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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금리인상 글로벌 경제불균형, 우리경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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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권병찬 작성일 15-11-12 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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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금리인상 글로벌 경제불균형, 우리경제는? 


미국의 경기 회복 신호가 속속 감지되고 있지만 중국, 일본, 유럽연합(EU) 등 여타 국가들의 표정은 그리 밝지 않다. 미국이 기준금리를 인상하면 세계경제에 악재가 되지 않을까 우려하는 것이다. 신흥국에서는 이미 위기가 가시화되고 있다. 브라질, 말레이시아, 콜롬비아의 통화가치는 외환위기 수준으로 하락했으며 신흥시장 자금 유출 규모도 지난해의 2배 수준으로 치솟았다. 

미국만 승승장구불균형 증폭 

승승장구하는 미국 경제와 달리, 전 세계 경제가 가라앉으면서 세계경제의 불균형이 증폭되고 있다. 미국 노동부가 지난 6일 발표한 10월 고용지표를 보면, 지난 한 달간 미국의 새 일자리 수는 27만여 개가 늘었다. 실업률도 5.0%를 기록해 20084월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고 시간당 근로소득은 6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늘었다.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도 3분기에는 1.5%로 주춤하기는 했지만 2분기에는 3.9%를 기록해 탄탄한 성장세를 과시했다. 긍정적인 경제지표가 잇따라 발표되면서 다음 달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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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다른 나라의 사정은 정반대다. 우선 78월 증시 폭락으로 충격을 받았던 중국의 경기가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중국의 올해 3분기 경제성장률은 6.9%6년만에 처음으로 7% 아래로 떨어진데다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지난달까지 8개월 연속으로 기준선인 50을 밑돌았다. 3월부터 국채 매입 등 대대적인 양적완화 정책을 펼친 유럽도 저() 인플레이션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의 지난달 물가상승률은 전년 동기 대비 0.0%에 머물렀다. 이마저도 마이너스에서 간신히 상승한 것이다. 

일본의 상황은 한층 더 심각하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2012년 집권 시기부터 아베노믹스를 천명하며 엔화 약세(엔저) 정책을 펼쳐왔지만, 수출과 내수 소비 모두 얼어붙으면서 GDP 성장률은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일본의 올 2분기 실질 GDP 성장률(전 분기 대비)0.3%로 집계됐다. 전문가들은 3분기 성장률도 마이너스를 기록해 경기침체에 빠져들면서 올해 일본 경제가 마이너스 성장을 할 것이라는 전망을 하기도 했다. 

신흥국 수출길 막히고 외환위기 직면 

미국의 연내 금리이상 가능성이 커지면서 신흥국 위기가 본격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신흥국들은 당장 외국자금의 대거 이탈에 직면했지만, 미국을 제외하고는 중국은 물론, 일본과 유럽의 경기까지 가라앉으면서 수출길마저 막혀 기댈 곳이 없는 실정이다. 12일 국제금융센터 등에 따르면 미국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에 반영된 12월 금리인상 가능성은 지난달 1426%에서 미국 고용지표 발표 이후 68%로 급등했다. 지난달 28일 나온 연준의 10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성명이 긴축을 선호하는 방향으로 평가된데다, 지난 6일 발표된 미국의 10월 고용지표가 크게 호전됐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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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연내 금리인상 가능성이 커지면서, 신흥국에서의 자금이탈도 가시화되고 있다. 이머징포트폴리오펀드리서치(EPFR)에 따르면 지난달 29이달 4일 신흥시장 뮤추얼 펀드에서 118500만달러가 순유출됐다. 국제금융협회(IIF)는 올해 신흥국시장의 자금 순유출액이 5400억달러로, 1988년 이후 30여년만에 처음으로 자금이 순유출로 돌아설 것으로 전망했다. 자신 있게 금리인상을 재개하는 미국과 달리 미국을 제외한 세계 경제는 우울하기 그지없다. 

