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취폭력, 살인 부를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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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권병찬 작성일 15-12-28 05:22본문
주취폭력, 살인 부를 수도
음주 후 대수롭지 않게 여길 수 있는 물리적 가해가 죽음이라는 끔찍한 결과를 부를 수도 있다. 전문가들은 술을 마신 뒤에는 신체 반응이 느려져 폭행을 당할 경우 가벼운 충격에도 혈관이 쉽게 파열돼 사망에 이를 수 있다고 경고한다. 음주 폭행은 대부분 지주막하 출혈과 연관돼 있다. 지주막하는 뇌를 감싸고 있는 뇌막 중 가장 안쪽에 있는 연막과 중간 지주막 사이의 비교적 넓은 공간으로 뇌에서 출혈이 생기면 이 곳부터 피가 스며 들게 된다. 특히 음주 상태에서는 가벼운 폭행이 지주막하 출혈이나 뇌진탕으로 이어져 목숨이 위태로워질 수 있다.
서울대 의대 법의학교실 이숭덕 교수는 “술을 먹으면 신체 통제능력이 무뎌져 폭행 강도가 약하더라도 목이 과도하게 회전하면서 지주막하 출혈이 생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척추를 따라 뇌 안으로 연결되는 척추동맥이 무의식 중에 충격을 받으면 목 부분에서 터지기 쉬운 구조이기 때문이다. 음주 후 뇌진탕도 영아가 심하게 흔들렸을 때 뇌가 두개골과 부딪혀 손상을 일으키는 ‘진탕아 증후군(Shaken Baby Syndrome)’과 비슷한 원리로 설명된다.
영아는 신체 구조상 성인에 비해 머리 무게의 비중이 더 높고 근육이 부족해 목을 가누지 못하기 때문에 세게 흔들 경우 뇌 손상이 일어난다. 마찬가지로 술에 취한 성인은 사소한 폭행에도 뇌에 가해지는 압박이 배가 될 수 있다. 게다가 음주자는 의사표현이 불분명하고 상처도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탓에 치료 시기를 놓치기 쉬워 치명적 결과를 유발할 수 있다. 경찰 관계자는 “연말을 맞아 술을 먹고 감정을 다스리지 못해 다투는 ‘주취 폭력’ 사건이 꾸준히 늘고 있다”며 “음주 상태에서는 뺨을 치는 행위조차도 의식을 잃게 만들 수 있는 만큼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추적사건25시 사회팀