협력업체 선정 건을 상의하는 모습을 보고 믿을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검찰조직의 발전방향"을 역술인에게 물어보는 부장검사도 있어

역술인 이 씨는 21일 모 언론과의 통화에서 “A 씨가 대기업 납품 건을 간곡히 부탁해 B 씨에게 물어본 적은 있지만 거절당했다. 사업 청탁 대가로 돈을 주고받은 적은 없다”고 반박했다. B 씨는 “A 씨를 만난 적도, 청탁이나 돈을 받은 적도 없다”고 말했다. A 씨는 또 지난해 정윤회 씨의 세월호 참사 당일 행적 논란 이후 이 씨의 역술원이 문전성시를 이뤘다고 전했다. 현직 부장검사가 인사철에 이 씨를 찾아와 직접 자기소개서와 직무수행계획서를 맡겼고, 전직 대통령의 아들도 이 역술원을 드나들며 각종 사업을 상의했다고 주장했다. 해당 부장검사는 “인사 청탁이 아니라 검찰 조직의 발전 방향을 상의한 것뿐이다”라며 “서류를 맡긴 시점도 지원했던 직위에서 탈락한 후였다”고 말했다. 

“재벌 잘안다”며 돈뜯은 친박단체 회장 

또다른 한편, 지난 대선 때 박근혜 대통령의 당선을 도왔다는 점을 내세워, 각종 사기를 쳐온 시민단체의 회장에게 징역형이 선고됐다. 그는 청와대 수석과 경찰청장, 재벌회장 등을 잘 안다며 4천만원 가까운 돈을 뜯어냈다고 한다. 김재순·박관용 전 국회의장과 강영훈·이한동 전 국무총리 등 160여 명의 각계각층 원로위원들과 250명의 회원을 보유한 국가원로회의. 서청원·김을동·정갑윤 의원이 이 단체 행사에서 축사를 하는 등 주로 친박계에 영향력을 과시해왔다. 지난 2012년에는 박근혜 당시 대통령 후보에 대한 공식 지지선언을 하기도 했다.

[국가원로회의 성명(2012년 12월)]

"안정적이고 발전적인 미래로 이끌어갈 자질과 능력을 지닌 대통령으로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가 가장 적합하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런데 2012년 대선 전부터 국가원로회의 의장활동을 한 80살 박모 씨는 자신의 지위와 단체의 명성을 이용해 지인들에게 사기를 쳤다. 박 씨는 자신이 "청와대 홍보수석과 경찰청장, 대기업 회장과 친분이 두텁다"며 피해자들에게 접근했다. 지난 2013년 9월 지인으로부터 자신의 사업을 대기업과 연결시켜달라는 청탁을 받은 박씨는 '대기업 회장에게 이야기해주겠다'며 1100만 원을 받았다. 또 다른 피해자에게는 "미국 의회에서 연설을 하게 됐는데 경비가 필요하다"고 거짓말을 해 2000만 원을 뜯어내기도 했다. 

박 씨는 이런 식으로 3500만 원을 받은 후 갚지 않은 사기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법원은 유명인사를 잘 아는 것 처럼 과시해 사기를 친 죄질이 무겁다며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법원은 박씨와 함께 범행을 저지른 임원 오모 씨에 대해서도 같은 형량을 선고했다.

이소식을 접한 복수의 박대통령 지지자들은 "박대통령 몇개 친박단체들만이 만든 것 아니다. 수많은 국민들, 열혈 지지자들이 그야말로 자기 돈 써가며 순수한 지지열정으로 만들었다. 그런데 저런 쓰레기같은 자들이 박대통령 팔며 박지지자들 욕먹이고 있다. 이참에 박지지자들 중에서도 쓰레기들 좀 걸러내야 할 것이다" 라고 말했다.

권병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