가장 심각한 것은 중국의 성장둔화 가속화다. 중국은 3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6.9%, 6년 만에 7% 아래로 떨어진 데 이어 4분기 들어 10월 산업생산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6% 증가하는데 그치면서 성장둔화가 가속화되고 있다. 중국 정부는 향후 5년간 연간 경제성장률의 마지노선이 6.5%라고 못박았지만, 중국의 20162017년 성장률이 6%대 초반으로 떨어질 것이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 등 경제기관들의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유럽경제도 회복속도가 더디다. 유로존(유로화사용 19개국)2분기 경제성장률은 0.4%에 그쳤다. 중국을 비롯한 주요 수출시장이 일제히 휘청거리면서 신흥국들은 미국 금리인상이 재개되면 외국자금 이탈에 이어 수출감소로 인한 저성장이라는 이중고에 시달리게 된다. 

여기에 원자재 가격 하락까지 겹치면서, 원자재 의존도가 높은 신흥국들은 이미 외환위기 수준의 위기에 봉착했다. 브라질 헤알화의 통화가치는 연초대비 20.69%, 말레이시아의 링깃화는 17.37%, 콜롬비아 페소는 16.48% 떨어져 모두 15% 이상의 낙폭을 보였다. 신흥국들의 기업·가계 부채도 심각한 수준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달 발표한 세계 금융안정보고서에서 신흥국 민간기업의 초과 채무가 3조 달러에 육박할 것으로 추정했다. IIF에 따르면 지난 2007년 이후 전 세계 가계부채 증가분 가운데 62천억 달러는 신흥국에서 발생했다국제금융센터 관계자는 "과거 신흥국들에게 가장 큰 위험요소는 경상수지 적자나 외환보유고 부족이었는데, 지금은 저성장"이라며 "여기에 부채 우려까지 가세하면 위험도가 올라가게 된다"고 말했다. 

우리경제 신흥시장 성장둔화에 가장 취약 

글로벌 경제 불균형 상황으로 가장 위험한 상황에 놓인 나라는 우리나라다. 우선 우리경제의 중국 의존도가 높다는 점이 위험 요인이다. 우리경제의 대()중국 수출 의존도는 무려 25%에 달하고 중국에 진출하거나 투자한 국내 기업의 수도 많다.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 역시 '20152017 세계경제전망' 보고서를 통해 한국이 GDP의 절반을 중국 등 신흥시장에 의존하고 있다며 중국의 성장 둔화가 가속화되면 한국 GDP 성장률은 연간 2.5%에 불과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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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디스는 "한국의 신흥시장 수출은 지난 5년간 연평균 10% 증가했는데, 만약 앞으로 연평균 5%씩 감소한다면 이는 한국의 경제성장률을 0.4%포인트 하락시키는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의 금리인상으로 국내에서 자금이 빠져나가고 주식시장이 요동칠 위험성도 높다. 연준이 금리 인상을 단행했던 2004년부터 2006년 사이에 한국에서는 20조원이 넘는 금액이 빠져나갔다. 한국은행 국제수지표에 따르면 20045월부터 200611월까지 주식시장에서 유출된 자금규모가 1752천달러(202천억원)에 달했다. 

또 연준이 1994년과 1999, 2004년에 금리를 인상할 때마다 한국의 주가는 1020% 하락했다. 같은 시기 신흥국의 주가 하락폭은 814%에 그쳤다. 이 같은 우려와 달리 이번 연준의 금리인상은 영향력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미 연준의 금리 인상이 재개되더라도 과거처럼 큰 폭으로 급격히 올리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외환시장 등 금융시장의 변동성을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신흥국들 중 자원수출국의 경우 유가 하락 때문에 환율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상으로 하락해 위험 수준인 것은 맞다"면서 "하지만, 이들 국가들은 변동환율제를 도입한데다 외환보유액도 넉넉해 1997년 아시아 외환위기와 같은 심각한 위기가 발생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권병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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